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혁명을 위하여!

입력 2011-11-12 08:35 수정 2011-11-13 18:52


자아 혁명을 위하여!



작은 일에도 만족을 느끼려는 자아여!
불안과 불행은 만족할 줄 모르는 병리 현상이 아니냐?
나의 기준으로 서운해 하지 말고, 잔소리와 타박에 자존심 상하지 마소.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만족하고, 넘치면 넘치는 대로 만족하리.
역경을 이긴 만큼 강해지고, 만족한 만큼 에너지가 모이는 법.
부족감에 떠는 작은 자아를 눈물로도 만족을 제조하고 큰 자기로 혁명하리.

부족할수록 더 비워서 평온을 찾는 자아여!
세상은 서로가 아픔을 주고받는 불완전 무대가 아니겠는가?
남에게 무엇을 기대하지 말고, 부족하다고 칭얼거리지 마소.
꼭 필요한 말이라도 가려서 하고, 침묵속의 큰 소리를 들으리.
빽빽한 숲에서도 빛을 쫓는 나무가 생존하는 법,
자주 실망하는 약한 자아를 불리할수록 노력하는 강한 자기로 혁명하자.

만족과 수용으로 세상의 에너지를 얻으려는 자아여!
행복은 부족감을 버리는 작업이 아니더냐?
작은 일로 화내지 말고, 이익 때문에 싸우지 마소.
현재는 내가 지은 업보, 있는 그대의 현재를 받아들이리.
과거는 한 점에 불가한 기억의 공간,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법,
작은 일에 집착하는 자아를 큰일을 위해 열정을 쏟는 자기로 혁명하리.

................



만족을 모르면 심신은 고달프고 추해진다는 것을 깨닫기 까지는 많은 세월이 흘렀다. 나이 50을 넘기고서야 결과에 만족할 때 평온하다는 것을 알았다. 무엇이 부족하여 불행했던 것이 아니라 만족할 줄 몰라서 불행했던 것이다. 부족감(결핍감)은 성장과 발전의 동력이 되지만 마음의 평정을 깨트려 다툼과 고민을 만든다. 부족감은 지금의 상태를 미완성의 상태로 인식하게 하는 불완전 동사라면, 만족은 지금의 상태를 온전하고 아름답게 보는 완전 동사다. 우리 주변에는 부족하게 살지만 행복한 사람들도 많고, 반대로 남들이 볼 때 부족한 것이 전혀 없을 것 같은 분들이 자살하는 사례를 보면서, 만족과 불만족의 차이가 사람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대청소를 하기 위해 열어둔 문으로 센바람이 들어와 아끼던 난초 화분을 깨트렸다. 난감했다. 집을 잃은 난초는 옆으로 누워서 전혀 내색을 못했지만 나의 기분은 우울했다. 달라진 것은 화분이 깨진 것뿐인데, 마음은 엉망이 되고 즐거웠던 기분이 사라졌다. 갖다 버리고 싶은 심정을 억누르고, 깨진 화분을 수습하고 새로운 화분에 난초를 심고 모양새를 바로 잡자, 뭔가 부족했지만 더 아름답게 보였다. 마음의 기준만 낮추면 부족해도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족감은 어떤 상태나 결과를 흡족하게 받아들이는 심리상태다. 만족은 현재의 결과를 매듭짓고 가볍게 앞으로 나가게 하지만, 부족감은 서두르고 안달하게 만들어 가능성과 잠재력을 파괴하고, 걱정과 근심을 키워서 즐거움을 잃게 한다. 만족감은 평화와 행복을 느끼게 하는 덕목인데 쉽게 만족을 못 느끼는 이유는 만족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뇌가 의도적으로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불행을 겪은 뒤에 지나간 날들이 행복했음을 아는 것은 만족불감증이며, 전교 1등을 하고도 실수로 틀린 문제 때문에 불만인 학생, 백억 자산을 갖고도 천억 자산을 채우려고 만족을 못하는 부자는 만족 기준이 높아서 만족할 수 없는 만족미달증이며, 상대의 반응이 시큰둥하여 자기만족을 잃는 경우는 상대에 의한 만족상실증이다.



만족감을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는 만족은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를 꿈꾸고 상승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차를 사면 기사를 두고 싶고, 회사의 임원이 되면 최고 경영자가 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만족은 보다 나은 상태, 끝없이 높은 곳을 지향한다. 만족감을 채우지 못하면 허탈감을 느끼게 된다. 만족은 행복과 직결이 되고, 물질과 정신의 만족, 절대 만족과 상대적 만족, 만족이 생기는 두뇌 시스템 등 만족의 영역은 방대하다. 자세히 살필 여력도 없다. 확실한 것은 만족할 줄 모르면 작고 좁은 인간을 만들어 행복은 없다는 것이다. 생각의 탈바꿈, 신중한 행동,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 만족할 줄 아는 것은 자아혁명의 일번지다.



행복은 만족할 줄 아는 기술이다. 천문학적인 자산을 소유하고도 만족하지 못해 치열하지만 외로운 자산가를 보았다. 살면서 ‘아직도 부족하다. 조금만 더’라는 부족감이 개입하면 행복은 없었다. 부족감은 여러 형태로 존재한다. 무엇을 잃어버렸다는 상실감,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박탈감, 조직으로부터 분리되었다는 외로움 등은 다 부족감이다. 부족감에 더 채우고, 더 세련되고, 더 높아지려고만 하면 행복이 앉을 의자는 없다. 부족해도 ‘이만하면 다행이다.’가 결합되면 행복을 느낀다. 부족감은 생각의 힘만으로 바뀌지 않는다. 현재에 만족하는 여유로 자아 혁명을 해야 한다.



현재의 부족을 기회로 삼자. 완벽한 그림보다 균형을 깨트린 그림이 더 감동을 주고, 부족하지만 진솔할 때 더 매력을 주는 것 같다. 살면서 무엇이 가득차서 즐거웠던 일보다 부족한 상태를 노력으로 극복하여 즐거웠던 일들이 많았다. 행운 때문에 웃었던 시간보다도 악조건을 이기고 웃었던 적이 더 많았고, 결핍감을 느끼면서 노력할 때 더 발전했던 것 같다. 현재가 부족한 것은 더 행복할 수 있는 기회다. 길이 없어서 내가 못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 않기에 나의 길이 사라진 것이다. 자기를 인식하는 자기실체의 소프트웨어인 자아의 뿌리에 ‘부족은 새로운 기회, 모든 결과에 만족한다.’라는 각성의 세포부터 심자. 자아 혁명의 기초다.





부족해도 이해하고 감성으로 거두자. 기준도 없는 부족감에 끌려가면 자아는 영원히 자기 모습을 찾지 못하고, 비교의식에 잡히면 자기를 더 부족하게 만들고, 부족의식과 열등의식이 만나면 구제불능 상태가 된다. 비교의 말뚝에 묶이면 자기 존엄성을 잃고 스스로 위대한 허깨비가 되고, 자기기준에 묶이면 있는 대로 보지 못하고 자기 기준과 다르면 거부하고, 기분 나쁜 일에 잡히면 이성을 잃는다. 부족할수록 이해하고 거두는 감성이 풍부해지면 아침 햇살을 보면서 살아 있음에 가슴이 뛰고, 기어가는 개미를 보면서도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이해하고 보듬는 감성은 자아 혁명의 전사다.





의지로 만족하는 훈련을 하자. 뇌가 만족을 느낄 때까지 기다리지 말자. 한쪽으로 치우친 뇌가 어떤 결과를 놓고 흔쾌하게 만족 처분을 내리기는 어렵다. 자기 의지로 만족해야 한다. 자기 기대의 1%만 달성해도 만족하면 기쁨이 되지만, 자기 기대의 99%를 달성하고도 불만이면 수고로웠던 과정은 의미를 잃는다. 조각난 헝겊도 꿰면 보자기가 되듯, 부족하지만 의미를 부여하면 만족이 된다. 모든 결과,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일단 만족하는 훈련을 하자. 마이너스 수익이 나도 ‘누군가는 나로 인해 이익을 보았겠지?’ 생각하면서 만족하고, 진급에 누락해도 ‘나보다 훌륭한 동기가 진급을 했군!’ 하면서 만족하고, 심대한 질병 판정을 받아도 ‘걱정한다고 나을 일이 아니다. 나을 수 있는 방법을 찾자.’ 하면서 일단 위로하면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조건이 좋을 때의 충성과 사랑은 쉽다. 시련이 와도 정지하지 않고 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만족할 수 있는 자세가 자아혁명의 핵심 무기다.

- 감사합니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가상통화의 미래, 어떻게 생각하세요?

  • 현대판 튤립 투기이며 화폐로 인정받지 못할 것 702명 59%
  • 결제·지급 수단으로 인정받아 은행 대체할 것 482명 41%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