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초를 몸에 지닌 것같이 하라 -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입력 2012-11-30 11:43 수정 2012-11-30 11:45


如佩蘭蕙(여패란혜):난초를 몸에 지닌 것 같이 여기라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명심보감 정기편 5장에 보면 강절소선생(康節邵先生) 왈(曰)문인지방(聞人之謗) 이라도 未嘗怒(미상노)하며 문인지예(聞人之譽)라도 미상희(未嘗喜)하며 문인지악(聞人之惡)이라도 미상화(未嘗和)하며 문인지선(聞人之善)이면 즉취이화지(則就而和之)하고 우종이희지(又從而喜之)니라 기시(其詩) 왈 (曰) 낙견선인(樂見善人)하며 낙문선사(樂聞善事)하며 낙도선언(樂道善言)하며 낙행선의( 樂行善意)하고 문인지악(聞人之惡)이어든 여부망자(如負芒刺)하고 문인지선(聞人之善)이어든 여패란혜(如佩蘭蕙)니라는 구절이 있다.



이 뜻은 소 강절 선생이 말하였다. “남의 비방을 들어도 성내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며, 남의 칭찬을 들어도 기뻐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남의 좋지 못한 소문을 듣더라도 이에 동조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남의 착한 것을 듣거든 곧 나아가 어울리고 또 따라 기뻐할지니라. 그의 詩에 이렇게 썼다. ‘선한 사람 보기를 즐겨하며, 선한 일 듣기를 즐겨 하며, 선한 말 하기를 즐겨하며, 선한 뜻 행하기를 즐겨 하며, 남의 악한 점을 듣거든 가시를 몸에 진 것 같이 여기고, 남의 선한 점을 듣거든 난초를 몸에 지닌 것같이 하라'는 것이다.



이 글은 소강절 선생이 사람들에게 악을 버리고 선을 좋아하는 향기있는 사람이 되기를 권고한 글이다. 이제 12월 한 장의 달력이 남았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들면서 올 한해는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본다. 매일매일은 늘 바쁜데 막상 무얼 했는지를 생각하면 별로 한 것이 없다. 그리고 나는 이 구절처럼 선하고 향기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었나도 자문도 해 본다. 그리고 이런 나의 생각들이 과연 나의 삶에 어떤 도움이 될까 생각도 해 본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때
하루는 또 한번의 작별이 된다
꽃 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시인은 하루는 들판처럼 풍부했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고 한 해동안 만난 사람들 모두는 아름다웠던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것은 “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는 소망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데  명심보감의 구절처럼 선한 의지로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산다면 결과적으로 모두가 아름다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늘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자 하는 시인의 의지가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는 마음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좋은 하루, 좋은 인연은 어떻게 만들어야하나에 대해서 생각해 볼 때가 있는데 그것에 대한 대답은 이 시처럼  나의 선한 의지와 향기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생각들이 모여서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소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는데 캐릭터 열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홍길동이란 캐릭터가 없다면 춘향이라는 캐릭터가 없다면 그 소설은 그렇게 이야기가 안 전개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생각과 행동방식이 그들의 운명을 창조해내고 있다. 이것이 비단 작가의 상상력만일까 ?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지금부터라도 좋은 생각과 의지를 가진다면 이제부터라도 모두 아름다운 사람과 아름다운 일들만 있지 않을까 ......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후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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