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책략(1) - 선택적 안보 - 해를 바라보는 곳에만 햇빛을 준다.

입력 2013-03-09 11:50 수정 2013-05-17 05:16







책략(策略)은 일을 처리하는 꾀, 현 여건을 최상의 상태로 만드는 전략이며  최선의 방책이다. 책략이  없는 사람은 책략이 있는 사람에게 끌려가고, 책략이 없는 조직은 책략이 있는 조직에게 지배를 받는다. 책략은 거룩한 꾀나 진한 속임수가 아니다. 인간존중의 상식에 기초하며 절대가 아니라 상대적이며 역발상에 의해 진보(상승)한다. 10장생(해, 산, 물, 돌, 구름, 소나무, 불로초, 거북, 학, 사슴)을 통해서 군과 국가의 안보책략을 찾아보고자 한다. 

책략 1. 직진하는 햇빛은 어둠을 소멸시킨다. 

북한 제재 결의안이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북한 핵실험에 대해 유엔은 눈에는 눈의 대응을 했다. 그동안 북한을 동포로 인식하고 햇빛으로 변화를 유도했지만 기대는 빗나갔다. 음지 동굴에는 햇빛이 들지 않는다. 독사에게 우유를 먹여도 독사는 독을 만든다. 근본 체질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은 당분간 유엔 제재로 광분의 짓거리를 할 것이다. 이는 자신감이 없는 개가 두려워서 짓는 꼴과 같다. 자신감이 있는 늑대는 울지 않는다. 겁먹지 말고 기회로 생각하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다만 그동안의 대북책략은 깊게 돌아보아야 한다. 10장생(長生)의 1번인 해를 통해서 주도적인 안보 책략을 살펴보자. 

햇빛은 물체와 부딪히면 반사하고 굳이 어두운 동굴로 찾아가지 않는다. 해는 스스로 만든 열과 햇빛을 자전과 공전을 하면서 온 세상에 뿌린다. 해의 산물인 햇빛은 물질과 파동이 혼재한 상태로 직진한다. 햇빛은 직진을 하다가 물체와 부딪히면 반사를 한다. 햇빛은 아무데나 가지 않는다. 해를 바라보는 곳에만 햇빛이 찾아간다. 동굴에는 햇빛을 주지 못한다. 해는 햇빛을 받아먹는 생명체만 키운다. 북한의 오랜 억지, 협박, 국지침략, 안정정서 침탈 등 그동안의 추행과 악행을 보면 전쟁을 불사하고 맞대결로 북한 정권을 종식시켜야 하지만, 맞대결은 자칫 민족 공멸의 우를 범할 수 있다. 부딪히기 전에 반사하는 햇빛의 원리를 배울 필요가 있다.  

햇빛정책은 반쪽 정책이었다. 11년 전, 필자가 후방지역 대대장을 할 때, 대대의 평소 임무는 예비군 교육이었다. 예비군 대상 안보교육을 하면서 ‘북한은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는 주제로 강의를 했더니 감독을 나온 높으신 분이 ‘자네는 왜 세상 변화를 읽는 눈이 없는가?’ 라고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그 당시 북한은 변할 생각을 하지 않는데 우리만 몸이 달아서 일방적으로 햇빛정책을 추진한다고 인식을 했고, 군대만이라도 힘으로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동안 햇빛 정책은 IMF시절, 남북관계의 해빙무드를 조성하여 해외자본을 유치했던 큰 성과도 있었지만, 그 결과는 지금의 북한의 핵위협 국면을 초래했다. 북한은 남한의 지원으로 다 무너져가던 체력을 회복한 셈이다. 물에 빠진 놈을 구해주었더니 노자돈을 달라고 위협을 하는 꼴이며, 갈등을 풀려고 하다가 더 큰 갈등을 초래한 셈이다. 

햇빛은 물질이면서 파동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음양의 조화로 구성되고 음양으로 진행된다. 이성과 감성, 빛과 그림자, 당근과 채찍이 동시에 필요하다. 햇빛정책도 처음부터 음양의 조화를 생각하고 조건부 햇빛을 구사했어야 했다. - 이런 조건을 지키면 이런 햇빛(당근)을 주겠다.- 라고 했어야 했는데, 무엇이 급하다고 우리가 매달리듯 접근을 했다. 하나만 생각하는 독선은 오래가지 못하고 멈춘다. 2002년 굳어버린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햇빛정책을 시도했고 그 당시는 그 것이 최선의 정책인 줄로만 알았다. 다수는 햇빛정책을 형의 입장에서 동생인 북한을 달래서 통일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정책으로 생각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북한은 겉으로 도움을 주면서 북한을 해체시키려고 꼼수로 오해를 했고, 남한의 보수 세력은 북한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 실리도 없는 일에 퍼주기 식의 대북지원은 낭비라고 지적을 하였다. 이명박 정부에서 햇빛정책은 유명무실이 되었다. 어떤 일이 잘 진행이 되려면 서로가 이익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체제가 다르면 설득(돈)으로 다스려지지 않고, 순수가 순수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햇빛정책은 빛이 아니라 인위적 조명이었다. 북한의 변화를 기대하면서 대북지원을 했지만 북한은 지원금으로 핵개발을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햇빛정책은 뒷날 역사가 평가를 하겠지만 어쩌면 자기중심의 계산이 포함된 조명, 상대의 환심을 사려고 하다가 내 눈을 잃은 조명이었다. 북한은 남한의 조명 빛을 받으면서 무너져가던 체력을 회복한 셈이다. 북한 비위를 맞추기 위해 현행법상의 이적행위를 했고 안보세력을 약화시켰다. 산은 강을 넘지 못한다고 했다. 진정한 변화를 위한 초월적 희생은 없었다. 화해 통일의 진정성 부족으로 동상이몽을 꾸었다. 햇빛정책은 끝없는 사랑을 전제로 하는 종교전도 정책이지, 이념과 체제가 다른 곳에 적용한다는 자체가 이상적이었고 짝사랑이었다. 인위적으로 개화 조명을 하려다가 인위적인 보복을 당하는 형상이다. 

해는 자기를 바라보는 공간에 햇빛을 내린다. 해는 자기를 바라보는 곳에만 햇빛을 준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라고 했다. 이제 대북정책은 조건부 지원을 해야 한다. 흡수통일의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대북지원 조건(평화협정 이행, 비핵화)을 제시하고 따를 때 경제협력을 해야 한다. 현재 남과 북은 겉으로 보면 정면 대결로 가자는 분위기다. 남과 북은 서로가 내부 난관이 생길 때마다 통치차원의 검은 거래로 위기를 조성했던 과거의 선례가 있기에 이번 대결도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것으로 안일한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막다른 벼랑에 몰린 북한은 생존을 위해 남한을 상대로 도발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울고 싶은 상대에게 뺨을 때리는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 체제 자존심과 우월감 싸움보다는 평화를 생각할 때다. 평화유지 경비가 전쟁수행 경비보다는 더 저렴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신중한 대처를 해야 한다. 공통의 생존 목표를 정하고 이것과 저것의 주장을 정반합(正反合)으로 취합해야 한다.

글 보관 창고 바로가기 => http://cafe.naver.com/kingins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가상통화의 미래, 어떻게 생각하세요?

  • 현대판 튤립 투기이며 화폐로 인정받지 못할 것 745명 60%
  • 결제·지급 수단으로 인정받아 은행 대체할 것 506명 40%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