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전용쿠킹클래스, 당신은 요리하는 남자인가?

입력 2011-10-25 06:18 수정 2011-10-25 14:35
요리 하는 남자들이 주목받은건 희소성 때문이었다. 로맨틱해보이는데다 더 자상해보여서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다. 그런데 최근들어 점점 늘고있다. 그것도 구애의 목적을 가진 요리가 아닌 좀더 생활의 목적으로 바뀌는 경우도 많아졌다. 요리의 기본을 넘어 제대로 배우려는 이들도 늘어간다.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체나 백화점 문화센터, 식품회사나 요리학원 등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남성전용 요리교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샘표식품에서 운영하는 요리교실에는 남녀 구분 없이 운영되었는데 남성수강생들이 꾸준히 늘면서 2010년부터는 아예 남자들만 참여할 수 있는 남성전용 요리교실을 운영하게 되어다. 그것도 운영 4개월 만에 강좌수를 두배로 확대할 정도다. 한식 중심이던 메뉴가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해져서 이탈리아 요리인 파스타는 기본이고 다양한 나라의 전통요리까지도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이곳의 남성수강생 숫자도 몇 년 사이 두배로 늘었다고 하고, 남성 수강생의 숫자만 늘어난 게 아니라 연령대도 높아졌는데, 수강생의 절반은 40대 이상의 중년 남성이라고 한다. 심지어 60대 이상의 남성도 온다고 하니, 이제 더 이상 요리하는 남자가 2030 젊은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셈이다.

식품회사의 남성 전용 요리교실은 신청자가 몰려 3:1의 경쟁율까지 보였다. 남성 전용 요리강좌 중 평일 저녁이나 토요일 등 직장인들이 참여하기 좋은 시간대에선 경쟁률이 꽤 높은 곳도 많다. 심지어 농촌지역에선 농번기에 남자들도 직접 요리를 해먹을 수 있도록 하는 강좌를 만들 정도이니, 전국적으로 얼마나 확대되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한 백화점 문화센터에선 현재 운영중인 전국 110개 여름학기 요리강좌 가운데 남성수강생이 있는 강좌 비중이 17%로 지난해 같은 학기의 11%보다 6% 포인트나 늘었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의 경우 2011년 상반기 기준으로 요리 강좌의 남성 수강생 비율이 22%다. 남성전용이 아닌 경우, 초보 요리강좌에 남자들이 많이 몰리는 편다. 특히 가족을 위해 요리를 배우는 중년 남성의 약진이 최근에 더욱 두드러지는 중이다.

요리를 배우는 남자들의 이유도 여러 가지인데, 기혼남성의 경우는 실제로 맞벌이를 하면서 요리의 필요성을 절감하거나 아내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라는 답이 많았으며, 노후에 혼자되었을 때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도 요리는 기본적으로 배워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경우도 많았다. 반면, 미혼남성의 경우에는 결혼을 하더라도 맞벌이를 할 것이기에 간단한 요리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나 평소 요리에 관심이 있었다거나 여자 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는 답이 많았다. 젊은 남자에겐 요리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큰 반면, 나이든 남자일수록 요리를 해야만 하는 필요성 때문에 오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셈이다

사실, 남자에게 요리는 아내를 비롯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표현할 도구이기도 하면서, 생존을 위한 기본적 기술이다. 최소한 미역국 정도라도 끓일 줄 알아야 아내나 가족의 생일에 손수 밥상이라도 챙겨줄 수 있는 것이니까. 그리고, 맞벌이를 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더 이상 가사는 기계적으로 분담할게 아니라 모든 가사일을 남녀가 모두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된 것도 요리하는 남자를 확대시켰다. 사실 남자의 요리 트렌드는 한국에서만 보자면 맞벌이나 핵가족,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문화적 변화가 만들어낸 트렌드인 셈이다.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www.digitalcreator.co.kr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에서 연구와 저술, 컨설팅, 강연/워크샵 등 지식정보 기반형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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