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반성 16

입력 2011-06-30 20:59 수정 2011-07-01 10:46


주(酒: 술 )
                                       - 반성 16



명심보감 성심편에 보면 사기왈(史記曰) 교천예묘(郊天禮廟)는 비주불향(非酒不享)이요 군신붕우(君臣朋友)는 비주불의(非酒不義)요 투쟁상화(鬪爭相和)는 비주불권(非酒不勸)이라 고(故)로 주유성패이불가범음지(酒有成敗而不可泛飮之)니라



이 뜻은 ≪사기(史記)≫에 말하였다. “하늘에 교제를 지내고 사당에 제례 올림에도 술이 아니면 흠향치 않을 것이요, 임금과 신하 그리고  벗과 벗 사이에도 술이 아니면 의리가 두터워지지 않을 것이요, 싸우고 나서  서로 화해함에도 술이 아니면 권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술에 성공과 실패가 있으니 함부로 마셔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장마다. 누구나 비가 오면 생각나는 것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따끈한 국물, 부침개, 소주 이런 것들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누군가가 옆에 있어 그것들을 함께 나눈다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들을 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막상 술자리를 마친 후 김영승 시인과 마찬가지로 반성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반성 16

                                                                               김영승

술에 취하여
나는 수첩에다가 뭐라고 써 놓았다
술이 깨니까
나는 그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세병쯤 소주를 마시니까
다시는 술마시지 말자
고 써 있는 글씨가 보였다

                                  ( 김영승, 반성, 민음사, 2007.)






특별히 설명이 필요 없는 시이다. 아마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술 마시고 다음 날, 이 시를 읽으면 만감이 교차될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반성을 하더라도 비가 오는 날이면 한 잔의 술과 사람에 취하고 싶다.









김영승



1959년 인천에서 태어나 제물포고와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계간「세계의 문학」가을호에「반성·시」외 3편의 시를 발표함으로써 시작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차에 실려가는 차」「취객의 꿈」「아름다운 폐인」 등이 있다.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후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408명 37%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700명 6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