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돈으로 지배할 수 없는 것들.

입력 2012-05-08 04:18 수정 2012-05-08 04:18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운동기구와 맛난 음식은 살 수 있어도 건강을 살 수 없고, 책은 살 수 있어도 실력을 살 수 없으며, 시계는 살 수 있어도 흐르는 시간을 살 수 없다. 집은 살 수 있어도 화목한 가정(家庭)은 살 수 없고, 돈으로 사람을 고용할 수 있어도 그의 마음을 살 수 없다. 화려한 옷을 살 수 있어도 아름다움을 살 수 없고, 명품을 살 수 있어도 고급문화와 인품을 살 수 없다.  광고 지면을 살 수 있어도 고객의 마음을 살 수 없고, 돈으로 생명을 연장할 수 있어도 생명을 살 수 없다. 돈으로 이름을 살 수 있지만 고고한 인격을 살 수 없고, 돈으로 자리를 살 수 있지만 편안한 마음 자리를 살 수 없다. 돈으로 웬만한 물질을 살 수 있지만 창의적 생각과 상상, 사랑과 온정을 살 수는 없다.



돈으로 지배할 수 없는 것들.

아무리 돈의 위력이 좋아도 돈으로 지배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평화와 마음의 자유, 행복과 영성(靈性), 도덕성과 정신적 성취감은 돈으로 지배하지 못한다. 돈으로 남의 시간과 노력을 지배할(살) 수 있어도 남의 평화와 평온을 지배할 수 없고, 돈으로 힘과 권위를 지배(통제)할 수 있어도 상대 마음의 자유를 지배하지 못한다. 돈으로 편리와 욕구를 지배할 수 있어도 행복과 영성을 지배할 수 없고, 돈으로 질서를 세울(지배) 수 있어도 내면의 가치와 도덕성을 지배할 수 없다. 돈으로 조직을 지배할 수 있어도 구성원의 정신적 성취감을 지배하지 못하며, 돈으로 고용관계를 지배할 수 있어도 상대의 고등감성을 지배할 수 없다.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인간에게 사랑 받는 존재입니다. 인간은 나를 두고 다양한 찬사를 합니다. - 인생을 축복하는 친구, 불편을 막아주는 무기, 경제를 순환시키는 경제의 피, 꿈의 날개를 달아주는 천사, 노력과 노동의 산물, 자신감과 자유를 주는 보물, 인간을 지키는 지킴이 등 - 나를 치켜세우다가도, 나에게 침을 뱉고 험담도 합니다. - 나는 촉감도 생각도 없는 야박한 놈, 내가 있으면 평화가 죽고, 내가 없으면 인생품위가 죽고, 나는 추한 동성 번식(돈이 돈을 만드는)의 시조, 갈등을 잉태하는 악마, 때로는 평화를 깨는 인류의 적(敵) - 이라고도 합니다.



나는 생명체가 아니지만 자유 기동을 합니다. 옛날부터 나는 눈과 귀가 없어도 이익을 찾아 돌아다녔고, 나는 발이 없지만 생명을 구하는 일에 동원되고, 나는 주로 통장과 지갑 속에 존재했지만 이제는 카드와 마우스, 광케이블과 무선에 의해 세상 여행을 합니다. 차익이 생기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지만, 나에게도 원칙과 신조가 있습니다. 나는 이론보다 행동을 따르고, 논리와 해석보다 경험을 추종합니다. 나는 행복한 일에 빠진 사람, 욕망을 다스리며 순차적으로 진보하는 사람,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나는 누굴까요?

=> 나는 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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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직·간접적으로 돈을 이야기 했다.



일부 저자는 돈 때문에 글을 썼다. 문학속의 돈은 ‘인간이 돈을 너무 밝히면 타락한다. 돈이 인간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는 공통 주제가 있었고 돈이 삶의 목적으로 변질되는 것을 경고했다. 한국 문학 최초의 돈 관련 고전 소설인 임춘의 <공방전>은 방(方)의 인품은 겉으로는 둥글지만, 안으로는 네모났다는 물리적 양면성을 지적했고, 김동인의 <감자>는 인간 가치가 돈에 매몰되는 것을 경계했고, 박경리 선생님의 장편 <토지>는 물질과 정신(생명)의 조화를 이야기 했고, 단편 소설<베니스의 상인>은 돈이 인격을 훼손하는 것을 경고했고, 탈무드 내용의 1/3이 돈과 경제관련 이야기다. 러시아의 대문호인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작품은 소재가 돈이었고 삶 자체가 돈이었다.



‘돈은 악령(惡靈)이자 구원의 대상이다.’ 이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생각이었다. 그는 돈을 모을 줄 몰랐고, 무절제로 빚을 졌고, 죽은 형의 빚까지 떠안았고, 도박(룰렛)으로 재산을 탕진하고, 돈 때문에 글을 썼고, 죽기 직전에야 빚을 다 갚았다. 그는 자기 소설에 돈을 소재로 돈으로 망하고 흥하는 인간 세상을 묘사했다. 돈 때문에 싸우고 죽고 죽이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극빈 상태에 이르면 스스로 자신을 모욕한다는 <죄와 벌>, 부의 분배에 관한 <악령>, 돈은 주조(鑄造)된 자유라고 생각했던 <죽음의 집의 기록> 등 돈의 모순과 한계를 담고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돈을 자유, 힘, 시간으로 정의했다. 돈이 자유와 힘을 제공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한다. 돈의 보상력으로 자신의 자유를 확대할 수 있고, 돈의 교환 기능은 웬만한 물질을 살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돈을 시간으로 본 것은 돈으로 자기 자유 시간을 확보하는 면과 투자된 시간을 구매한다는 의미가 있다. 돈으로 남을 고용하면 자기 자유 시간을 확보하고, 빵을 사면 빵이 되기까지 소요된 4개월의 시간을 구매한 것이다.



앞으로도 돈은 문학의 소재가 될 것이다. 돈은 국가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개인의 물질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존속할 것이다. 미래의 문학 작품은 돈 자체가 행복을 품지 못한다는 돈의 속성과 돈으로 인간의 마음을 살 수 없다는 한계성, 일에 정성을 바쳐도 돈이 냉큼 다가오지 않는다는 느림보 속성을 다룰 것이다. 돈의 방향성과 지속성이 부족하면 노력이 곧 돈이 될 수 없고, 노력의 결과로 얻는 돈도 착하고 바르게 사용하지 않으면 돈이 곧 행복이 아님을 깨우쳐 줄 것이다. 인간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서도 돈까지 챙기려하다가 감옥에 간 것을 소재로 <돈은 악마의 마지막 선택>이라는 희극작품을 쓰면 세계적인 대박이 될 법도 하다.(웃자고 한 이야기다.)



돈을 벌고 다루려면 돈의 양면을 알아야 한다.



돈은 좋고 나쁨이 공존하는 생활의 도구다. 해석과 시각의 차이를 말할 때 동전의 양면성에 비유하는데, 실제로 돈이 양면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에 양면성이 있다. 돈은 개인과 조직이 노력해서 만든 결과물이면서 노력하게 하는 이유, 타인을 기쁘게 하면서도 타인을 부리고, 가치 기준의 기호이면서 가치를 혼란시키고, 만병통치약이면서 인간의 마음을 살 수 없고, 기쁨과 즐거움을 주면서도 갈등과 고통의 근원이며, 돌고 도는 사회 에너지이면서 그냥 두면 날아가는 존재다. 돈은 현재의 재화(財貨)를 유통시키는 도구이면서 현재 빌린 돈은 미래 나의 자유와 역량을 구속하기도 한다. 돈은 사용하기에 따라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돈은 가치 교환 수단. 돈은 원시시대 물물 교환의 불편을 해소하는 발명품에서 이제 다양한 가치를 교환하는 수단이 되었다. 돈의 기본 기능은 교환이다. 돈은 정신적 가치(생명과 건강, 신뢰와 사랑, 시간과 실력 등)를 빼고는 웬만한 물질은 모두 살 수 있는 막강한 도구가 되었다. 돈의 가치 교환 기능 덕분에 저마다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노동과 노력을 투자하여 가치를 생산하고, 판매를 통해 돈으로 바꾸고, 그 돈으로 자기가 필요한 것을 구매하면서 돈을 순환시킨다. 돈이 교환 수단으로 존재하는 한, 돈은 인간의 자유 의지와 행복을 누리게 하지만, 돈이 목적이 되거나 돈의 교환 과정에 사심이 붙으면 불신의 원인이 된다.



돈은 공짜가 없다. 노동(노력)의 목적이 꼭 돈을 벌기 위해서만은 아니고, 노동의 양과 질에 의해 돈이 합리적으로 주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돈에는 분명 공짜가 없다. 노동과 노력 없이 돈을 얻지 못한다. (주은 돈도 보행이라는 노동의 결과, 금융 상품으로 차익을 내는 것도 투자라는 노력의 결과) 노동 없이 돈을 만드는 사람은 누굴까? 통화 발행권자(왕조시대의 왕, 중세 교회의 면죄부 발행자, 화폐를 발행하는 정부(국가), 달러를 찍는 실세들)다. 앞으로 세계의 기준통화(기축통화) 발행권을 쥐려는 암투는 전쟁을 방불케 할 것이다. 노동과 노력 없이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은 불한당(不汗黨)이다.



돈은 휘발성(揮發性)이 있다. 어렵게 번 돈을 절약과 절제로 관리하지 못하면, 돈은 날개 달린 돈이 되어 낭비성 소비로 날아가거나, 욕구 해소라는 이름으로 침몰한다. 사람이 돈을 버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일단 나의 정당한 노력으로 돈을 벌고, 돈을 아끼고 투자로 불려야 돈에 생명이 붙는다. 내 수중의 돈만이 나의 돈이다. 빌려 준 돈은 장부상의 나의 돈으로 착각하지만 나의 돈이 아니다. 돈이 힘을 지니려면 돈의 휘발성을 막아야 한다. 저축과 보험(투자)으로 돈을 묶어두고, 지출 분석과 돈의 동선 추적으로 낭비를 줄여야 한다. 날개 달린 돈이 되느냐? 굳는 돈이 되느냐? 는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다.



돈에는 분명 영성이 있다.



돈에 영성이 있다고 인식하면, 정당하게 벌고, 돈을 유용한 곳에 겸손하게 사용하고, 가난한 날의 고통을 생각하며 절약할 것이다. 돈에 보이지 않는 위력이 있다고 믿으면 돈 때문에 명예가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며, 나눔을 통해 돈으로 인한 갈등을 줄이려고 할 것이다. 많은 부자들은 ‘돈을 쫓지 말고 선한 일을 하면 돈이 따라붙는다.’고 말한다. 돈을 행복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철학이 있다면 정신 건강에도 좋다.



돈은 선(善)을 따라 움직인다. 돈은 돌고 돈다고 해서 돈이다. 영원한 돈도 없고 그냥 소멸되는 돈도 없다. 돈은 살아서 나의 의지에 따라 몸과 영혼을 부유하게 할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돈 때문에 영혼이 상처입지 않으려면 정당하게 벌어서, 유익하고 선한 일에 사용하도록 마음을 써야 한다. 100원을 베풀면 100만원으로 돌아오는 것이 인생이다. 소비에 투자된 돈은 일시적 사용 가치를 주고서 소멸하고, 선(善)하고 정의로운 돈은 복을 복리로 불리고, 사랑하고 존중하는 돈에는 위력이 생기고, 나누고 베푸는 돈은 사람까지 살려준다. 피가 영양분 공급을 위해 돌듯, 돈은 선한 가치를 교환하고 나누기 위해서 돌아야 한다. 돈이 돌지 않고 특정인과 조직에 묶여 있으면 죽은 돈이요 악취와 갈등을 만든다. 나의 돈이 가치 생산과 선한 쪽으로 움직이면 행복이 되고, 지저분한 욕망 해결 쪽으로 움직이면 불행을 만든다.



정의로운 돈은 사람을 살린다. 돈에는 영적(靈的) 생명력과 힘이 있다. 듣기에 따라 비과학적이지만 부자들은 공감한다. 정당하게 번 돈은 행복과 행운의 길을 열어주고, 좋은 일과 유익한 일에 사용하면 사람을 얻고, 요령과 악으로 번 돈은 악령이 붙어서 원한을 만들고, 악인에게도 돈이 갈 수는 있지만 오래 가지는 못한다. 돈은 자신을 존중하고, 선한 영혼을 지닌 사람에게 이동한다. 돈을 벌고도 세금을 기피하거나, 좋은 일에 베풀지 않으면 돈은 화를 부른다. 돈이 많다고 교만하면 돈은 말없이 달아나거나 화근과 싸움을 불러서 파멸하게 만들고, 돈을 목적으로 살고 돈을 편리와 쾌락에 쏟으면 인간구실을 잃는다. 돈을 쉽게 벌려고 하거나 공짜로 큰돈을 생각하면 돈에 어둠이 붙어서 영혼의 눈을 가린다.



돈은 따뜻한 심장이 있다. 돈으로 군림하고, 돈으로 장난치고, 교만한 짓을 하면 돈은 말없이 달아나거나 돈만 밝히는 놈끼리 싸우도록 뒤에서 조정한다. 악마는 위인을 타락시키는 마지막 선택으로 돈을 이용한다. 악마가 쳐둔 돈의 덫과 유혹에 걸리면 명예도 신용도 잃는다. 때로는 밥 한 끼 사먹는 것도 아까워하면서도 베풀 때는 내일 죽을 사람처럼 사심 없이 사용해야 한다. 돈은 가치를 함께 나눌 때 힘과 자유를 제공하지만, 돈으로 비난받을 짓을 하면 갈등과 저항을 만든다. 돈을 동전이나 지폐로 보지 말고 따뜻한 심장이 달린 생명체로 봐야 한다.

출처 :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3-31쪽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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