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책략(3)- 안보는 현재완료 -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입력 2013-03-13 05:30 수정 2013-03-24 02:48


- 물에서 배우는 현재완료형의 안보

 

10장생 3번째가 물이다. 탈레스는 물을 만물의 근원이라고 했다. 물의 본성은 항상 변함이 없기에 현재 완료형이며, 물의 형체는 고정모습을 갖지 않고 수시로 바뀌기에 현재 진행형이다. 물은 자기 본성을 지키면서도 자기 형체를 고집하지 않는다. 주변 환경과 어울린다. 물은 근원적이면서도 주변과 조화를 이룬다. 물의 속성을 통해서 안보의 원리를 짚어보자.

  안보정신은 항상 현재완료 상태여야 한다. 물의 본성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물을 수증기처럼 쪼개고 댐 높이로 쌓아도 물은 물이다. 물은 미분(微分)을 하고 적분(積分)을 해도 물이다. 오염된 하천수도 건조기의 바짝 마른 물줄기도 본질은 물이다. 물은 어디에서도 물의 실체를 잃지 않는다. 물들의 집합체인 강물은 계절을 따라 고체, 액체, 기체로 수시로 변하지만 그 형질은 변함이 없다. 본질이 변함이 없는 물처럼 나라를 (자기 힘으로) 지켜야 산다는 안보정신과 철학은 현재완료 상태로 있어야 한다. 안보정신과 철학이 흔들리면 안보정책은 물위에 짓는 허상의 건물이다. 교육훈련은 현재 진행형이어야 하지만 전투준비는 항상 완료 상태에 있어야 하다. 마지막에 웃는 승리자가 되려면 상대가 원하는 것을 맞추어주는 유연함과 내 것의 혼과 정신을 지키는 강인함을 동시에 지니는 융합 전략이 필요하다.

  방심하지 마라.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며 물길을 잡지 못하면 넘쳐서 주변을 삼킨다. 고대의 왕들은 물을 다스릴 수 있어야 민심을 얻고 통치권을 유지했다. 지금도 물을 다스려 통치권을 얻는 정치인도 있었고, 태국처럼 치산치수가 국가 정책의 핵심인 나라도 있다. 물을 물로 보지 마라. 자기를 고집하는 줏대가 없고 형체가 없이 허물거리는 물이라고 물을 가볍게 보았다가는 반드시 수화(水禍)를 입는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다 나라의 안위를 생각하고 안보에 대해 같은 생각을 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몸은 한국에서 세금으로 만들어 주는 녹을 받으면서 북한을 대변하는 자도 있다는 현실을 방관하지 마라. 지금은 제도권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만 안보 주체가 뒤바뀌면 우리를 포로로 취급할 자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히틀러는 혼자 국회로 진출하여 선동과 권모술수로 의회 비중 90%의 나치당을 만들었던 역사를 기억하라. 현행법을 따르지만 결과적으로 적을 이롭게 하는 무리들이 노골적인 행위를 하는데도 계속 침묵을 해야 하는가?

  안보정책은 현재 여건에 맞추어야 한다. 물은 자기 형제를 고집하지 않는다. 컵에 담으면 컵이 되고 쟁반에 담으면 쟁반 높이에 키를 맞춘다. 물은 현재 여건에 자기를 맞춘다. 낮은 곳을 지향하며 막히면 돌아간다. 노자 도덕경에 흐르는 물은 앞을 다투지 않는다(유수부쟁선 : 水不爭先)는 문장이 있다. 땅은 낮게 처하기에 위험한 법이 없고,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면서 형체를 고집하지 않기에 다투는 일이 없다. 손자병법에 전쟁에서 이기려면 군대는 물을 닮아야 한다(병형상수 : 兵形象水)는 문구가 있다. 물이 지형 여건에 따라 자신의 형태를 바꾸어 흐르듯 군대도 물처럼 형태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형체를 주변 지형에 맞추는 물처럼 안보정책은 유동성이 있어야 한다. 적이 미쳐서 날뛰는 데도 햇빛만 줄 수는 없지 않는가? 미친개에게는 몽둥이를, 유순한 개에게는 밥을 주어야 한다.

  총력안보태세 확립. 강물이 흐르는 것은 뒤에서 밀어주기 때문. 강물이 바다로 가는 것은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선 낮은 곳을 찾기 때문이다. 강물은 흘러가기에 썩지 않고 갈수록 힘을 키운다. 강물은 사실 흐르는 것이 아니라 연속된 물결에 밀려 나는 것이다. 홀로 혹은 소수가 자신의 신변을 지키는 것은 호신술과 경호라면, 안보는 함께 더불어 살려는 집단 이념이다. 안보는 전 구성원의 마음을 하나로 규합하는 구심점과 힘을 뒷받침하고 후원하는 지속능력이 있어야 한다. 안보는 정서와 이익을 함께 하는 집단 구성원이 그 집단을 지키고 보호하려는 지성이며 조건 없는 사랑이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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