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정부가 방아쇠를 당기다!

입력 2012-05-02 19:51 수정 2012-05-03 05:29

◆ 상상을 해봅시다.

 

3일을 굶은 당신은 밀폐된 방으로 인도됩니다. 그 방에는 강화 유리로 된 벽이 중간에 가로 놓여져 방 한 개를 두 구역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당신이 서 있는 구역 건너편에는 진수성찬이 놓여져 있습니다. 강화 유리로 된 벽만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건너편으로 건너가 진수성찬을 먹고 싶습니다. 3일 굶은 당신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강화 유리벽을 깨고 음식을 먹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당신의 발 밑을 보니 장전된 권총이 한 개 있습니다. 옳다구나 싶습니다. 권총을 강화 유리벽에 쏘면 유리벽이 깨질 것이고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급하게 권총을 집어 든 당신은 권총 옆에 놓여 있는 메모 한 장을 발견합니다.

 

“이 총을 쏘면 강화 유리벽은 깨집니다. 하지만 이 방에는 사실 인화성 가스로 가득 차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인화성 가스는 무색, 무취라서 당신이 전혀 못 느낄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총을 쏘고 말고는 당신이 판단하십시오.”

 

자! 실로 난감한 상황입니다. 메모는 ‘분명 인화성 가스로 가득 차있다’는 것도 아니고, ‘가득 차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만약 메모 내용의 우려대로 인화성 가스가 차있다면 권총을 쏘는 순간 ‘쾅’하고 폭발하여 모든 게 날아가버립니다. 바로 죽음이죠.

 

하지만 인화성 가스가 차있지 않다면 눈앞의 진수성찬을 바라보며 쫄쫄 굶게 되겠죠. 나중엔 굶어 죽을 수도 있고요.

 

 

◆ 부동산 침체 대책 발표 임박

 

정부가 부동산 규제의 마지막 보루였던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의 투기지역 해제 방침을 늦어도 5월 중에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 동안 부동산 규제의 일환으로 강남 3구에 한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최대 40%까지로 제한 한 것이 금번 해제 방침이 풀리면 50%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같은 주택이지만 담보로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의미죠.

 

또한 3주택 이상 보유자가 주택을 매도할 때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율 10%포인트 가산세가 적용되지 않아 부동산 매매시 세금부담이 훨씬 줄어들게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만약 이번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가 현실화되면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투기지역이 전부 없어지게 되는 셈이죠.

 

그 동안 주택거래가 너무 침체되어 있었고 그 때문에 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했던 서민들이 집을 팔고 싶어도 팔리지 않아 계속 이자부담을 해오고 있어, 내수시장의 소비심리가 침체되어 왔다는 게 정부의 시각입니다. 따라서 금번 대책으로 주택거래 활성화를 통해 소비심리 및 경기를 되살릴 수 있기를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 정부, 방아쇠를 당기다!!!

 

이번 대책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정부가 방아쇠를 당겼구나!’

 

만약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모름지기 모든 자산은 희망을 먹고 삽니다. 따라서 ‘완화대책을 강구하니 거래가 살아나는구나 조금만 분위기를 조성해준다면 시장은 예전과 같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겠구나’ 하는 희망을 가진다면 시장은 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시큰둥하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사람들은 모두 불안에 떨 것입니다. ‘역시 시장이 맛이 간 것이구나. 이렇게 정부가 대책을 세웠는데도 시장이 이 모양이라면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겠어’ 라며 투매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정부의 ‘마지막 보루’였던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는 그런 의미에서 방아쇠 역할을 할 것입니다. 결과는 그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에 따라서 천양지차로 차이가 날 것입니다.

 

마치 당신이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는데 우려대로 인화성 가스가 가득 차있어서 ‘쾅’하고 폭발을 할지 아니면 인화성 가스가 없어서 강화 유리벽만 깨지고 건너편 음식을 먹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천양지차로 다르듯이 말입니다.

 

 

◆ 과거의 경험

 

우리는 과거에도 방향만 정반대이지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는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폭등을 잡기 위해 대책을 발표했는데 시장에선 그때만 잠시 먹히는 것 같더니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더 올랐습니다.

 

사람들은 당연히 동요하였고 ‘이러다가 영원히 내 집 장만 못하겠구나’ 싶어서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샀습니다. 당연히 부동산 가격은 더 폭등을 했죠. 그리고 그 후유증을 지금도 앓고 있습니다. 당시 노무현 정부가 방아쇠를 당겼고 결과는 우려대로 부동산 시장에 인화성 가스가 가득 차있었던 거죠.

 

지금 정부의 대책은 방향만 반대일뿐 방아쇠를 당긴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제 우리가 정말 가슴 졸이며 기도해야 할 것은 제발 부동산 시장에 인화성 가스가 없기를 아니, 있다고 하더라도 조금만 있어서 큰 폭발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구매력이 최저로 떨어진 서민들이 대출이 끼어있는 부동산을 (매수했던 당시의 가격에 비해) 다소 손해를 보고 내놓더라도 돈 많은 사람들이 그걸 좋은 가격으로 사줘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 되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잠시 반짝하다가 시장이 시큰둥해진다면 그 다음의 상황은 장담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늦어도 5월 중순이면 정부는 방아쇠를 당깁니다.

 

그 결과가 진수성찬일지 ‘쾅’하는 폭발일지 정말 가슴이 콩딱거립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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