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가 흑자면 왜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가?

입력 2011-05-29 16:24 수정 2011-05-30 22:04


다음은 칼럼니스트 팬레터에 올린 [ker123(kyung77)]님의 질문(2011.5.26일자)에 대한 답변을 대신하여 올리는 칼럼입니다.

 

최근 우리나라가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 가까이 확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0억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던 외환보유액이 겨우 2년여 지났는데 50%가 급증한 것입니다.






 

그 이유로는 주요 신흥국 들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이 탄탄해 지면서 수출이 급증하여 경상수지의 흑자폭이 커졌고, 아울러 경제성장의 힘으로 외국인의 투자자금이 국내로 상당부분 유입되었다는 것을 들고 있습니다.

 

1) 경상수지가 흑자면 왜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가?

 

외환보유액을 계산할 때는 기업이나 개인이 가지고 있는 외환을 뺍니다. 다시 말해 정부가 가지고 있는 외환만을 의미하죠. 그런데 기업이 경상수지가 늘어나 달러를 많이 벌어들였는데 왜 외환보유액이 증가했을까요?

 

자! 봅시다.

기업이 수출을 하면 달러가 들어옵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원화로 바꾸어야 임대료도 내고 급여도 지급하고 할 겁니다. 따라서 벌어들인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내다 팔고 원화를 살 겁니다. 그럼 달러 값은 떨어지고 원화 값은 오르겠죠(환율하락).

 

환율 안정을 바라는 정부의 입장에서 계속적인 환율하락(비록 그것이 환율상승이었다 하더라도)을 좌시하고 있을 수는 없겠죠. 그래서 정부는 반대로 보유하고 있던 원화를 팔아서 기업이 팔아 치운 달러를 다시 사들이는 거죠.

 

그럼 다시금 달러 값은 올라가고 원화 값은 떨어지게(환율상승)되는 겁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나라 정부에는 달러가 쌓여가게 되고 이게 바로 외환보유액의 증가인 거죠.

 

2) 환율조작국

 

참고로 환율이 상승하면 우리나라 수출품목의 가격경쟁력이 더 높아져 수출이 더 잘될 거고 이는 다시 경상수지 흑자로 연결되겠죠. 그럼 기업은 다시 물건 팔아 들어온 달러를 팔고 정부는 이 달러를 다시 사들이고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도 다시 증가하겠죠.

 

미국의 입장에서는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겠죠.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최대 교역국 중의 하나인 미국 입장에서는 적자를 의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따라서 미국의 입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떨어져 우리나라의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를 원할 겁니다.

 

다시 말해 한국 기업의 물건이 좋아서 수출을 많이 했다 하더라도 이렇게 벌어들인 달러를 외환시장에 내다 팔면 환율은 떨어지고 그럼 한국의 수출가격경쟁력은 악화되므로 한국의 수출 증가를 상쇄시킬 수 있는데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서 이를 막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미국 정부는 민간 기업에서 일어나는 일에 한국 정부가 관여해서 환율을 조정하지 말라고 하는 거죠. 환율조작국 운운하는 게 바로 이 때문인 거죠.

 

3) Y=C+I+G+X-M

 

국민소득(Y)은 민간소비(C)와 기업투자(I)와 정부지출(G)과 순수출(NX)의 총합입니다.

여기서 순수출(NX)은 다시 ‘수출(X) - 수입(M)’으로 나타낼 수 있죠.

수출(X)이 늘어나면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이 늘어납니다. 앞서 언급 했듯이 기업이 수출로 들어오는 달러를 외환시장에 내다 팔기 때문이죠. 반대로 수입(M)이 증가하면 달러 수요가 늘어납니다. 기업이 수입을 하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구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수출이 수입보다 많아져 경상수지 흑자가 생길 경우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공급 증가로 달러 값이 떨어지고 ‘환율=달러 값’이니까 환율도 떨어지는 거죠. (앞서 설명한 내용이죠.)

 

4) 외환보유액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죠. 그 이유 중 하나로

필요이상의 외환을 가지고 있으면 금전적으로 손해를 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도 설명했듯이 정부가 외환을 보유하기 위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 들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원화를 조달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달러를 보유해서 운용하는 수익보다 더 클 수 있답니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실제 10년간 조달비용에서 운용수익률을 뺀 역마진은 평균 1.36%, GDP의 0.32% 수준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외환보유액이 3,000억 달러인 경우 41억 달러가 비용으로 들어간다는 의미입니다.

 

만약의 위기에 대비해서 적정한 외환을 보유할 필요는 있지만 손해를 보면서 필요이상의 외환을 보유할 필요가 굳이 있느냐는 비판론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로부터 환율조작국이라는 의심도 받고 실제 금전적으로도 손실이 있는데 말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418명 37%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713명 6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