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히 중요한 지위에 처할 수 있다. - 삼국지 용의 부활

입력 2011-06-23 13:19 수정 2011-06-30 20:22
 

능처중(能處重: 능히 중요한 지위에 처할 수 있다.)

                     - 삼국지 용의 부활




명심보감 계성편에 보면 경행록(景行錄)에 운(云) 굴기자(屈己者)는 능처중(能處重)하고 호승자(好勝者)는 필우적(必遇敵)이니라




 이 뜻은 ≪경행록≫에 말하였다. “자기를 굽히는 자는 능히 중요한 지위에 처할 수 있고, 이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적을 만난다.”는 뜻으로 사람이 남을 대하고 사물에 접함에 있어 항상 양보하는 마음이 있고 나를 굽힐 줄 안다면 원만히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현대 사회에는 별로 맞지 않는 말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도 오히려 튀어야 살아남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도 많이 있고, 경쟁 사회인데  이겨야만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우연히  <삼국지 용의 부활>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삼국지 장수들 중에서 조자룡에게 초점을 맞춘 영화로 조자룡은 유비의 휘하에 있던 장군으로  관우, 장비, 마초, 황충과 더불어  "오호장군"이라 칭송받는 매우 훌륭한 인물이다. 일반적으로  삼국지는 잘 짜여진 구성과 많은 영웅들의 스펙타클한 서사로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일반적인 삼국지의 이야기들과 더불어 조자룡의 뛰어난 업적보다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교차하여 전개한다.  




 영화는 그가 처음 영웅의 면모를 보여주게 된 사건인 유비의 아들을 조조로부터 구해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때 조자룡은 의형인 나평안을 구한다는 명분으로 적진속으로 간다. 거기서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고자 떨면서도 입안 가득 만두를 넣으며  숨을 몰아쉬던 장면은 영웅 조자룡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자기가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대신 나평안은 살려달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것은 물론  잃을 것도 없는 미천한 시골 출신이기에 가능하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의 목숨을 내놓을 수 있었다는 것, 그것이 그를 다른 사람과는 달리  최고의 무장으로 만든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조자룡은 시골청년에서 최고의 장수가 되지만 결국 자신 역시 장기판의 말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되고 40년간 지내왔던 전장에서 최후를 맞이한다. 여기서도 나평안이 등장하는데 처음 전장에서 조자룡과 만나 형, 아우하는 사이가 되지만 조자룡은 승승장구하는데 반해 자신은 그대로인 모습을 바라보며, 그런 자신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다 결국은 그를 배신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조자룡은 나평안을 용서라는 표현보다는 이해하고 끝까지 아우로써 형을 대접하며 최후를 맞이하기 위해 혼자 적진속으로  가면서 영화는 끝난다.




이것을 보면서 조자룡이 훌륭한 장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뛰어난 무술솜씨나 체력보다도 바로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가겠다고 생각하는 마음 ,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것이 자기를 굽히는 자가 능히 중요한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가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후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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