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화이트 스완’ : S&P,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입력 2012-01-15 16:02 수정 2012-01-15 16:02

“요즘 리스크(risk)는 ‘블랙 스완(Black Swan)’이 아니라 오히려 ‘화이트 스완(White Swan)’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

 

얼마 전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인 저의 친구가 술자리에서 한 이야기입니다.

 

다들 알고 있으시다시피, 블랙 스완이라면 월스트리트에서 애널리스트로도 활약했던 미국 뉴욕대 교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가 2007년 쓴 같은 이름의 책을 통해 경제관련 용어로 자리잡게 되었죠.

 

그 동안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고 신화에서나 존재한다고 믿었던 블랙 스완(흑고니)을 유럽인들이 처음 발견한 것은 17세기 후반 호주대륙에서였죠. 그때 유럽인들이 받았을 느낌이란 아마 경악 그 자체였을 겁니다.

 

 

◆ 예기치 못한 극단적인 위기가 파국을 만들 수 있다 : 갑작스레 출현하는 ‘블랙 스완’

 

이러한 그들의 경험을 인용하여,

 

과거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극단적이고 예외적인 것이기에 전혀 예측 불가능하지만 일단 발생하고 나면 그 충격과 파장이 엄청나게 큰 사항을 경제적 용어로 ‘블랙 스완(Black Swan)’이라고 하죠. 대표적인 것으로는 9.11테러나 세계경제대공항, 그리고 구글(Google)의 출현 등을 들 수 있죠.

 

아울러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교수는 자신의 책 『블랙 스완』에서 극단적인 0.1%의 가능성이 모든 것을 바꿀 것이며 이로서 최악의 파국이 월스트리트를 덮칠 것이라 경고했었죠. 이러한 그의 주장은 미국만큼은 영원히 안전할 것이라고 믿었던 예상을 깨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리먼 사태로 세계경제가 대혼란에 빠지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에게 더욱더 어필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 도처에 예측 가능한 위기가 파국을 만들 수 있다 : 흔하게 존재하는 ‘화이트 스완’

 

그런데 요즘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앞서 저의 친구의 말처럼

위기 상황이란 게 전혀 예상치 못한 ‘블랙 스완’의 출현이 아니라,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백조 (물론, 우리나라에선 흰 놈이든 검은 놈이든 백조를 보기가 쉽지 않지만 유럽만 가더라도 호수에서 흔히 흰색 스완(Swan) 즉 백조를 볼 수가 있죠.^^;)

다시 말해 ‘화이트 스완’의 존재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유럽발 재정위기, 미국의 이란 제재 압박 등의 산적한 국제문제뿐만 아니라, 국내에선 침체하는 부동산 시장, 증가하는 가계부채, 전세란, 실업률 증가 등… 이렇듯 리스크 요인은 이제 언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으며 발달된 통신기술과 얽히고설킨 국내외 관계로 인해 이 모든 리스크 요인이 직간접적으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요즘 실태입니다.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거죠.

 

 

◆ S&P, 프랑스 등 유로존 국가들 신용등급 강등 발표

 

토요일(14일) 오전 뉴스를 보니 S&P가 유로존 9개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강등시켰는데 거기엔 프랑스까지 포함되어 있더군요. 얼마 전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사실이 아니고 루머였다는 해프닝으로 우리 증시 또한 장중에 출렁했었는데 급기야 현실이 된 것입니다.

 

물론,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들의 의견은 이번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이 이미 지난 주 국내 증권시장에 반영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미칠 영향력은 약하다고는 하지만 이 말 또한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가 처음 불거졌을 때도 미국 전체 모기지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흡하니 별 것 아니라더니 급기야 2008년 리먼 사태까지 터졌고요.

 

그 후 전세계적으로 현금을 살포하여 유동성 확대 정책을 편 후, 이제는 경제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고 해놓고 또 다시 유럽발 재정위기가 터졌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까지…

 

 

◆ 위기? ‘블랙 스완’ 보다는 ‘화이트 스완’

 

이제 위기란 호숫가 모퉁이를 돌면 돌연히 나타나 우리를 경악시키는 블랙 스완, 다시 말해 아주 낮은 확률의 발생가능성을 가졌지만 그 파급효과는 엄청나 상황을 파국으로 이끄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닌 듯싶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위기란 호숫가를 걷다가 모퉁이를 돌아서면 당연히 물위에 떠 있을 수백 아니 수천 마리의 화이트 스완을 만나는 것과 같은 듯싶습니다.

 

물론, 이미 예견된 리스크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처에 그러한 예견된 리스크가 불거진다면 가랑비에 옷 젖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습니다.

 

이번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증시분석가들이 설령 이미 반영된 악재라며 폄하한다고 하더라도 이제 우리 주변의 호수에는 너무 흔히 볼 수 있는 화이트 스완이 넘쳐나고 있다는 걸 간과해선 안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 주식이나 투자를 하시는 분들도 이미 알려진 리스크 요인들의 진행사항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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