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드 본드(Covered Bonds)’ 발행의 숨은 뜻은?

입력 2011-10-09 16:26 수정 2011-10-09 16:26

지난 10월 7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은행들이 ‘커버드 본드’를 원활하게 발행할 수 있도록 특별법의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유는 가계대출 구조를 고정금리 위주로 바꾸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 ‘커버드 본드(Covered Bonds)’란?

 

우선 ‘커버드 본드(Covered Bonds)’가 어떤 것인지가 궁금하군요.

 

은행은 예금 이외에도 채권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이 자금으로 대출을 하게 됩니다.

 

이 때 채권 발행은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요.

 

(1) 은행 자체의 신용도를 내세워 채권을 발행할 수도 있고,

 

(2)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해주고 나서 보유하게 되는 ‘주택담보대출채권’을 담보로 해서 채권을 발행할 수도 있겠죠.

 

(1)번의 경우, 해당 채권을 인수하게 되는 기관(연기금,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투자자)들은 해당 은행이 망하지 않을 거란 믿음을 가지고 자금을 투자하겠죠. 따라서 은행이 망하게 되어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손해를 보게 됩니다.

 

(2)번의 경우, 은행과는 완전 분리되어 있답니다. 따라서 해당 채권을 인수하게 되는 기관들은 은행의 신용도는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대신 해당 주택담보대출자들이 꼬박꼬박 원금과 이자를 갚을 것인지, 만약 갚지 못할 경우 해당 주택을 경매로 처분하면 투자한 자금만큼 돈을 뽑을 수 있는지 어떤지를 근거로 하여 자금을 투자할 겁니다.

 

그러므로 만약 경매로 처분했는데 집값이 엄청 떨어져 투자한 자금을 뽑을 수 없다면 투자자는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때 가서 은행에게 돈 내놓으라고 해도 아무 소용없습니다. 은행은 책임이 없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2)번의 경우는 채권(주택담보대출채권)을 담보로 하여 다시 채권을 발행하기 때문에 ‘자산유동화증권(ABS)’이라고 부른답니다.

 

 

◆ ‘커버드 본드(Covered Bonds)’는 두 방법의 장점을 다 가지고 있음

 

그럼 커버드 본드는 뭐냐?

 

위의 (1)번과 (2)번의 채권이 합해진 거라 생각하면 됩니다.

 

우선 ‘주택담보대출채권’을 담보로 해서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를 발행하는 은행이 책임을 집니다.

 

그래서 (2)번 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주택담보대출채권’에 문제가 생겨 경매를 했는데 이를 통해서도 투자한 자금을 다 돌려 받지 못할 경우 은행에서 나머지를 갚아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1)번 보다도 유리합니다. 아무리 해당 은행이 망하더라도 담보로 제공된 ‘주택담보대출채권’에만 문제가 없다면 고스란히 투자한 자금을 다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은행에 다른 예금자나 채권자가 받을 돈 못 받고 줄줄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더라고 자신은 유유히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처럼 채권을 발행하는 은행의 신용도와 담보자산(주택담보대출채권)의 권리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고 보호된 채권입니다. 따라서 안전하게 커버(cover)되어 있다고 해서 ‘커버드 본드(Covered Bonds)’라고 부르나 봅니다.

 

 

◆ 장기, 안전, 고정금리, 낮은 이자

 

원래 안전하면 이자는 조금 낮겠죠.

 

‘커버드 본드’도 이자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의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게 되겠죠.

 

아울러 채권이다 보니 장기, 고정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사실 오랫동안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단기채권인 CD등으로 조달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택담보대출은 장기인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은행의 자금 조달원인 CD의 단기금리 변동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는 변동금리가 대부분이었죠.

 

이번에 금융위에서 ‘커버드 본드’ 발행을 활성화 해주면 은행은 장기로, 낮은 금리로, 그리고 고정금리로 자금을 조달하여 주택담보대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계대출의 핵심 중의 하나인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장기, 고정금리로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커버드 본드 발행의 숨은 뜻 = 금리인상 가능성?

 

여기서 단순하게 ‘아 잘됐다. 이제 주택담보대출을 낮은 고정금리로 받을 수 있겠구나” 하고 좋아만 해서는 안될 겁니다. 무엇보다 행간의 숨은 뜻을 잘 읽어야겠죠.

 

그렇다면 정부가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이렇게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 눈에는 앞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의 방증으로 보입니다.

 

지금 물가나 환율을 볼 때 누가 봐도 금리를 올려야 할 상황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가계부채, 부동산담보대출의 뇌관을 건드리기가 두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금리를 올리기 전에 조금이라도 가계부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수순으로 특별법까지 제정하여 ‘커버드 본드’를 발행하려고 하는 건 아닐까? 하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부디 정부의 ‘커버드 본드’ 활성화 정책이 빛을 발했으면 좋겠습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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