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큼한 ?? 화장실

입력 2002-12-07 10:11 수정 2010-08-18 16:40
벨기에 브뤼헤에서 맥주를 너무 많이 들이킨 탓에 <갑자기> 너무나 급했다.
독일친구 <포겔>에게 가장 가까운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어봤다.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건너다봤다.--엉?  아니, 저렇게 멀리???
포겔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냅다 달렸다. 작은 돌다리를 껑충 뛰어넘어
중세식 수도원 건물앞으로 달려가는데----와우?!--이게 뭐야?

놀랄 정도로 눈부신 <아이리스>꽃들이 마당 여기저기 불쑥 불쑥 제맘대로 솟아나 있는게 아닌가.
세상에!--이렇게 추운날---하필이면 이렇게 사정이 급할 때---
--이딴 꽃들이 대장부의 앞길을 가로막다니---
아무렴! 그렇지---금강산도 <소피후경>이지!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 다음 순간이었다,
포겔이 가리킨 수도원 담벼락쪽으로 숨가쁘게 달려왔으나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살펴봐도 생각했던 <유럽식> 화장실은 없었다.

이젠 도저히 더 참을 길이 없어 시골담벼락 같은 곳에
그만 실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유럽인들이여!--미안하다이&%$@. 

한데 뒤따라온 포겔이 그 담벼락이 바로 <화장실>이라고 했다.    
<어휴 다행이다!!!>---<한데 화장실이 뭐 이래?!>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세도시인 <브뤼헤>에-- 그곳도 유명한
수도원앞에 있는 <화장실>이 이 모양이라니!

혼자서 이렇게 계속 투덜대는데--포겔이 내 어깨를 <툭> 치더니
화장실 벽면을 엄지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다시 능글맞게 물었다.

<야, 친구야 너 이 오줌누는 <벽> 반대편이 뭐하는 곳인지 알아?>
<내가 그걸 어떻게 아니--- ?  뭔데, 거기가>

그의 얘기인 즉슨--그곳은 <수녀님>들이 <기도>하는 곳이라는 거였다.
브뤼헤의 베긴호프 수도원은 단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쪽에선 <일>을보고
다른 한쪽에선 마주보며 경건하게 <기도>를 올린다는 게 아닌가.

으이하아!--이를 어쩌나---
--수녀님들이 기도하는 앞에서
소피를 보다니!-----부디- 부디-용서해주시옵소서. 


대학 4학년 2학기 때 지하철역에서 난생 처음 '한국경제신문'을 샀는데, 거기에 난 '기자모집'이란 걸 본 게 팔자를 완전히 바꿔버렸습니다.
그로부터 '기자'란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오히려 '중소기업전문'이란 딱지를 하나 더 붙여서....어언간 36년이란 세월을 흘려보내고...그 산전수전 이전구투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228명 37%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392명 6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