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행복 - 영혼의 행복

입력 2010-10-14 10:50 수정 2010-10-14 20:15









모든 존재는 영혼이 있다는 우화가 있다.

진딧물을 잡아먹는 칠성무당벌레가 있었지. 칠성무당벌레는 자기는 식물을 괴롭히는 진딧물을 퇴치하는 이로운 곤충이라고 믿고 있는데, 무당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 매우 못마땅했어. 그래서 신에게 항의를 했지.

“밝은 눈을 지니신 신이시여! 저희들은 식물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하고 있는데, 왜? 이름에 무당이 붙어서 이미지를 손상시키나요? 무당벌레에게도 영혼을 주세요.”

이에 곤충을 다스리는 신이 대답했어.
“너희들의 선한 행동은 하늘이 다 기억하고 있고, 너희에게도 이미 칠성무당이라는 영혼이 있다. 그 영혼이 있어 날고 활동하고 있지 않느냐? 신은 생명체를 관리하기 위해서 영혼과 육체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다만 영혼을 찾고 강하게 하지 못하면 육체와 어두운 마음에 끌려간단다.”







인간은 육체의 욕망과 영혼 사이에서 갈등하는 존재다.

육체는 영혼의 지배하에 있어야 한다고 세뇌를 받지만 육체와 영혼은 다르다. 루소는 <에밀>에서 행복은 영혼의 보상으로 정의했다. 그러나 행복은 영혼만으로 제조하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육체와 영혼의 조화에 있다. 육체가 영혼을 담는 그릇이라면, 영혼은 육체에 혼을 부여하고, 가동하고, 순환시키는 시스템이다. 육체가 우주의 기운을 흡수하고 발산하는 근거지라면, 영혼은 우주와 자기를 연결하는 에너지다. 육체의 욕망이 육체를 유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면, 영혼은 정신을 맑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육체와 영혼은 2원 집정체제이면서 서로 교감한다. 육체와 영혼이 따로 놀거나 충돌하면 갈등을 만들지만, 영혼과 육체가 조화를 이루면 행복하다. 영혼은 육체를 이해하면서 함께 가고자 하고, 육체는 본성으로 에너지를 뺏기더라도 영혼을 따르면 육체와 영혼은 하나가 된다. 육체와 영혼의 방향이 같으면 당당한 행복을 느낀다. 영혼과 육체가 조화되면 현재의 고통을 뛰어넘게 하고, 보이지 않는 신을 믿게 하고, 죽음까지도 기쁘게 받아들이게 한다. 영혼의 행복은 다리가 없지만 새벽안개처럼 조용히 찾아오며, 길은 없지만 물처럼 흐르며 마음을 적신다. 영혼의 행복을 찾는 매뉴얼을 보자.

 

1) 나의 영혼을 관찰하자.



옛 성현들은 “하루에 세 번씩 반성하라”고 했듯이, 세상이 복잡할수록 나를 관찰하고 돌아보아야 한다. <내 영혼의 중심은? 영혼이 상처받는 이유는? 아픈 영혼을 방치하지는 않는지? 독선과 아집으로 상대 영혼에 상처를 주지 않는지? 이익 때문에 비굴한 적은 없는지? 내가 먹는 음식과 마음이 내 영혼을 황폐하게 하지는 않는지? 등> 스스로 물음을 던지고 영혼의 현재 얼굴을 보아야 한다. 몸은 새 몸으로 발전하기 어렵지만 영혼은 깨닫는 순간에 ‘아, 이거야!’ 하는 순간에 이미 새로운 영혼으로 성장한다. 나의 영혼을 관찰하면 현재 영혼의 모습을 알 수 있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매일 거울을 보듯 나의 영혼을 관찰하자.



2) 영혼의 시스템을 가동하자.

나의 영혼의 현주소를 관찰했다면 영혼의 시스템을 작동하여 영혼의 순도를 높이자. 영혼을 가동하지 못하거나 시스템을 이탈하면 잠자는 영혼, 욕심에 묻힌 영혼, 오염된 영혼,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는 영혼으로 변질된다. 영혼의 행복을 찾으려면 가혹할 정도의 절제력, 영혼을 주신 어머니에 대한 감사, 양심과 조화라는 영혼의 보조 엔진으로 영혼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 영혼이 가동되면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는 통찰의 눈으로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마음의 거울인 양심이 인도하는 대로 바른 길을 가며, 고통스런 일을 당해도 흔들리지 않고, 풀 한 포기도 존재 이유가 있음을 알고 모든 대상을 애틋하게 대하며, 죽음도 영혼 순환과정으로 받아들인다.



3) 영혼을 단련하자.

수양으로 선한 마음이 생기듯, 영혼의 시스템이 가동되면 영혼은 자기발전을 한다. 참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작은 자기를 버려서 진정을 찾고, 말 하나에도 조심하고, 낮은 자세로 주변을 살피며, 유혹에 빠지려고 하면 “이래선 안 된다.”는 절제적인 명령, 잡념에 빠지고 산만해지면 “버려라. 떨쳐 버려라. 새로 시작하라.”는 수양적 명령, 자기 계획을 세웠으면 “이 계획은 다수의 이로움을 위해서 반드시 수행하라.”고 자기에게 명령을 한다. 체력단련으로 몸의 건강을 지키듯, 영혼의 단련으로 자기를 다듬고 완성해 가야 한다.



4) 아픈 영혼은 치유하자.

불완전한 인간은 스스로 경솔과 나태, 오해와 무시, 의심과 두려움으로 영혼이 상처를 입는다. 영혼이 상처를 입으면 행동 에너지를 잃고 주저하며, 아픈 영혼을 방치하면 영혼의 접속 시스템이 마비되어 악마가 붙고,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소모하여 행복을 잃는다. 상처 입은 영혼은 논리와 분석으로 치유할 수 없다. 용기와 기도의 힘으로 영혼을 치유해야 한다. ‘강한 영혼의 소유자가 되도록 힘을 주시고, 아픈 이웃의 영혼도 돌볼 수 있도록 큰 영혼을 주소서.’ 라고 신에게 기도하고, ‘그래, 잘하고 있어. 나의 장점과 사명감으로 세상에 빛을 줄 수 있어. 나의 영혼이 나를 지켜보고 있어. 자, 힘을 내자. 나는 살아 있는 한 우주의 주인이다.’라고 자기에게 용기를 주어야 한다.



5) 영혼의 은행을 운용하자.

나의 영혼은 어디에 있는가? 가슴에? 머리에? 아니다. 영혼은 기체의 흐름 같아서 정해진 자리 없이 수시로 옮겨가고, 내 것이라고 붙들고 있는 것도 방심하면 사라진다. 영혼의 현재 상태를 알고, 다지고, 저축해야 한다. 영혼을 저축했다가 어려운 이를 만나면 영혼을 지출하여 사람을 구하고, 자기 수양으로 영혼의 순도와 강도를 높여야 한다. 영혼의 은행은 시스템만 잡으면 여수신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영혼은 열정만으로 불어나지 않는다. 고운 영혼과 실천이 만날 때 영혼은 복리로 불어난다.

영혼의 잔고가 불어나는 영혼의 입금 사례는 1) 자기 영혼을 찾고 다스릴 때, 2)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할 때, 3) 참기 어려운 욕망을 참았을 때, 4) 나의 영혼을 내가 치유했을 때이며, 영혼의 잔고가 줄어드는 영혼 지출 사례는 1) 자기에게 관대하고 남에게는 야박할 때, 2) 남의 통제는 잘 받으면서 자기 통제를 못할 때, 3) 이익을 위해 남의 눈치를 살피고 굽히고 들 때, 4) 내가 나를 모르면서 누구를 가르치려고 할 때다. 영혼의 은행은 어린아이처럼 순수하다. 더하고 빼는 것이 정확하고 순결하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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