< 마음에 불이 붙어 화가 치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마음 정원에 물을 공급해 주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자. 마음에 화가 치미는 분노라는 것은 내 마음의 상태와 관련이 있다. 대기가 건조하고 풀이 말라 있을 때 불이 쉽게 일어나 화재사고가 발생하듯이 우리 뇌가 지쳐서 건조해지면 마음에 불이 쉽게 일어난다. 우리가 분노할 때 마음에 화기(火氣)가 생성되어 불이 나는 것 같은 현상은 ‘화나다’라는 동사로 표현하는 것이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서 에너지를 공급 해주는 고마운 불이 있는 반면 너무 강한 불로 인해 마음을 다치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불도 있다>

(가정과 건강 7호, 장시열 다문화가족 지원 센터장 글 中)



필자가 일하는 건설현장에는 스프링클러는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이다. 건물 초기 화재 진압 시 하나님보다 더 위대해 보이는 것이 스프링클러란 놈이다. 2년 전 중동에 있는 오만 상수도 현장에 출장을 다녀 온 적이 있다. 수도 무스카트(Muscat)에 있는 가로수는 대부분 스프링클러 형태의 노즐이 설치되어 있다. 물을 주는 스프링클러는 가로수들의 명(命)줄을 잡고 있는 신(神)같은 존재로 보였다는 게 솔직한 느낌 이였다. 스프링클러는 초기 화재 진압뿐만 아니라 식물이 말라 죽지 않게 물을 공급하는 용도로 주로 쓰인다.

 

민자 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 - 종합운동장)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황금노선이라는 영예와 최악의 지옥철이라는 불명예를 동시에 갖고 있다. “야! 인간야. 그따위 운동은 집구석에 가서 너 혼자 조용히 해 ” 미어터지는 지하철 안에서 옆 사람의 손목놀림에 짜증이 잔뜩 난 50대 중반의 사내가 화를 못 참고 자기보다 연령이 높아 보이는 옆 사람에게 내지른 소리였다. 근시안적 계획과 객차 증편에 대해 당국과 서로 책임전가 하는 사이에 서민들은 짜증과 화는 날로 쌓여만 간다.
 

죽기 살기로 회사 일에 매달리다보니 어느덧 퇴직자 혹은 퇴직예정자가 된 베이비붐 세대 한국남자들의 걱정과 근심이 늘어만 간다. 일의 양과 질, 인간관계, 자식 혼사와 취업문제, 퇴직 후 아내와의 관계 그리고 100세 시대를 무사히 지탱할지 심히 걱정되는 경제력과 건강이다. 간혹 친구와 술자리에서 버럭 화를 내고 감정조절을 못해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가끔 충동적 행동을 하기도 하고 극도로 소심해 지기도 한다. 화(火)는 쌓여만 가고 해소 방법이 마땅찮다.

 

스프링클러는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에 의해 건축물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제 건축물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의 물을 공급해 주는 스프링클러도 필요하다. 우리는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기도와 명상을 생활화 하자. 스프링클러는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소나기와 같다고 하겠다. 우리는 술 자석에서 독한 소주를 마셨으며 시원한 호프로 2차를 하지 않는가. 마음도 닦아야 윤이 나고 적당히 식혀줘야 되는 법이다.

 

111세 사망 전까지 매일 악보를 외우고 하루 세 시간씩 피아노 연습을 했던 세계최고령 피아니스트 알리스 헤르츠좀머는 < 백년의 지혜>에서 말했다 “흐느끼지 마라. 분노를 키우지 마라. 이해해라” ⓒ강충구20151005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