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 ‘스팩’이나 ‘리츠’처럼 삐거덕거리지 않기를…

입력 2013-08-04 22:11 수정 2013-08-04 22:11




증권시장과 연계되어 최근 몇 년 동안 정부에서 새롭게 만든 제도 중에 인상적인 것을 들라고 하면,



저는 「SPAC」과

「자기관리형 REITs」, 그리고 「코넥스 시장」 이렇게

3가지를 들고 싶습니다.



3가지 제도 모두 좋은 취지로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이유로

삐거덕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SPAC(스팩)의 경우, 정식 명칭은 ‘기업인수목적회사’로서 왜곡된 우회상장 시장을 제도적으로 양성화하겠다는 취지 하에 2009년

말경에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웬만한 증권회사가 정부의 시책에 따라 의욕적으로 SPAC을 설립했지만 설립 초기부터 삐거덕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좋은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구체적인 제도와 시장

참여자들의 니즈에 괴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합병할 회사의 가치를 평가할 때 자본환원율

10%이상을 적용하도록 한 것입니다.



 



물론, 나중에는 정부에서 자본환원율 10% 이상 적용을 완화하긴 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초기 흥행에

실패한 SPAC은 적지 않은 수가 피어보지도 못하고 청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극소수의 SPAC은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목적을 겨우 이루었지만

말입니다.)



 



♠♠



자기관리형 REITs(리츠)라고 불리는 ‘자기관리형 부동산투자회사’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부동산 투자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영속적인

회사를 만들고, 이를 주식시장에 상장시켜서 적은 돈을 가진 일반 사람들도 안정적으로 부동산 투자수익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부동산관련 법규와 상장법규의 괴리 등으로 제대로 상장되어 운영하는 자기관리형 REITs가 손을 꼽을 정도입니다.



 



제도 실시 초기에는 상장기준이 너무나 느슨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초기에 상장된 자기관리형 REITs는 배임과 횡령 등으로 큰 문제를

일으켰었죠. 그 이후 2011년 중순부터 상장예비심사를 받아야

하는 등 보다 강화된 상장기준을 적용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이 기준을 통과하는 REITs가 거의 없었습니다. 참고로 현재 단 1개의 자기관리형 REITs만이 강화된 상장기준을 통과하여 상장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애초 제도의 좋은 취지를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



2013년 7월, 코넥스(KONEX

; Korea New Exchange) 시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새롭게 생긴 코넥스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창업초기 중소기업이 원활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개설한 시장입니다. 현재, 총 21개의 기업이 상장되어 거래되고 있습니다.



 



상장(上場)을 한다는 것은

많은 기업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때 이자부담이

있는 대출에만 의존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한다면

기업은 주식을 발행해서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기 훨씬 용이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코넥스 시장의 상장기준은 기존의 코스피(거래소)나 코스닥 시장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자기자본 5억이상’, ‘매출

10억이상’, ‘순이익 3억

이상’ 중 하나만 충족시키고, 최근 연도 감사의견으로 적정이

나오면, 지정자문인(증권회사)이 상장 적격성을 평가해서 상장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상장기준이 낮다는 것은 투자자들(시장 참여자들)에게는 그만큼 위험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개설 검토단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코넥스에 투자하는 시장 참여자들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코넥스

투자자의 범위는 전문투자자, 벤처캐피탈(VC), 엔젤투자자, 개인투자조합이며, 일반 개인의 경우 기본예탁금(현금+증권평가금액) 3억원을

충족한 자로 한정한 것입니다. 어설픈 개인이 뛰어들어 낭패보지 말라는 것이죠.



 



아무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코넥스가 개장을 하고 1달이 흘렀습니다. 시장 초기라서 그런지 그 결과가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거래량이나

거래규모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한술 더 떠서 전문 투자자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시장에 개인 거래비중만

60%에 육박했습니다.



 



항간에선 실패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설립초기라 좀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게다가 8월 이후에는 코넥스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가 만들어지면서

투자 활성화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성장사다리펀드(250억~500억), 정책금융공사(100억), 대신자산운용 창조성장펀드(500억), IBK코넥스전용펀드(300억),

증권 유관기관 공동펀드(1500억) 등이 그것입니다. 여하튼 갓 탄생한 코넥스의 성패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제도를 보면서 저는 생각합니다.



 



어떤 제도를 새롭게 만들 때는 시장 참여자들의 니즈와 정부의 제도에 괴리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시장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니즈만을 내세우지만 정부는 이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도 고려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문제점만을 너무 걱정하여 제도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규제 일변도로 나간다면 기왕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가 시장 참여자들에게 외면을 받아, 아니한 만 못하게 될 것입니다.

반면, 시장 참여자들의 니즈에만 너무 부합한다면 향후 큰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을 겁니다.



 



자기관리형 REITs는 초기에 시장 참여자들이 솔깃하도록 너무 느슨한

제도를 시행한 탓으로 배임과 횡령으로 점철되었고 지금은 너무 강화된 기준으로 인해 활성화의 기회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SPAC의 경우 초기에 너무 강화된 제도로 시장 참여자들의 참여가

급감하여 좋은 취지를 구현하지 못했고, 최근에 와서야 일부 제도가 완화되면서 이제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의견이 나오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코넥스의 승패 역시 이와 같은 ‘정반합’의 전철을 밟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 과정이 과거 2가지 제도보다는 좀더 현명하고 자연스럽게 진행되어 정부의 좋은 취지가

시장에서 표류하는 시간이 최대한 단축되길 바랍니다. 물론, SPAC이나

자기관리형 REITs와 같은 전철을 아예 밟지 않는 게 제일 좋겠지만 말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418명 37%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713명 6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