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적인 자아를 위하여!

입력 2011-12-01 05:33 수정 2011-12-01 05:33


낙천적인 자아를 위하여!



심장을 찌르는 걱정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자아여!
마음 불편한 궁궐보다 마음 편한 초가집이 더 좋지 않겠소?
걱정의 마귀에 잡혀 위축되지 말고, 오는 걱정을 바로 접수하지도 마소.
걱정의 촛불을 끄고, 별빛을 바라보며 밤길을 걷자.
걱정과 이별하여 하루를 살더라도 마음 편하게 살게 하소서!

소리 없는 살인마인 고민에서 탈출하려는 자아여!
고민해서 풀릴 일이라면 밤을 새워서 고민해도 좋지 않겠소?
고민의 파동에 귀먹지 말고, 고민의 끈끈이에 붙들리지 마소.
고민의 등불을 끄고, 달빛을 벗 삼아 걸어가자.
정답 없는 고민에 머무르지 말고, 고민할 시간에 행동하게 하소서!

이왕이면 웃으면서 즐겁게 살고 싶은 낙천적인 자아여!
내일 지구에 종말이 와도 사과나무를 심자는 말이 있지 않소?
악마를 만나더라도 웃음을 잃지 말고, 걱정과 고민의 동굴을 빠지지 마소.
고통의 긴 가로등을 끄고, 새벽이면 떠오를 꿈의 태양을 기다리자.
희망의 빛으로 어둠을 녹이고, 묵묵히 웃으면서 나의 길을 가게 하소서!





우리들 마음에 기생하면서 어지럽히는 좀비들이 있다. TV를 켜면 밤사이 일어난 세상의 사건. 사고 좀비들이 우글거린다. 부조리를 만드는 불의의 좀비, 불공정과 인권 무시 좀비, 돈과 권위로 억압하는 좀비, 약자를 등쳐먹는 좀비 등 세상에 혼란과 불신을 주는 세상의 좀비도 있고, 불완전한 내가 만드는 좀비들 - 수시로 찾아오는 걱정의 좀비, 눈에 보이지도 않으면서 실체를 ‘0’화시키는 고민, 존재를 가볍게 하는 조급함, 막연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잡념, 반복적인 불편이 만드는 노이로제, 대립각을 세우는 비판의식과 비교의식, 쓰레기 마음을 유발하는 허세와 체면의식 등 마음 안으로 침투하여 고난과 장애를 일으키는 나의 좀비들도 있고, 탐욕스런 상대가 제공하는 좀비들- 사실과 다른 이야기로 시비를 거는 좀비, 아이디어를 채가는 얌체 좀비, 확인도 안 하고 오해와 의심을 하는 상종 못할 좀비 등 남의 에너지를 뺏는 잡종 좀비도 있다.



마음 속의 좀비들은 디도스 좀비처럼 몰래 침투하여 거점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괴롭힌다. 좀비는 온전한 기능을 방해하고, 약한 의식으로 침투하여 결핍감과 피해의식을 충동질하고, 결국 자포자기(自暴自棄)하거나 체념하게 만든다. 침투한 좀비를 쫓아내려고 하면 마음속의 좀비는 거세게 저항한다. 어린아이를 건드리면 울고, 모닥불을 건드리면 꺼지듯, 좀비들은 잡초처럼 밝고 누르면 더 자라고, 좀비들은 바로 반응하면 아메바처럼 단세포 분열을 한다.



좀비들을 쫓아내려고 하지 말고 마음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잡균이 없는 무균(無菌) 상태의 몸보다 적당한 균을 보유한 몸이 더 건강하듯, 잡종 좀비들을 내치려고 하지 말고, 무시하거나 그대로 받아들여야 마음도 강해진다. 태풍이 있기에 벼는 강하게 자라나 쓰러지지 않고, 잡초와 함께 자란 곡물은 긴장감을 유지하여 알곡이 튼튼하듯, 좀비들과 함께 하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튼튼하다. 생명 세상을 보면 순종보다 잡종이 강하고, 불순물이 있는 칼이 더 강하고, 잡음을 허용하는 국악이 인간적 감흥이 크듯, 좀비가 노는 마음 공간이 더 인간적이고 강하다. 좀비들을 함께 놀도록 허용하면 좀비들은 과분한 대접에 자기 악행을 잃거나, 만성 외로움에 시달리다가 사라진다. 아웃사이더의 좀비 마음도 잘 부리면 인생의 약이 된다.



이유 없이 존재하는 좀비는 없다. 숲에는 나무와 새, 돌과 잡초, 모기와 파리, 지네와 독사가 더불어 사는 이유는 서로가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걱정과 장애, 고난과 걸림돌은 마음이 넘치는 것을 막아준다. 잡초를 죽이겠다고 제초제를 사용하면 곡물도 약해지듯, 좀비를 죽이겠다고 극단에 빠지면 순수함도 죽는다. 세상이 썩었다고 분노의 물결이 타오르면 순수함도 함께 오염이 된다. 근친교배로 대를 있는 생명체는 갈수록 약해지다가 종족이 사라지듯, 같은 생각을 지닌 무리들은 진보가 없다. 서로 다른 것들과 경쟁하는 종족이 진화하듯, 이것과 저것을 섞어서 조화를 이루려는 ‘문화적 혼혈인간’(박희권 지음)이 발전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선호하듯, 자기가 싫어하는 것도 포용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 감사합니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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