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생각 - 사랑법

입력 2011-10-26 11:58 수정 2011-10-26 12:01


남상(濫想: 쓸데없는 생각) - 사랑법



 명심보감 안분편에 보면 남상(濫想)은 도상신(徒傷神)이요 망동(妄動)은 반치화(反致禍)라는 구절이 있는데 쓸데없는 생각은 한갓 정신을 상할 뿐이요 망령된 행동은 도리어 재앙을 불러온다는 뜻이다. 즉 쓸데없는 생각과 망령된 행동을 경계한 글이다.





 생각이 문제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 것도 문제고 반대로 너무 많이 생각을 안 해도 문제인 것 같다. 생각이 바꾸면 인생도 바뀔 것 같다. 그래서 요즘 < 생각 버리기 연습>이란 책도 나오고, 긍정적인 마음, 명상 이런 것들이 뜨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면서도 나는 오히려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하라고 충고한다. 정형화되고 규범화된 생각속에서는 창의적 사고가 안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려야 할 생각도 분명히 있고 그런 생각속에서 이루어지는 행동들은 자제를 해야 한다고 보는데  강은교 시인의 사랑법이라는 시에서는 그것에 대해  제시해 준다는 생각을 한다.





-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은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이 시는 제목으로만 보면 사랑의 시로 구체적으로 사랑의 방법을 말하는 시이다. 우선 시인이 제시하는 사랑하는 방법은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는 것” 이다. 즉 대상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한다. 그 다음에 침묵하라고 한다.





 그리고 실눈을 뜨고 그런 상황들을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그러며 그대 등 뒤에 있는 가장 큰 하늘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하늘은 바로 새로운 시각과 차원에서 인식되어지는 것으로 이제껏 보지 못했던 더 큰 사랑으로 진정한 사랑의 자세, 삶이 무엇이구나 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일 것이다.







 이렇게 시인은 집착을 버리고 자기 내면을 응시하고 관조함으로써 미처 깨닫지 못한 진정한 가치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 시는 단지 사랑의 시만이 아니라 우리가 버려야 하는 쓸데없는 생각과 행동들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서 사는 것이 바람직한지 제시하고 있는 시라고 할 수 있다.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후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가상통화의 미래, 어떻게 생각하세요?

  • 현대판 튤립 투기이며 화폐로 인정받지 못할 것 782명 59%
  • 결제·지급 수단으로 인정받아 은행 대체할 것 534명 41%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