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눈높이를 경계하라!

입력 2012-11-27 15:54 수정 2012-11-27 17:46




 이 땅의 베이비부머들이 이제 서서히 일터에서 손을 떼고 은퇴의 길을 걷고 있다. 은퇴는 이들이 긴 세월 동안 고달프게 살아온 삶에 대한 위로이다. 아울러 앞으로 편안한 생활을 누렸으면 하고 기원해 줄만한 선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진실로 그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위로와 선물이 아니라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자신의 일상(日常)을 쏟아 붓고 심신을 헌신하는 새로운 일거리를 찾는 노력이 가장 시급한 은퇴의 준비가 될 것이다. 이럴 때 기대나 바람(願)을 비우면 아주 작은 것도 새로워 보인다.

 

 몇 해 전에 일본의 한 초등학교 전직 교장이 자신이 재직했던 학교에 수위로 재취업 했다는 보도를 들은 적이 있다. 수백억 원이 넘는 공사현장에서 근무했던 한 관리자가 정년퇴직 후 지게차 면허를 취득하여 지게차를 운전한다고 한다. 그는 다소 육체적인 일이 비중이 크지만 마음이 편하고 게다가 수익까지 생겨서 더욱 좋다고 한다. 50만원 월급쟁이 우습게 보면 안 된다. 1억짜리 빌딩(?)의 임대료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낮은 것, 작은 것을 소중하게 보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

 

 지금부터 7여 년 전 박운서 전 통상 산업부 차관(73)은 농사를 짓겠다면 표표히 필리핀으로 떠났다. 그는 마닐라 남쪽 민도로란 섬에서 원주민과 부대끼며 농사와 선교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2010년 12월에 전역한 황의돈 전 육군참모총장(59)이 빈곤국을 돕는 해외구호단체 <월드 투게더> 회장으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40년 군 생활을 청산하고 은퇴 후 봉사의 삶을 선택했다. 군 최고 직위로 은퇴해 오라는데도 많았을 텐데 이왕이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은퇴한 사람이 제일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분수에 맞지 않는 욕심을 갖는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60세 넘어서 맛보는 실패는 노년 빈곤층으로 가는 지름길일 뿐이다. 명예란 존경이 따라야지 과시와 직책, 돈으로 보여주는 것이 결코 아니다. 사회가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면 그런 기대나 바람을 비우면 된다. 인생이란 과거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아니고 미래의 약속된 보증수표는 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는 노후 최고의 건강 비결로 일하는 것을 꼽는다. 70세가 넘는 사람 중에 직업을 가진 경우가 놀거나 자원봉사 정도 하는 경우보다 이후 생존율이 2배 이상이 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필자가 과거에 모셨던 영관급 장교출신의 현장소장이 퇴직 후 1년 만에 이유 없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노후의 일은 거창한 직책과 큰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런 자리도 없다. 단순 소박하게 눈높이를 낮춘다면 작은 것도 새롭게 보일 것이다.

 

 그런데 눈높이를 낮추는 일은 남이 해주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이다. 행복한 은퇴 시공이란 눈높이를 낮추는 일부터 하는 것이다. 바로 당신의 눈높이를 경계해야 한다. 그러자면 당신의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강충구 20121127
국내 1호 은퇴시공 전문가로 30년간 대형 건설회사 토목부분에서 잔뼈가 자란 이 분야 베테랑 건설인이다.
그동안 VE(Value Engneering)상, 건설기술인상, 대통령표창, 건설교통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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