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으로 간 산토끼 - 집중력

입력 2010-12-10 20:27 수정 2010-12-11 18:45
 

폭설이 내린 강원도 설악산, 눈 덮인 산에서 먹이를 구하지 못한 산토끼 한 마리가 있었지. 산토끼의 노출된  정보는 이러했어. 앞다리보다 뒷다리가 길었고, 회색의 삐쩍 마른 몸에 완만한 등의 곡선은 무너져가는 초가지붕을 닮았고, 쫑긋 세운 귀는 녹슨 창끝을 연상시켰고,  몸길이 50cm에 꼬리 길이는 5cm로 균형이 잡혔고, 배가 고픈지 눈 꼬리에는 까칠함이 붙어 있었다. 산토끼가 어렵게 눈길을 하산하여 설악산 약국으로 뛰어 들어왔다.




“아저씨, 당근 있어요?” 그러자 약사가 말했지.

“여기는 약국이란다.  당근을 얻으려면 야채가게로 가야지.”




다음날 산 토끼가 또 찾아와서는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저씨, 당근 있어요?”

“이 - 짜 - 샤! 약국에선 당근을 안 판대도.”




산토끼는 그 다음날에도 어김없이 찾아왔지.  그리고는 약사의 눈치를 슬금슬금 살피더니 말했다.

“아저씨, 저 감기 기운이 있어요. 어떻게 처방을 좀 ….”

“오, 그래? 토끼는 물약을 못 마시니까! 씹어 먹는 약이 좋겠다.”

“아저씨, 씹어 먹는 약이 아니라, 당근 젤리로 만든 감기약을 주세요.”




이에 화가 난 약사는 산토끼를 잡아 집어던져 버렸다. 그 바람에 앞니 두 개가 부러진 산토끼는 그 다음날도 약국에 찾아와 문틈으로 얼굴만 내민 채 말했다.

“아저씨, 당근 주스 있어요?”

산토끼의 당근을 향한 집요함을 보고 약사는 깨우친 바가 있었다.

(집요하게 정성을 다하고, 한 길을 가면 하늘도 감동하리라.)




약사는 그날부터 약국에서 영업이 끝나면 가난한 사람을 찾아가서 건강 상담을 해주고 무료 봉사를 했다. 약사는 대가성 없는 무료 처방을 했지만  약사법 위반으로 고발을 당하고, 영업 정지라는 고초를 겪었고, 군수 선거에 뜻을 두고 약으로 서민 표를 구매한다는 둥  많은 오해를 받았지만 성실하고 집요하게 한길로 묵묵히 봉사를 하자, 세상 사람들이 인정하고 존경하는 약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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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일에 집중하고 정성을 쏟으면 하늘도 감동한다.

평생의 숙원사업이라면 노력과 노동을 투자하고, 최소 1만 시간의 공덕을 바치고, 만족감과 행복을 느낄 때까지 한길로 집중해야 한다. 꿈을 이루는 순간까지 지치지 말고,  자기 분야에서 일인자가 되기 전에는 다른 일을 엿보지 말고, 오로지 내가 선택한 일에 목숨을 걸고 집중하자.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처럼 말이다. 그러나 집착(執着)과 집중은 구분해야 한다. 집착은 실현 불가능한 일에 대한 자기 망상과 환상이며, 남에게 피해를 주는 자기애로 노력을 낭비하지만, 집중은 실현 가능한 일에 대한 불굴의 도전이며, 모두를 이롭게 하려는 사명감이며, 자신을 믿고 묵묵히 접근하는 행동 에너지다.




집중은 자기 브랜드와 행복창조의 에너지다.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에서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 없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듯, 다양한 재능은 오히려 내실이 없고, 역량과 여건이 제한적인데 여기저기 노력을 분산하면 소득이 없고, 일만 벌이고 마무리가 없으면 행복이 없다. 집중은 어떤 일에 대한 에너지 쏟기다. 집중으로 만족감을 높이려면 내면 관찰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고, 살아 있는 현재에 자기지향점을 명확히 하고, 믿음으로 몰입하여 생활의 역동성을 발휘하고,  선과 악을 동시에 보는 통찰력으로 평안을 찾고,  버릴 것은 버리고 영혼이 붙들고 싶은 일에는 목숨을 걸고, 결과에 대해서는 순리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행복을 창조할 수 있다. 오늘도 버리고 내려놓을 일에 집착하고, 내가 현재에 집중할 일을 놓치는 것은 없는지?  돌아볼 일이다.  







집중으로 찾는 행복 법 (우화 법률 102조 7항)

1. 집중은 살아 있는 현재, 전체를 보는 중용, 흔쾌히 몰입하게 하는
   믿음에 있다. 반면, 막연한 미래의식, 당장의 이익을 쫓는 선택, 의심과
   비교는 에너지를 분산한다.

2. 행복하려면 나만이 빛 낼 수 있는 일을 찾고, 선명한 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이를 때까지 집중해야 한다.

3. 집중에는 갈등과 시련이 따른다. 뜻을 이루려면 갈등과 시련을 완성을
    위한 에너지로 생각해야 한다. 

4. 그림자를 제거하는 것은 햇살이다. 햇살은 그림자가 차지한 공간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빛이 없던 공간에 빛을 선물한다.

5. 목표가 허상이면 방법도 허상이다. 허상은 누구나 만들고 그리워할
   수 있지만, 유익과 기쁨을 만들지 못한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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