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보호무역, 기업의 위기이자 기회

입력 2010-01-26 15:10 수정 2010-01-26 15:10
한국은 CO2 배출량이 1990년 대비 2007년 기준으로 113% 증가한 유일무이한 나라입니다. 세계증가율이 38.7%이고 선진국들의 증가율은 한자리수거나 마이너스인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에너지 다소비산업 비율이 2-3배 높고, 탄소배출량은 세계 9위에 OECD 내에선 6위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선진국 수준의 절감을 요구받기도 하나, 현재로선 개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절감목표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기반이므로, 자원을 많이 쓰고 수출도 많이 해야 하는 나라입니다. 탄소 감축은 곧 심각한 성장둔화와 함께 경제적 위기를 부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탄소는 생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특히 위험이 되는 것은 녹색 보호무역주의 입니다. 탄소 감축에 기술적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선진국에 의한 녹색 보호무역주의는 강력한 규제장치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선진국들의 환경규제는 날로 강화되고 있는데, 무역관련 환경규제 중 60% 이상이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녹색 무역장벽을 통해 선진국에서 개도국의 무역 제약을 하는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EU는 2012년까지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Km 주행당 130g 이내로 줄이는 방안에 합의했고, 평균연비에 대한 개선 요구도 급격히 상향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유럽의 자동차업계에 유리한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이 이제는 친환경이 된 셈이고, 그것이 가장 강력한 무역규제책이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탄소 정책을 지켜오며 기후협약에 따라 탄소 절감을 실행해온 선진국들로서는 그동안의 투자가 앞으로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임을 알고 있고, 또 그렇게 할 것입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녹색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기업에서의 저탄소 관련 기술 개발과 생산과정에서의 탄소 절감을 위한 노력에 더욱 집중해야 하고, 이와 관련한 정부의 지원도 필수적입니다. 녹색은 더 이상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무역의 문제이자 경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저탄소는 탄소절감을 위한 신기술과 함께 물리적인 절감으로 나눠집니다. 신기술 개발로 모두 해결되면 좋겠지만 획기적인 기술이 나오는데는 시간도 걸리고 한계도 많습니다. 따라서 물리적 절감의 방법들도 대거 적용될 것입니다.
우선 탄소 절감을 위해서는 산업부문에서 공장증설이 어려워집니다. 기존 공장을 하나 없애야 새로운 공장을 짓는 상황이 될 수 있지요. 아울러 자동차는 폐차수량 만큼 신규 구매 가능해질 수 있고, 가정내 전기제품 총량도 신고되어 증가시 증가도 제약받고, 도로 증설도 제약받을 수 있습니다. 이 모두 탄소배출을 늘리는 요인에 대한 물리적 절감책이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되면 제조업 기반 축소와 일자리 감소, 소비 위축을 비롯해 기업과 소비자 모두 불편을 겪게 될 것입니다.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닙니다. 우리에게 당면한 현실의 얘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그린에 대응하는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이 기업에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저탄소 정책을 편 사례를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영국의 테스코 점포 중 치탐힐(Cheetham hill)이라고 탄소 배출 절감을 목표로 2009년 1월에 문을 연 그린 스토어가 있습니다. 유사 점포에 비해 건축과정에서 탄소 70% 감소 성과를 보였는데, 점포를 철재 대신 목재 사용해 만들어 건축과정에서 쇠나 다른 건축자재에 비해 탄소생성을 절감시키는 것과 함께, 나중에 폐점시에 건축폐기물에 대한 재활용율 높이도록 건축했습니다.

이밖에 지붕에 뱃고동처럼 생긴 통풍구를 통해 여름에는 차가운 공기가, 겨울에는 따뜻한 공기가 들어가도록 설계되어 전기요금이 15% 절감되고, 빗물 모으는 시스템을 지붕에 설치해 화장실에 재사용토록 설계되었으며, 지붕의 빛 투과율을 높여 자연광으로 내부 조명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상품 제조과정을 비롯해 판매, 배달 등 상품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적시한 상품을 현재 114개를 판매하고 있는데, 향후 500개로 확대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저탄소가 기업의 직접적 비용절감과 함께, 소비자들의 소비문화에서도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만들어내면서 유통매장인 테스코에서는 이런 소비트렌드를 주도하면서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시켜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테스코와 관련있는 홈플러스 부천 여월점도 건축시 기존 점포대비 탄소량 50% 절감을 했고, 에너지는 40% 절감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직접적인 제조업이 아닌 유통업에서도 저탄소를 통한 비즈니스 기회 창출에 접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조업에서는 더더욱 중요한 문제가 되어야겠지요.

이제 그린과 저탄소는 기업 입장에서 비용 투자나 원가 증가가 아니라, 비용 절감이자 마케팅 경쟁력이자 새로운 기회로 인식해야 합니다. 당장은 아쉽고 복잡할지 모르지만, 좀더 긴 안목으로 그린과 녹색보호무역을 기회로 삼아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녹색보호무역이 우리에게 당장은 위기일 수 있겠지만, 걱정만 하진 맙시다. 어차피 극복해야할 위기이기에, 그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앞으로 한동안 계속 관심가질 최고의 화두는 좀더 진화되고 실질적인 그린접근이라 할 수 있는 그린 2.0이자 녹색보호무역시대에 우리의 경쟁력을 찾아내고, 기회를 만들어내는 일일 것입니다.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www.digitalcrea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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