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인생 홍어회 요리법

입력 2011-06-07 14:02 수정 2011-07-27 09:04





인생에는 보기 좋고 맛도 좋은 참치 같은 인생이 있고,
볼품은 없어도 영영가가 높고 육향(肉香)이 있는 광어 같은 인생도 있고,
오래 삭혀도 역한 냄새가 나는 홍어 같은 인생도 있습니다.


1) 역한 냄새나는 홍어 같은 인생을 맛있고 행복하게 요리하려면
   일단 맑은 정신으로 깨끗이 씻고,
   결단(決斷)의 도마 위에 삭힌 홍어를 놓고,
  단절의 칼로 순수한 살과 욕심의 내장을 분리하고,
  살은 회감으로 사용하고, 내장과 껍질은 별도로 모아서 탕을 준비한다.

2) 홍어의 결을 보고 결의 반대 방향으로
   (반대로 세상을 보는 지혜의 눈으로) 4~5cm 길이로 썬 다음,
   시련을 삭히는 인생 식초에 담가 두어 미련의 물기를 제거한다.

3) 무관심한 무와 까고 까도 잡히지 않는 불행의 양파를 채를 썰어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소금에 절여 아픔의 물기를 털어낸다.

4) 오래된 오이를 골라서 길게 어슷어슷하게 썰고,
   ‘나는 최고’라는 자부심의 소금에 절여서, 실패의 쓴맛을 우려낸다.

5) 배를 굵직하게 채 썰어 놓고, 미숙과 미완의 인생 미나리 잎을 떼고,
   깨끗이 다듬고 씻어서, 5~6cm 길이로 썰어 놓는다.

6) 역한 냄새를 중화시키는 양념을 준비한다.
   고통을 화끈거리게 하는 고춧가루, 아린 마음을 풀어주는 다진 마늘,
   간절한 꿈을 상기시키는 간장, 식상한 패배감을 잊게 하는 식초,
   쓴 맛을 중화시키는 기쁨의 설탕과 즐거움의 참기름을 넣고,
   골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7) 큰 인생 그릇에 홍어와 양념장을 1: 3의 비율로 넣고,
   물기를 제거한 무ㆍ양파ㆍ오이ㆍ배ㆍ미나리 채 썬 것을 넣어
   간이 배도록 골고루 무친다.

8) 수용과 포용의 접시에 상스러운 상추를 깔고 홍어회를 담고,
   눈으로 맛을 느끼게 하는 통찰의 통깨와 향기의 잣을 뿌린다.

9) 탕까지 완성되면 홍어회와 고춧가루 섞인 굵은 막소금을
   행복한 밥상에 올리고,홍어회는 막소금으로 찍어 먹는다.

10) 인생 홍어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안일의 기름기를 뺀 돼지수육에
     털털한 인생 막걸리를 곁들이면 더욱 좋습니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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