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공격하면 마음의 문을 열어주라.

입력 2011-03-18 08:03 수정 2011-07-29 10:00


습관 진화 3. 여유 - 바쁠수록 여유를 갖자.




















우리는 마음을 생산하고 파괴하는 마음의 공장장이다. 밝고 맑은 기운, 사랑과 기쁨의 에너지를 마음의 원자로에 공급하면 행복을 만들지만, 부정적이고 기분 나쁜 자극을 제공하면 미움과 화, 분노와 우울한 기운을 만든다. 우리는 고대 사냥꾼의 불안의식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인지, 사소한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주 열을 받는다. 동료의 무성의한 악수를 받아도 예민해지고, 상관의 무심한 답례에도 불안을 느끼고, 특히 자기와 관련된 나쁜 소문에는 경기(驚氣)를 일으킨다. 여유를 가지면 거미줄로 바람을 잡을 수 있지만, 여유가 없으면 저인망으로도 불가사리만 잡는다.



마음의 원자로는 가동 기술에 따라 상이한 에너지를 만든다. 순차적인 스위치를 누르면 고통도 기쁨으로 만들지만, 조급한 스위치를 누르면 감사함도 화(火)로 바꾼다. 마음의 원자로는 자주 열을 받는다. 자아가 상대로부터 공격을 받는 것이 원인이지만, 마음이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열을 받는다고 맞상대 하면 더 많은 열을 받고,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받은 화를 강아지에게 분풀이하듯, 엉뚱한 상대에게 화를 내면 추해진다.



제갈량의 공성(空城)계는 화를 조절하는 지혜를 제공한다. 삼국지 촉지 제갈량전에 보면, 제갈량은 조조 군을 공격하기 위해 대장군 위연을 양평에 파견하여 성(城)은 거의 비어 있는데, 사마의가 이끄는 조조의 대군이 몰려온다는 소식을 듣고 성문을 열어둔다. 사마의는 성안에 복병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면서 성을 공격하지 못하고 철수한다. 제갈량은 지혜 하나로 성을 지켰다.



자기를 초라하게 만드는 예민함을 죽이자. 예민함은 천성적인 것도 있지만, 나의 작은 눈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나의 작은 눈은 작은 일에도 손해를 볼까봐 고민하고, 자기의 모순에는 눈을 감는다. 나의 눈이 아닌 세상의 눈으로 관찰하지 못하면 대범하지 못하고 예민해진다. 우리를 예민하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가 생존 경쟁에서 착하게 굴면 당한다는 후천적 학습 때문이다. 자기 의도와 반대로 가는 현상을 목격하거나 손실을 입으면 예민하게 대응한다. 어쩌면 인간의 방어 본성이다. 예민함은 순발력 있게 대응하여 조기에 악의의 불을 끄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평화와 안전을 갈구하는 정신을 교란시키고, 자유롭고 싶은 마음의 고리를 끊고, 자기 주관적 잣대로 불같이 화를 내게 만들고, 병적인 행동으로 자기를 초라하고 가벼운 존재로 추락시킨다. 명심하자. 나에게 예민함과 화가 남아 있으면 행복과 사람이 절대로 다가오지 않는다.



마음의 출입자를 감시하자. 무수한 마음들이 생기고 입장한다. 부정적 생각, 의심, 기분 나쁜 마음이 입장하면 불안과 두려움의 인계철선을 건드려 화(火)가 폭발하게 한다. 센스 있고 무게 있는 화는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자기를 방어하는 카리스마가 되고, 불의에 대한 화는 태풍처럼 정화(淨化) 기능을 하지만, 지나친 화는 자신의 심장을 태우고, 마음을 찌그러뜨리며, 가까운 사람도 쫓고, 혈육의 정마저 끊어지게 한다. 화는 일단 발화되면 진화(鎭火)하기 어려운 불기운이므로 부정적인 생각 자체를 출입시키지 말아야 한다. 마음 안에서 잠자고 있는 연민과 동정의 기운은 최대한 밖으로 내 보내서 싸움을 말려야 한다. 나쁜 마음은 출입을 금지시키고, 선한 마음은 자주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화가 나면 마음의 안전거리를 두자. 화가 치밀면 먼저 항복해라. 누가 실없이 태클을 걸고, 사실과 다른 말을 하고, 부당한 요구를 하면, 심호흡을 하고 일단 한 박자 쉬자. 3초를 참으면 분노에서 진정으로, 미움에서 연민으로 바뀐다. 품위 있게 대응하려면 생각과 행동의 여유를 벌어주는 마음의 여백 장치가 필요하다. 마음의 여백이 생기면 가벼운 농담 정도는 상대가 나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유리하게 해석하고, 참기 어려운 인격 침해도 화로 대응하지 않고, 한 박자 쉬었다가, ‘이런 행위는 불편하다.’고 지적한다. 예민함을 치유하는 약은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의 침을 놓고, 뭔가 보호받고 있다는 종교적인 울타리 의식을 갖고, 충격을 흡수하는 스펀지 같은 수용성 마음(무시, 무관심, 흡수, 포용, 받아들임)을 취해야 한다. 상대의 뾰족한 도전을 무시하고 받아들이면 싸움이 사라지고, 참는 자가 이긴다. 나에게 힘이 없고 대세가 아닐 때는 무시하고 기다려야 한다.



바쁠수록 여유를 갖고 한 박자 쉬자. 웰빙과 느림보 운동은 모두 여유를 찾자는 운동이다. 현대인은 바빠서 여유(餘裕)가 없는 것이 아니라, 여유로운 마음이 없어 바쁘다. 열심히 부지런하게 산다고 행복하지 않다. 여유는 모난 상대에게도 맞추어 주면서 조화를 이루려는 마음 씀씀이며, 여유는 차분한 행동을 하게하는 마음의 안정제이며, 한 박자 쉬면서 주변과 반대편을 보는 습관이며, 욕심의 강도를 조절하는 절제력이며, 느리게 가더라도 바로 가려는 심성이며, 큰 것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는 인생 전략이다. 여유는 신중하면서도 무게 있는 나를 창조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부드럽고 차분하게 대응하여 행복을 만든다.



한 박자 쉰다고 시간이 멈추지 않고, 빨리 간다고 일이 종료되지 않는다. 빠른 놈은 또 다른 일을 맡아야 한다. 인류의 고등 가치관인 희생과 봉사, 배려와 관심, 사랑과 정, 인간존엄성 문화는 다 여유에서 생긴 것들이다. 여유 있는 사람이 행복한 이유는 스스로를 안정시켜 실수가 적고, 상대를 진정으로 위해주고 편하게 하며, 상대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 주면서 감동과 호감을 주기 때문이다. 여유는 생각을 크게 만들고 행동의 실수를 줄여서 삶을 안정시킨다. 여유는 절제로 자신을 진중하게 만들고, 나와 다른 생각도 존중하며, 타인의 장점을 인정하고, 상대에게 맞추려고 한다. 여유는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경솔하지 않고, 요행을 바라지 않고 준비하고 노력하며, 최선을 다한 뒤에 최상을 기대한다. 천천히 가더라도 일을 알차게 하는 것이 삶이 즐겁다.



마음의 여백을 챙기자. 행복하려면 자기를 돌아보면서 모순까지 흡수할 수 있는 마음의 여백을 만들어야 한다. 여유는 마음을 정비하고, 거둘 것은 거두고, 다듬고 기다렸다가 최상의 행동을 하게 한다. 3초만 참는 여유만 있어도 살인을 면한다고 한다. 지나간 아쉬웠던 일들과 현재 불행은 거의 다 여유 부족으로 생겼다. 여유 부족은 눈앞의 이익에 쫓겨 생체 리듬을 잃게 하고, 전장에서 싸우는 전사처럼 긴장된 생활을 만들고, 뛸수록 고통을 만든다. 여유 부족은 누울 자리도 안 보고 다리를 뻗게 하여 아픔을 만든다. 행복과 불행은 호흡하는 순간에 있다. 여유를 갖고 심호흡 한 번 하면 미움도 분노도 자기를 해친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마음의 여백을 가지면 우주의 공간도 품을 수 있지만, 여유 없이 내 지르면 바늘 하나도 세울 자리가 없다.



여유로 마음의 품위를 지키자. 행복을 찾아가는 인생 사업은 서두르고 욕심을 부린다고 되는 작은 사업이 아니다. 인생 사업은 생각과 행동에 따라 큰 사업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큰 발자취를 남긴 위인들은 결정적 순간에 여유를 갖고 신중하면서도 넉넉한 행동을 했다. 여유는 생각의 여백에서 태어나 품위 있는 행동을 만들고, 정서를 안정시켜 웃음과 행복을 만든다. 생각에 여유가 있으면 관찰과 통찰로 보이지 않는 것도 보려고 하며, 현재의 악조건을 진보의 발판으로 삼고, 해코지하는 대상도 포용하고 용서하며, 남에게 웃음과 신바람을 주는 사람으로 발전한다. 여유는 인품의 향기를 풍기고 사람을 매료시킨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지닌 세계적인 프로라도 여유가 만든 품위가 없으면 행복과 사람을 잃는다.



절제로 여유를 보강하자. 생각과 행동이 단짝이듯, 여유와 절제는 짝이다. 여유를 부리고 싶어도 절제력이 없으면 본색이 드러난다. 절제력은 여유를 유지하는 힘이다. 여유 있게 시작을 하더라도 결과물이 작고, 어려움에 처하면 허둥거리고, 일이 반대로 가면 짜증을 부린다. 삼천포로 빠지는 꼴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일단 수용하더라도 절제력이 없으면 뒷감당을 못한다. 욕망이 추파를 던지고 상대가 깐족거리며 여유는 사라지고 본성을 발휘한다. 여유와 절제가 없으면 이성보다 욕망의 창이 먼저 나가서 산만한 일을 저지르고, 계산의식의 방패를 앞세워 마땅히 할 일도 주저하며, 생각할 겨를도 없이 즉각 반응하여 실수를 한다. 여유 없는 생활이 반복되면 자기중심에 빠져, 음지와 양지를 동시에 보는 마음의 눈이 멀고, 조급한 행동으로 실수가 많고, 불안과 자존심이 합선되어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여유(餘裕)여! 당신은 우주를 담는 마음의 공간이며, 홀로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야생초의 초연함입니다. 숨을 쉬는 일 외에는 서두를 일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3초의 여유 부족으로 30년을 잃기도 하고, 3분도 기다리지 못해 생명을 잃기도 합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논리와 분석은 자기주장을 위한 계산된 무기라는 것을 알게 하소서! 누가 부당하게 공격하면 맞서 싸우지 않고, 마음의 문을 열고, '네. 그렇군요.' 라고 인정해 주자. 여유를 찾는 우리들이여, 시간 속에 일을 끝내려고 하지 말고, 시간이 일을 따르게 하자. 마음의 멍석을 펼쳐서 온갖 악질들도 한 판 놀라고 청을 하자.



여백(餘白)이여! 당신은 하늘처럼 넉넉한 물리적 공간이며, 좋은 것만 바라보는 마음의 공간입니다. 한국화는 선과 색도 없이 그냥 비워 두는 의 여백이 있어 보기가 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늘 하나도 세울 마음의 여백이 없어서 쫓기고 쪼들리는 짓을 했고, 간섭하고, 통제하고, 경계의 울타리를 치려다가 그 울타리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어둠은 빛이 없는 상태임을 알고, 찌그러진 마음을 빛으로 펴자. 컴퓨터의 휴지통 비우기처럼 비워서 기능을 보장하고, 미움이 생기면 한 구석이라도 어여쁜 모습을 보려고 하자. 죽어서 반 평이면 족할 공간 때문에 소유로 허덕이지 말고, 비워서 더 큰 마음을 노래하자. 여백을 찾는 인생이여, 누가 허리를 공격한다면 목마저 내 주는 배짱을 갖자. 무조건 기뻐할 수 있는 여백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



대담(大膽)함이여! 당신은 칼 날 위에서도 자유로운 파리이며,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삶의 전쟁터로 나가는 전사입니다. 통이 크고 대담하지 못하여 조바심을 내면서 불행의 인계철선을 건드렸고, 마냥 두려워하였습니다. 바다를 항해하려면 배보다 바다의 동경이 먼저 필요하듯, 대담함으로 불확실 세상을 당당하게 살게 하소서! 노동으로 만든 밥을 존중하고, 나의 온전한 밥그릇을 위해 시간을 양보하고 큰 공간을 찾자. 인생은 서두르고 욕심을 낸다고 되는 작은 사업이 아니다. 대담함을 부러워하는 우리들이여, 아닌 것은 놓아주고, 잡을 것만 잡자. 예민함과 서두름의 선을 끊고 남은 자아의 선에 우주의 공간을 담자.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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