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안정되다 - 서시

입력 2011-03-01 12:12 수정 2011-03-13 23:01
 

정심응물 (定心應物: 마음이 안정되다)

                                       - 서시




명심보감 정기편(正己篇)에 보면 정심응물(定心應物)하면 수불독서(雖不讀書)라도 가이위유덕군자(可以爲有德君子)니라는 구절이 있다. 이 뜻은 마음을 안정하여서 사물에 응한다면 비록 글을 읽지 않더라도 덕이 있는 군자가 될 수 있다. 라는 구절이 있다.




즉 이것은 마음이 안정되야만 사리의 판단을 정확하게 할 수 있고 사물을 대응하는 것이 정도를 벗어나지 않게 된다는 말이다.




봄이 시작되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다.  그래서 마음부터 잘 가다듬고 다짐을 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마음에 대해 나는 우선  도대체 어디에 마음이 있을까 궁금하다. 그리고 내 마음을 내가 정리만 잘하다면 직장생활도 덜 힘들테고, 공부 못 할 학생도 없을 것 같고, 실연의 상처로 가슴이 아파서 전전긍긍 할 사람도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정말 마음만 정리를 잘 할 수 있으면 좋은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김학동, 별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시 , 새문사, 1998. )




 이 시는 식민지 현실을 살아가는 화자의 고뇌와 부끄러움 없는 삶에 대한 소망을 노래하고 있는 시이다. 마음의 흐름에 따라 살펴보면  1행에서 “하늘”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하늘이란 삶의 절대적 기준으로 자기의 양심을 비추어보는 거울이다. 그런 하늘을 바라보며 화자는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고자 한다. 즉 자기의 마음을 끊임없이 하늘이라는 기준에  비추어 보면서 사는  삶을 살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있다.   




 그것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라는 구절 속에서 보듯이 끊임없이 자아 성찰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마음이 어디에 있을까? 정말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의 부끄러움이 없었는가? 끊임없이 묻고 대답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시인은 밤 하늘의 맑은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생명들을 사랑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걷겠다고 한다.  이것은 단순히 고민만하고 생각만하는 그런 삶이 아니라 담담하면서도 의연한 결의와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행에서 이런 의지는 밤과 별과 바람이라는 구체적인 사물들의 관계를 통해 더욱 또렷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듯 시인은 자아성찰을 통해 하늘과 같은 사람,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사람 , 그러면서 자기의 주어진 길을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올봄에는  윤동주 시인만큼이야 안되겠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자기의 마음을 성찰하면서 모든 사물을 애정을 갖고 바라보고 싶다. 그리고 바라보는 것들에 대해 사리 판단을 정확히 하고 싶다. 이것이 바로 정심응물 (定心應物)의 상태이고 이럴 수 있을 때 우리가 사는 것이 힘들더라도 마음만은 덜 힘들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후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408명 37%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700명 6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