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짜리 주택을 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2억을 받고 나머지 1억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으로 충당을 했다고

합시다.

 

그랬다가 집값이 빠져서 1억5천이

되었을 경우, 집을 산 사람은 한 푼도 못 건지는 건 고사하고 집을 경매로 넘겨도 대출 원금조차 다

갚지 못하게 됩니다. 이른바 깡통주택이 된 것이죠.

 

이 경우 대출해준 은행에서는 채무자가 가진 추가적인 재산에 가압류를 해서 나머지 대출금을 받아 내려 하겠죠.

 

다시 말해 집을 산 채무자의 나머지 재산이 5천만원이 넘든지

아니면 어디선가 5천만원을 따로 구해서 은행에 갚지 못한다면 파산을 하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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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약에 집값이 아무리 떨어지더라도 담보로 제공한 집만 은행에 넘긴다면 나머지 대출원금을 퉁 쳐주는

대출상품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즉, 집값이 1억5천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이 집을 경매로 넘겨 대출금 2억의

일부를 처리하면 남은 5천만원은 없었던 걸로 해준다면 말입니다.

 

이런 꿈(?)같은 대출상품이 실제로 있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니고 미국 같은 나라에선 일부 주에서 이런 대출을 시행하고 있죠.

 

'Non-recourse

Loan'이라고 불리는 대출상품으로 우리말로는 '비소구 대출'(또는 비소구 금융)이라고

합니다. 은행이 담보로 잡은 주택만으로 대출금액을 다 회수하지 못한다 해도, 채무자에게 추가로 채권 추심을 하지 않는 방식의 대출을 말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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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대출상품을 우리나라에서도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이 급기야 나왔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10일 '금융규제 개혁방안'을 발표하면서 ‘비소구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연구 및 검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거든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아직은 주변의 반응에 조심스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긴 한 것 같습니다만 말이죠.

 

왜냐하면 비소구 대출이란 게 아무래도 그 구조상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고 또한 결국 주택가격

하락의 위험을 담보대출을 해준 은행이 고스란히 짊어진다는 위험성도 있기 때문이겠죠.

 

그러다 보니 현재의 의견으로는 모든 담보대출에 이를 적용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저소득층이나 노인 등 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적용하여 이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라고 합니다.

 

비소구 대출의 도입이 과연 우리나라에서 정말 현실화될지, 아울러

시행이 되면 정말 부작용은 없을지, 사람들은 '이 참에 대출을

확 당겨서 집이나 사보자' 이렇게 생각하진 않을지, 게다가

진짜로 경제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을지, 그리고 더욱더 진짜로 정말로 경제적 약자의 보호만을 위해서

이런 제도를 구상하고 있을지... 또한 집값 하락에 따른 손실을 은행이 떠 안는다면 이런 은행에 예금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또 어떨지, 그러다 은행 부실이 생기면 이를 국민 세금으로 메꾸어야 하는데

그럼 세금 내는 사람들의 기분은 어떨지...

 

여러모로 복잡한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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