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잠자는 행복을 깨워라.

입력 2011-06-15 09:54 수정 2011-07-29 15:56


행동 진화 2. -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자.




















불면증에 이명(耳鳴) 현상(귀에서 매미 소리가 심하게 나는)에 시달렸다. 집중력은 떨어졌고, 신경이 예민해져 한의사를 찾아갔다. 기(氣)가 쇠약해져서 보약을 먹으라고 했고,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진단을 받았더니, 컴퓨터 화면으로 사진을 보여주며, 목젖이 처지면서 수면 중 호흡 곤란을 일으키고, 산소 농도가 떨어져 죽을 수도 있는 심각한 수면 장애라면서 코골이 수술을 받고, 취침 때 산소공급이 원활하도록 160만원 상당의 수면 보조기구를 사용하라고 권했다. 사진을 본 눈 속의 마음은 두려움을 느꼈지만, 모든 것이 마음의 문제라고 인식하는 가슴 속의 마음은 ‘귀 속의 매미소리는 항상 깨어 있으라고 우주에서 날아오는 음악이란다.’ 라고 속삭였다. 가슴 속의 마음을 선택한 뒤로 어떤 치료도 받지 않았다. 이명(耳鳴)은 내 귀속에서 소리를 들려주는 친구가 되었고, 수면도 자연스러웠다. 다 마음이었다.



성자(聖子)들이 남긴 말씀과 행복관련 책들을 읽으면 행복의 방법론은 다르지만, 행복은 마음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마음은 물 위의 수증기처럼 있으면서 없고,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가슴을 진동시키는 내면의 에너지다. 마음은 우주 공간을 다니기도 하지만, 마음에 병이 들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도 없다. 행복은 마음에 있다고 하면서도, 작은 일로도 징징거리고, 행복은 행동으로 만든다는 것을 알면서도, 욕망에 잡히면 추한 행동을 한다. 자기가 최고로 소중한 존재라고 의식하면서도 스스로 만든 스트레스로 이상한 행동을 한다. 가슴의 마음이 육안의 마음에게 지기 때문이다. 아니다. 가슴의 마음이 잠을 자기 때문에 육안의 마음이 현재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마음은 육안이 만든 원초적 마음과 가슴의 마음으로 구분된다. 육안의 마음은 자기중심으로 두려움과 걱정을 만들고, 이익 중심으로 상대를 구분하고 미워한다. 시련이 오면 육안의 마음은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오지, 난 잘못도 없는데․․․.’라고 이미 와버린 결과를 놓고 불평하지만, 가슴의 마음은 ‘시련은 발전할 기회다. 시련을 통해 영광을 찾자.’ 라고 수용한다. 육안의 마음이 편리한 생존의 길과 지배를 생각할 때, 가슴의 마음은 준비와 노력을 구상하고 감사함을 먼저 생각한다. 가슴의 마음이 우리가 말하는 영혼이 아닐까?



영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영혼은 신과의 통로이며, 죽지 않는 혼의 결정체, 우주에서 나를 나로 구분하는 바코드라고 생각했었다. 기지개를 켜거나, 목 운동을 하면 나의 몸 주위로 빛의 오로라(작은 물방울 크기의 빛살)가 생기는 현상을 영혼의 움직임이라고 생각했다. 중심을 잃고 방황을 할 때 깊은 산속에 올라가 영혼의 소리를 듣고자 했다. 물리적인 영혼의 소리는 들을 수 없었고, ‘어둠 속에서 빛을 보게 하고, 깊은 좌절에 빠졌을 때 용기를 주고, 아닌 것은 아니다.’ 라고 말하는 내면의 소리를 들었다. 강하고 바른 내면의 소리가 내게는 영혼이었다.



옛 성현들이 “하루에 세 번씩 반성하라”고 했듯, 힘이 들수록 나의 마음을 관찰하고 돌아보아야 한다. <내가 상처받는 이유는? 독선과 아집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지? 이익 때문에 비굴한 적은 없는지? 나의 마음이 내 몸과 마음을 황폐하게 하지는 않는지? 등> 스스로 물음을 던지고 ‘아, 이거야!’ 하는 순간에 가슴의 마음은 영혼으로 성장한다.

원초적 마음이여! 너는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 미숙아이며, 술에 취해 술에 취한 사실도 모르는 주정뱅이다. 너는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남까지 우울하게 하는 프로다. 화난 물줄기가 농토를 범하는 것은 자연의 원초적 본능이라면, 자기 생각대로 말을 만들고 나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본성이다. 검은 돌에 흰 페인트를 칠한다고 흰 돌이 될 수 없음을 알고, 마음이 가고자 하는 대로 몸도 따라가게 하소서! 어두운 길에서 모난 돌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마음을 원망하지 않으리라. 원초적 마음에 영혼의 빛살 찾아와 바른 길 잡아주길 노래하리다.



영혼이여! 당신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그 무엇입니다. 영혼의 존재를 알면서도 힘이 들 때 영혼이 위력을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영혼을 의심하고 거부했습니다. 영혼은 나를 흔들고 깨웠지만, 믿음보다 요령을 먼저 배운 나는 영혼의 거동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오만한 가슴은 영혼을 비린내 나는 언어로 해석하면서 나는 당신과 남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야생화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면서 내안에도 영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영혼을 주신 어머니께 감사드리고, 삶의 전쟁터로 출전하였습니다. 사방은 온통 문제의 적이었고 고난의 장벽에 부딪혀 물러서려고 할 때 당신은 빛으로 오셔서 앞으로 나가라고 하였습니다.



산자여! 당신은 살아 있음이 다행이면서 살아 있음이 버거운 자입니다. 고난을 원망할수록 짐이 더 무거워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영성으로 털고 깨어나지 못해서 어리석고 무딘 욕심만 늘어갔습니다. 비우고, 감사할수록 삶이 가볍고 즐겁다는 것을 알고 영혼과 교신하는 고성능 안테나를 달게 하소서! 풀 한 포기도 애틋하게 대하며, 이야기 속의 영웅처럼 영혼을 찾아가리다. 살고 있고 벅차게 살아갈 우리들이여, 가다가 지치면 순하고 진한 본성의 비단길을 펼쳐서 영혼이 찾아오게 하자.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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