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리를 따르는 자아를 위하여!

입력 2011-11-26 12:15 수정 2011-11-26 19:02



순리를 따르는 자아를 위하여!



들고 나는 숨결처럼 자연스럽게 순응하려는 자아여!
순리를 이기는 집요함, 진실을 이기는 거짓은 없지 않느냐?
몸과 마음의 불협화음이 만든 불안에 떨지 말고, 삶의 불편을 두려워 마소.
걸려서 넘어졌던 걸림돌을 돌아보고, 호흡 하나에도 신중하고,
몸은 낮은 곳을 향하는 강물이 되고, 마음은 천하를 포용하는 하늘이 되리.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강물처럼 일의 순리를 즐기려는 자아여!
인생은 준비와 노력으로 쟁취하고, 순리로 순항하는 수련장이 아니냐?
물길을 역류하는 물줄기가 어디 있느냐?
탐욕으로 역주행하지 말고, 유혹에 타죽는 하루살이가 되지 마소.
멋지게 져주면 의지의 근육이 커고, 순리를 따르면 오래 즐거운 법, 
작은 일도 순리와 순서를 따라가 일 자체가 기쁨이 되게 하리.

차면 기우는 자연의 섭리처럼 세상의 순리를 존중하는 자아여!
욕망과 자존심은 죽는 순간까지 소진되는 않는 집요한 에너지가 아니냐?
욕망을 방치하고 나를 찾지 말고, 내 마음에 안 든다고 마녀사냥을 하지 마소.
행복을 찾으면 이미 행복은 없고, 욕망을 따라가면 평화가 도망가는 법,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고 순리를 존중하여 큰 세상의 일부가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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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실패 사례를 돌아보면 무리한 욕심이 그 원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무리한 욕심인 탐욕(貪慾)은 쟁취를 통해 만족을 얻고자 몸부림치게 하고, 무리한 소유를 위해 순서 뒤집기와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시도하여 평화로운 삶을 파괴하고 스트레스와 병을 만든다. 탐욕에 잡힌 조직은 생존을 위해 조직 구성원을 지치게 하고, 자연을 배경으로 게임하는 예능프로그램마저 출연하는 연예인들을 인위적 각본대로 움직이게 한다. 세상은 온통 탐욕과 편리에 빠져서 도리와 순리를 잃고 싸움을 한다. ‘이건 사는 게 아니야!’라는 자성(自省)의 목소리를 내기 까지는 50년이 걸렸다.



탐욕을 경계하는 이야기가 있다. <마태복음) 21장 12절>에 예수님이 성전에 들어가 탐욕스런 환전(換錢)꾼을 내쫓으며 강도에 비유하는 이야기가 있고, 불교 초기경전인 <아함경>에 ‘만족을 모르는 탐욕에 빠지면 재앙과 쾌락이 붙어 걱정과 괴로움이 떠나지 않고, 아무리 고생해도 부자가 되지 않고, 온갖 악업을 짓고 남까지 해쳐 사후에 지옥에 떨어진다.’라고 탐욕을 경계하는 말이 있다. 역사 속의 전쟁, 문화충돌, 세계적 금융위기는 모두 자기만 살려는 탐욕의 산물이다. 욕심은 인간의 본성이며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기초 동력이지만, 욕심이 지나치면 이치와 도리를 잃고 서로가 망한다.



경쟁에 지친 현대인을 위로하고 순리의 지혜를 주는 고전 중의 하나가 도덕경『道德經』이다.(2500년 전, 중국 춘추전국 시대 노자(老子)가 쓴 책, 총 81장, 5,000 여 자, 자연 현상을 통해서 순리대로 살라는 이야기). 도덕경은 경쟁에 지친 현대인에게 자연(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고민과 고통을 치유할 것을 주문한다. 도덕경은 어쩌면 현대인의 고통을 미리 내다보고 쓴 인생 교범 같다. 인간도 자연처럼 순리를 따르면 인위적으로 다투고 미워할 일도 없고, 무리한 욕심으로 불필요한 일을 만들지 않는다. 세상을 지켜보면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피곤할 일도 없고 삶 자체가 즐거울 수 있다.



순리를 거역하면 서로 죽는다는 우화가 있다. 뱀 머리와 뱀 꼬리가 서로 다투는 이상한 뱀이 있었지. 뱀 머리는 보면서 판단하는 자기가 앞장서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뱀 꼬리는 ‘나도 뱀의 일부인데, 왜 뱀 머리만 따라가야 하나?’하고 자기 정체성을 의심하면서 뱀 머리에게 “이제 뱀 꼬리가 앞장서겠다. 나에게도 선두에 설 기회를 주라.” 라고 요구하자, 뱀 머리는 ’보고, 판단하는 능력이 없는 뱀 꼬리가 앞장서면 뱀은 위험하고, 함께 죽을 수도 있다.’라고 꼬리의 요구를 거절했다.



뱀 머리의 거절에 성질이 난 꼬리는 자신의 꼬리를 나무에 칭칭 감아서 뱀의 진출을 방해했다. 뱀 머리는 꼬리에게 주도권을 뺏기면 뱀의 미래는 없다고 판단하고, 꼬리가 지쳐서 풀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땡볕에 노출된 몸은 기진맥진 상태가 되었고 날도 어두워졌다. 뱀 머리는 일단 위기만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뱀 꼬리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뱀 꼬리가 앞장서서 나가자 앞에서 뒤로 길들여진 비늘이 뒤로 꺾이는 고통을 받았지만, 뱀 꼬리는 신이 나서 이리저리 헤매다가 땅꾼이 지펴놓은 불구덩이에 빠져 뱀은 타죽고 말았다.



우화는 지배와 피지배 간의 갈등, 노사갈등, 민중과 엘리트 간의 갈등을 연상시키지만 순리를 외면하면 안정과 평화를 잃는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순리는 상식적인 이치이자 순차적인 절차, 마땅히 해야 할 도리다. 우리는 욕망 때문에 무리하고 서두르다가 화를 입는다. 꿈으로 정비된 욕망은 힘을 주고, 제어된 욕망은 진보하게 하며, 상상과 결합한 욕망은 창조를 낳고, 건전한 욕망은 활기를 주지만, 욕망이 나를 운전하면 순리를 따르는 정제된 감각이 사라지고, 불만과 불안을 키우고 고통을 창출한다.



순리의 진리를 아는 사람은 세상은 정해진 이치대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기에 무리하게 서두르지 않고, 의미 없이 존재하는 일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고난이 닥쳐도 화를 내거나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며, 꽃이 열매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기에 기다릴 줄 안다. 순리를 존중하는 사람은 지난 과거는 한 점에 불가하다는 것을 알기에 지난 일에 미련 떨지 않고, 아닌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멈출 줄 안다. 순리대로 사는 길을 찾아보자.



자연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 봄꽃은 동백, 유채, 산수유, 생강, 개나리, 진달래, 매화, 민들레, 장미, 모란 순서로 피면서 질서의 도를 알려준다. 가끔 주책없는 개나리가 따뜻한 겨울에 피기도 하지만, 대다수 꽃들은 정해진 프로그램을 따른다. 꽃이 자연의 순서를 따르면서 욕심 없이 살아가듯, 우리도 마음(진리) 바탕을 자연 법칙에 두면 안정을 취할 수 있다. 자연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사유하고, 교감하면 시비에 말리지 않고 자연스럽다. 순리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몸과 마음, 선과 악, 자아와 비아, 영혼과 욕망(慾望)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안다.



포용하라. 세상은 완벽하지 못하고 완전한 존재도 없다. 다리가 길면 날개는 짧다.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면 바다처럼 포용해야 한다. 바다는 모든 것을 받아(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바다) 들이기 때문에 바다다. 바다는 강물, 하수구 물, 심지어는 똥물도 받아 들여 정화(淨化)한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내치거나, 자기 아집에 갇혀 욕심을 부리면 갈등과 싸움이 생긴다. 양보와 희생으로 포용하면 다툼이 줄지만, 나의 것을 주장하면 복잡하고 피곤하고 불행하다. 서로의 행복을 위해 높고 빠른 성과보다 순리를 따르고, 포용해야 한다. 순리의 눈으로 보면 미움과 사랑은 다르게 보일 뿐이지 상대를 향한 관심의 에너지는 같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욕망의 에너지를 평화 에너지로 바꾸자. 욕망은 두 얼굴의 기운이다. 욕망은 꿈을 생산하지만 이성의 지배를 벗어나려는 망나니다. 욕망은 자기 살을 자기가 잡아먹는 굶주린 문어이며, 한 가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해코지하는 고양이다. 욕망이 잠들지 못하면 지저분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순간 쾌락에 빠지고, 욕망의 바이러스에 걸려 무모한 짓을 하고, 때로는 쉽고 높은 곳만 찾다가 평화를 잃는다. 원초적 프로그램인 욕망은 강제로 퇴치할 수도 없고, 욕망의 목에 이성의 방울을 달 수 없다.



세상에 기여하려는 욕망은 나를 거대한 존재로 만들고, 나에게만 갇혀 있는 욕망은 작고 추해져서 일을 그르치고, 친구마저 잃게 한다. 쓰레기를 더 썩혀서 메탄가스를 얻듯, 욕망의 본성을 인정하고 욕망의 코드를 열정으로 전환시키면 자기 일에 매진하게 하며, 욕망이 가치생산 쪽으로 방향을 틀면 사랑과 나눔에도 관심을 갖게 하며, 자기중심의 욕망을 분해하면 자신을 고결하게 만들어 매력과 감동을 생산한다. 욕망은 운전하기 나름이다. 욕망의 불꽃을 좋은 일에 태우면 순리를 따르게 되고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한다. 순리의 눈으로 보면 욕망은 키우고 억제할 대상이 아니라 에너지를 행복과 평화의 쪽을 향하도록 조정할 대상이다.

- 감사합니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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