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사자와 하이에나 - 문제는 힘이다. - 힘은 일과 삶의 핵심이다.

입력 2012-01-16 09:13 수정 2012-01-16 09:42







북아프리카 초원에, 어중간하게 늙은 사자가 있었지.

늙은 사자의 나이는 알 수 없지만, 겉모습은 늙은 티를 내었어. 발톱은 무디어지고, 퀭한 눈은 빛을 잃었고, 털은 빠져서 너덜거리고, 머리의 갈기는 힘없이 옆으로 누웠다. 그 행색은 멀리서 보아도 늙은 사자로 보였지만 실제는 사냥할 수 있는 이빨과 기력이 있었지. 사냥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었지만, 스스로 자신감과 열정을 잃고 사냥을 포기했던 것이지.



스스로 노쇠해진 사자는 젊은 사자들이 남겨주는 먹이로 연명하던 어느 날, 늙은 사자에게 약한 티가 났던지 하이에나 3마리가 사자를 먹으려고 협공했다. 늙은 사자는 하이에나에 쫓기면서도 - 아니, 이 눔들, 하이에나가 사자를 공격해! -라고 분노했지만 힘이 없는 사자의 분노는 아무런 효력이 없었다. 하이에나에 쫓기던 늙은 사자를 구해준 것은 사자 왕이었다. 죽기 직전에 살아나 배를 헐떡거리는 늙은 사자 앞으로 사자 왕이 다가와 우렁찬 소리로 위로했어.

“나이는 열정과 무관한 숫자에 불가하지요. 다시 힘을 내어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하셔야죠?”



늙은 사자는 왕 사자의 위로에 감사 표시로 고개를 숙이다가 우연히 사자 왕의 발톱 나이테를 보았지. 왕 사자의 발톱 나이테를 보았더니 자기보다 몇 년을 더 산 사자였어.



아니! 이럴 수가!!



늙은 사자는 감사함보다도 너무도 궁금해서 질문했지.

“왕이시여! 저보다 오래 산 것 같은데, 아직 젊고 용맹한 비결은 뭐죠?”



이에 사자 왕이 말했다.

“나는 어려서 힘이 없으면 빨리 죽는다는 것을 보았고, 초원은 힘이 있는 자의 편이라는 것을 알았지. 나는 초원에서 100년을 살았지만 늙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 늙고 약하다는 표시를 내면 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또 이었다.)



“사실 늙음은 기력의 쇠퇴가 아니라 의지력의 소멸 상태지. 하이에나는 사자가 젊고 강하다고 판단하면 사자 주변에서 사자가 남겨 줄 먹이를 기대하지만, 사자가 약해지면 사자를 먹이로 생각하고 덤비지. 오래 살려면 절대로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하지요.”



사자 왕의 말을 이어 늙은 사자가 또 질문했지.

“왕이시여! 어떻게 하면 늙어도 강함을 유지할 수 있나요?”



사자 왕은 숨을 고르고 다시 이야기했다.

“기력은 세월을 이길 수 없지만, 힘을 유지하려는 의지는 세월과 무관하지요. 힘을 포기하면 죽는다는 절박함이 있으면 머리가 무거워도 고개를 들어서 먹이를 찾고, 무디고 비틀어진 늙은 발톱을 깨트려 새로운 발톱을 얻고, 새벽 찬물에 눈을 씻어서 강렬한 눈빛을 유지하고, 지저분한 털은 진흙을 묻혀서 정리한답니다.”



사자 왕의 말을 이어 늙은 사자가 삐딱한 질문을 했지.

“세월이 가면 기력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의 진리인데, 의지와 절박함으로 힘을 유지한다는 것은 위장과 포장이 아닌가요?”



사자 왕은 천천히 말했다.

“힘을 위장하고, 포장하는 것도 힘이다. 품위 있게 죽으려면 힘이라는 마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해요. 생명체는 서로 살기 위해서 힘은 힘끼리 단결하지요. 젊은 사자들이 왜 사자 왕에게 도전을 못하는지 아시나요?



잠시 침묵하지만, 늙은 사자의 답변이 없자 바로 이어서 말했다.

“ 사자 왕을 중심으로 연결된 다수의 힘,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연결된 힘을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이지요. 홀로된 힘은 한계가 있지만 함께 하는 힘은 강하지요.”

사자 왕은 힘에 대한 이야기를 끝내고 먼지를 일으키며 힘차게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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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세계에서 힘은 곧 생존이듯, 인간에게도 힘은 생존과 주도권을 의미한다. 인간 세상은 ‘무위자연’ 운운하며 힘을 초월하여 사는 자도 있지만, 힘의 위력을 믿는 무리들이 대다수다. 힘과 관련된 언어를 보자. 경제력, 체력, 기획력, 권력, 기술력, 전력, 마력, 정신력, 총력 등 등 ... 온통 힘으로 도배되어 있거나 힘으로 포장되어 있다. 힘은 곧 효력이며 지배력이다.



법보다 힘이 셀 때가 있다. 인간이 개발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고품격 단어들 - 진리와 진실, 실용과 정도, 욕망과 열정, 사랑과 봉사, 꿈과 야망- 은 다 힘의 종속변수다. 자기 권리도 힘이 없으면 뺏기는 게 인간 세상이다. (표현이 조금은 격하지만, 반박하기는 어렵다.) 힘에 밀리는 무리들이 자주 하는 말과 문장 - 운명과 의리, 자연적 인격과 정신적 자유, 명예와 행복, 중용과 포용- 은 위로 삼아 하는 말이지 진정성이 없다.



힘이 전부는 아니지만 현실은 힘이다. 인간에게도 하이에나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강자가 있으면 그 주변으로 몰려가 먹이가 떨어지기를 기대하고, 강자가 약해지면 쉽게 떠나간다. 인간들이 의리를 존중하지만 힘이 있을 때 (혹은 미래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될 때까지만) 유효한 식품이다. 인간의 하이에나 습성을 안다면 절대로 약하고 궁한 모습을 보이지 말자. 약하게 보이는 순간에 주도권을 잃고 친구에게도 무시당한다.



절대로 꿈을 포기하지 마라. (설사 꿈을 포기했더라도 남들에게 포기했다고 말하지 마라.) 꿈이 없는 자에게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의 곁에 있어보아야 함께 먹을 먹이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간도 결국 힘을 중심으로 먹이를 찾고, 또 다른 힘을 연결한다. 젊어서는 힘을 키우고, 나이 들면 연결된 힘을 가져야 한다. 끝까지 품위 있게 살기 위해서 말이다.



조직의 리더는 물리적인 힘도 보여 주어야 하지만 차별화된 지력으로 조직을 숙성시키고, 깨인 영감으로 인재를 알아보고 그에게 맞는 자리를 주고, 자기 대화의 시간을 자주 가져서 새로운 힘을 만들어야 한다. 조직의 힘을 키우지 못하는 리더, 꿈 너머 꿈을 주지 못하는 리더는 그 조직을 위해서라도 떠나야 한다.



강한 힘을 키우는 법 (우화 법률 104조 9항)

1. 인간은 힘이 있는 쪽을 바라보고, 모여든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2. 품위 있게 생존하려면 꿈과 열정의 끈을 놓치지 마라.
   꿈으로 마음을 달구고 열정으로 몸을 달구어야 한다.

3. 기력이 떨어지면 지혜와 연결된 힘의 시스템을 활용하라.

4. 운동하라. 운동은 힘을 연장하며, 돈을 버는 최고의 길이다.

5.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마라. 마음이 늙으면 영혼도 떠난다.
   몸은 시간이 흐르면 쇠퇴하지만, 진정한 영혼은 시간이 갈수록 강해진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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