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 (9.1) - 9월을 위한 축시

입력 2013-09-01 00:10 수정 2014-04-11 10:59









9월을 위한 축시

 

 

사랑의 신이시여! 지나간 여름은 참으로 더웠습니다. 이제 온 세상에 시원한 평온을 허락해주시고, 사랑의 심장이 뛰게 하소서! 큰 산은 홀로 우뚝 서 자기를 뽐내지 않고, 강물은 저 홀로 바다로 가지 않고 강변 들녘의 바람 노래를 들으면서 함께 흐르게 하소서! 바람이 보이지 않는 몸으로 막힌 장벽을 뛰어넘듯이, 영혼은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게 하소서! 귀뚜라미 우는 적막한 밤에, 온몸이 붉은 맨드라미가 우국열사의 희생보다도 더 뜨거운 몸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시(詩)의 신이여! 당신은 어둡고 무거웠던 여름 하늘을 지우고 하늘 붓을 놀려서 청명한 가을 하늘을 그려주었습니다. 맑은 가을 하늘 밑으로 뜨거운 듯 시원한 햇살을 보내주신 덕분에 곡식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청명한 기운을 받아서 세파의 시름을 놓고 하늘을 보며 웃음을 짓고, 내 속에 있으면서 아직 내가 아닌 흥분과 분노가 차분하게 가라앉게 하소서! 신이시여! 멋지게 져줄 때 서로 사는 상생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우쳐 주시고,  연약한 코스모스는 하늘거리면서 잊혀 진 망자의 혼을 달래주시고, 나라를 위해 희생당하신 우국혼령들이 우리들의 가슴 속에 부활하게 하소서!

 

호국의 신이시여! 지나간 여름은 참으로 덥고 숨이 막혔습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전환기입니다. 이제 시원하고 상큼한 바람을 풀어서 덥고 습기 찬 공간을 뽀송하게 보듬어주시고, 무지와 증오를 먹고 자란 붉고 검은 여름 곰팡이들을 모두 거두어 가소서! 이제 먹구름을 걷어 내고 맑고 청명한 가을 하늘을 열어 주시고, 여름의 격한 뜨거움이 물러가면서 찾아오는 불면의 고통을 이기게 하소서! 피고 진 꽃들이 열매를 맺도록 홀로 가슴 시린 아픔을 참고 기다리게 하시고, 태풍에 쓰러진 풀과 나무들이 다시 일어나 생명의 가을 축제에 동참할 수 있도록 생기를 불어넣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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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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