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전문 변호사의 몰락?

입력 2011-10-18 07:48 수정 2011-10-19 07:34
현재 변호사들의 매력적인 밥그릇 중 하나는 이혼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 쉽지 않다. 기업을 상대하는 대형로펌을 제하고선 대개 변호사들에겐 가장 짭짤하면서 고정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일거리이기 때문이다. 간통을 법적으로 따지는 몇 안되는 나라인데, 이것을 법적 테두리에서 없앤다면 그 손실은 변호사업계로 가게 될 것이기에 지속적으로 시도되던 간통죄 폐지가 계속 가로막힌다는 얘기는 단순한 음모론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밥그릇 지키기 의지와 관계없이 미래엔 간통죄도 폐지될 것이고, 이혼소송도 꽤 줄어들 소지가 높다. 이혼이 줄어드는게 아니라 오히려 더 늘어남에도 변호사를 내세운 이혼소송은 반대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혼이 아주 일상적인 일이라 감정싸움도 없고 서로 주고받을것 나누는 간단한 협의로 이뤄질 것이기에, 굳이 법정까지 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애는 더 열성적으로 많이 누릴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에서 더 많은 짝짓기가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소셜데이팅으론 더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이성교제 기회를 제공한다. 이렇게 사귄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은 그냥 자유연애다. 좀더 긴밀해지고 함께 살고싶다는 생각에서 선택하는 것은 결혼이 아니라 동거일 소지가 높다. 굳이 법적인 테두리에서의 관계맺음이 아니라 두사람의 개인적이고 긴밀한 관계맺음을 선호하는 것은 더 쉽게 맺어지고 더 쉽게 헤어지는 편리함 때문이기도 하다.

2010년 기준으로 미국은 이혼율이 49.5%에 이르는 세계 최고의 이혼율 국가다. 놀라운 것은 미국은 혼인율도 세계 최고수준인데 무려 90%에 이른다. <사이콜로지 투데이> 2011년 2월 15일자에 나온 미국인들의 이혼비율을 보면 25년사이 5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바꿔말하면 쉽게 하고 쉽게 헤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그들이 헤프고 경박한게 아니라 오히려 결혼제도를 대하는 태도가 더 자유롭고 결혼에 대한 강박증이 덜하다고 볼 수도 있다. 결혼과 이혼 자체가 우리처럼 아주 무겁고 신중하고 복잡한 일이 그들에겐 아니라는 의미다. 사실 뭐든 무겁고 복잡할 수록 그것을 둘러싼 문제만 더 많은 법이다. 결혼을 개인의 영역이면서 가족의 영역으로 보고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들에겐 쉬운 결혼과 쉬운 이혼이란게 받아들여지지 않겠지만, 결혼을 개인의 영역으로만 보는 이들에겐 오히려 제도로서의 결혼보단 동거가 훨씬 합리적이다.

혼인율은 대부분 유럽국가는 50% 수준이고, 영국, 벨기에, 독일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60%대 수준이다. 핀란드, 스웨덴 등은 40% 대로 유럽평균에선 낮은 국가들이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은 50% 대이다. 아직 한국에선 결혼을 필수로 여기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일본보단 높긴하지만 서서히 50%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2020년 쯤되면 어떨까? 전세계적으로 혼인율은 더 급격히 떨어질 것이다. 지금 수준의 반토막이 된다고 해도 놀랄것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20대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조사에서 결혼을 필수로 여기는 이들은 남자가 여자에 비해 다소 높긴하지만 평균으로 보면 30% 수준에 머문다. 지금 혼인율의 반토막 정도이니 향후 십년이내에 실제 혼인율이 급격히 떨어져도 이상할게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결혼이란 제도가 보편성에서 벗어나게 되고, 결국 소멸하거나 희소하게 남아있는 과거의 잔재가 될 날도 올 수 있다. 기존의 결혼제도와 가족관을 신봉하는 이들에겐 다소 충격일 수 있겠지만, 이런 흐름은 일부가 일부러 조장하기도 어려울 만큼 거센 흐름이고 진행형이다.

잡지 <디플로마시>는 2005년에 흥미로운 예측을 하나 실었다. 2040년엔 결혼 제도가 사라지고 남녀는 3명의 느슨한 파트너와 관계를 가질거라는 것이다. 좋은 DNA를 가진 상대와 아이를 낳고, 사랑은 몸과 마음이 끌리는 사람과 하고, 생활은 가사를 분담하고 서로를 돌봐주기 좋은 사람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혼자 살면 외로우니깐 이성이건 동성이건 룸메이트를 두고 살면서 이성교제도 하고, 아이는 이성교제자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좋은 유전자를 가진 상대와 낳아서 그 아이는 국가가 육아를 책임지게 되는 미래를 상상해보라. 공상이 아니라 현실가능한 미래의 모습임을 간과하지 말자.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www.digitalcreator.co.kr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에서 연구와 저술, 컨설팅, 강연/워크샵 등 지식정보 기반형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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