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책략(7) - 공짜 안보는 없다. - 불로초(不老草)는 없다.

입력 2013-03-21 04:30 수정 2013-03-24 02:54




남북 긴장관계를 고조시킨 북한은 반드시 치명적인 국지도발이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 테러를 감행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3월 20일 대한민국의 부와 문화와 권위의 상징인 금융과 방송, 권력 기관의 전산망을 공격했다.  같은 방법을 반복하지 않는 북한의 테러전 원칙대로 새로운 방식으로 사이버 테러를 했다.  북한의 공격 본성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텐데, 우리는 지금도 안일한 대응을 한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전쟁 유언비어가 떠돌면서 전쟁 공포가 가중되고 있다. 

10장생의 일곱 번째 사물이 불로초(不老草)다. 불로초는 먹으면 늙지 않는다고 하는 상상 속의 풀로 최초 무병장수를 꿈꾸던 진시황의 신화에서 나왔다. 불로초는 죽지 않는 선경(仙境)이 있다는 고대인들의 믿음이면서 불노장생을 꿈꾸는 현생 인류의 희망이다. 먹으면 늙지 않을 거라는 불로초의 허상을 통해서 공짜 안보는 없다는 것을 살펴보자. 

불로초(不老草)는 없다. 이 세상은 음양의 조화로 돌아가는 공간이다. 태어나 늙고 병들어서 죽는 생로병사의 순환은 모든 생명체의 운명이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고, 존재하는 것은 변할 수밖에 없다.  늙지 않게 한다는 불로초가 존재할 수 없는 이유는 그 어떤 진리도 생명체의 변화 속성을 깰 수 없기 때문이다.  상상과 허상에 속지 않으려면 통찰해야 한다. 통찰은 현상과 사물을 보면서 형상 뒤에 숨은 그림을 찾고, 상대 눈빛 속의 마음을 읽는다. 통찰력은 ‘장미에는 가시가 있고, 꿀이 있는 곳에는 똥파리도 꼬인다.’는 것을 읽기에 매사에 육안이 놓친 빈틈을 살피며 ,영적인 눈으로 아직 남들이 찾지 못한 영역을 찾으려고 한다. 

공짜 안보는 없다.  우리 민족은 주변의 강대국과 부딪히면서 때로는 생존을 위해 사대주의 외교도 했다. 전략적 운명이었다.  공짜로 먹은 밥은 언젠가는 토해내야 하듯, 공짜로 유지하려는 안보는 언젠가는 더 큰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 안보 유지비용을 아깝다고 생각하는 국가는 반드시 사라졌다. 안보 비용은 비용이 아니라 국가 생존을 위한 기본 투자다. 자유와 평화만 사랑하고 그 자유와 평화를 위한 안보를 소홀히 하면 결국 다 잃게 된다. 안보의 속성은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야 스스로를 살린다. 역사는 지킬 힘이 없으면 당한다는 단순 게임의 기록이며, 힘이 없으면 멸한다는 논제의 반복 현상에 불과하다. 

죽지 않는 불로초를 찾지 말고 공포를 모르는 불공(不恐)초를 찾자. 
모든 공포는 삶의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생긴다. 불로초는 또한 죽음이 두려워서 상상으로 만들었고  지금도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기려면 <태어나지 않은 것은 멸함도 없고, 존재한 것은 죽지 않고 사라진다.>는 생명 순환의 원리를 깨우쳐야 한다. 맥아더 장군 또한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라고 했다.  '나’라는 생체 유전자 속에는 태고 시절부터 물려받은 생명 유전자가 고스란히 담겨있고 유전자를 통해서 기본 형질을 대물림하면서 영속할 것이다.  겉모습은 변하지만 고유 형질은 대를 이어간다는 믿음을 가지면 죽음이 두렵지 않고, 싸울 대상이라면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고 각오를 하면 공포는 사라진다. 

싸움을 피하면 승리도 없다. 必死卽生 必生卽死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 1597년 9월 16일 새벽, 이순신 장군이 출정을 앞두고 한 말이다.  싸우지도 않고 겁을 내면 이미 진 상태다. 개조할 수 없는 악마와 대결해야 할 운명이라면 당당하게 싸워야 한다. 싸움이 무서워 악마의 소행을 말로만 분노하고 몰래 달랜다면 결국 같이 죽는다. 자기 자존감을 지키지 못하면 상대의 의지에 놀아날 수밖에 없고, 자기 나라를 스스로 지키지 못하면 언젠가는 그 나라는 사라진다. 이성적 개조가 어렵고 순화가 안 될 대상, 가면을 쓰고 국익에 손상을 주고 국가 정서를 해치는 불온한 세력, 진실을 호도하고 생존을 위협하는 무리들, 거짓이라는 폭력을 행사하는 무리 등 싸우지 않고 해결할 수 없는 대상이라면 처음부터 죽을 각오로 싸워서 이겨야 한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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