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에 대하여!

입력 2011-06-17 18:02 수정 2011-08-02 19:07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는 속담은 삶이 아무리 괴로워도 죽음보다 괴롭지 않다는 뜻이다. <세네카>는 죽음은 굴레를 벗기는 일이면서 존재를 사라지게 한다고 했고, <아우렐리우스>는 죽음은 삶 뒤에 오는 광대한 시간이자 끝없는 공간이다고 했다. 삶과 죽음을 낮과 밤처럼 연결된다고 본 것이다. 삶을 기준으로 보면 죽음은 기분 나쁜 단어다. 괴롭고 힘이 들 때 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부질없고 헛된 일이라는 자기 마취로 고민은 작아지고, 감사할 일은 많아진다. 자기가 만든 상처를 스스로 위로할 수 있다.

삶이여! 당신을 꿈이라 하기엔 너무도 사실적이고, 죽어가는 과정으로 돌리기엔 너무 허무합니다. 삶에는 개근상도 없지만 한 호흡도 놓치지 않고 노동과 꿈으로 엮어 가리다. 어떤 삶이든 삶은 삶으로서 온전한 진행형임을 알고 어제 죽어간 사람이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오늘을 활동하자. 눈이 자기 눈을 볼 수 없는 것처럼, 삶이 삶을 볼 수 없기에 휴식으로 삶을 살피고, 욕심으로 엉킨 타래를 풀고, 진지한 삶으로 죽음의 두려움을 이기자. 세상은 불완전한 존재들의 하모니이기에 서로 맞추어 주고, 아픔을 반복해서 제공하는 이와는 서로의 아름다운 삶을 위해서 이별하리다. 인생 소풍이 고통으로 마무리되어도 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웠다고 노래하자.



죽음이여! 당신은 끝과 시작을 알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다. 죽음은 허무의 끝인지? 새로운 부활의 초대장인지? 알 수 없지만 산 적이 없는 자는 죽음도 없음을 알게 하소서! 배우(俳優)는 죽어도 각본만 있으면 다시 연출할 수 있듯, 영혼만 있으면 다시 산다는 믿음을 갖겠습니다. 인생은 졸업장도 없지만, 몸의 인연이 끝나기 전에 새로운 곳으로 가기 위한 진학원서를 쓰리다. 가수 게임에서 탈락해도 부활의 의지만 있으면 다시 가수로 살아가듯, 삶의 의지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죽음이 삶에게 언제 오냐고 묻기 전에 삶으로 죽음의 공포를 잊으리라. 어둠을 배경으로 별이 빛나듯, 죽음으로 삶을 더 빛나게 하자.



꿈이여! 당신은 삶과 죽음의 혼재이며 실상과 허상의 공존지역입니다. 삶속에 꿈을 꾸는지? 꿈속에 삶을 사는지? 알 수 없지만, 고통을 잊기 위해 꿈을 꾸리다. 꿈에는 우등상도 없지만 최고의 꿈으로 삶이 양식을 삼으리다. 물이 물을 느낄 수 없는 것처럼 꿈인 듯, 생시(生時)처럼 살리다. 꿈이 때로는 삶을 배반할지라도 그 꿈이 삶을 아름답게 했노라고 노래하자. 고통의 인생 짐을 줄이기 위해 이미 죽은 꿈들과 욕심으로 죽어간 꿈들을 버리고, 평화로운 새 꿈을 다시 꾸자.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174명 35%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317명 65%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