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망할까?

입력 2011-05-22 10:18 수정 2011-05-22 15:25

“…미국의 힘은 스텔스 전투기나 핵추진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 있는 게 아닙니다. 미국의 힘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독점적으로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미국이 달러를 계속 찍어내는 한 미국은 그리 쉽사리 망하지 않습니다. 그게 세계경제에 어떠한 악영향을 준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금값이 6거래일만에 다시 온스당 1,500달러를 탈환했습니다. 그 동안 하늘 무서운 줄 모르며 치솟던 금값이 꺾이기 시작했었는데 다시금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네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문득 미국이 빚으로 연명하는 나라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안전한 실물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무엇보다 높아졌는데요. 그러다 보니 금값이 정말 ‘금값’이 되어 버린 건 어찌 보면 당연할 일.

 

1556.70달러 vs. 35달러

 

2011년 5월 2일은 역사상 금값이 최고점을 찍은 날입니다. 이날의 금값은 1온스당 1,556.70달러를 찍었습니다.

 

1944년 44개국이 모인 자리에서 미국은 1온스당 35달러에 금을 바꾸어 주겠다는 선언을 합니다. 이게 바로 2차대전이 끝난 후 세계 경제의 새로운 질서가 되었던 ‘브레턴우즈체제’입니다. 이로써 세계의 패권은 대영제국에서 명실상부하게 미합중국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물론 미국은 베트남전쟁을 치르면서 보유하고 있던 금이 현저히 줄어들자 1971년 들어 급기야 더 이상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 줄 수 없다는 선언을 합니다. 금본위제를 폐지해 버린 거죠.

 

이때까지만 해도 달러란 미국정부가 보장하는 ‘금으로 바꿀 수 있는 교환증서’로써 그 가치가 있었지만 1971년 이후부터 달러는 마구마구 찍어낼 수 있는 종이에 지나지 않게 된 것이죠. 한마디로 세계를 상대로 뒤통수를 친 거죠.

 

하지만 이미 오랫동안 국제결제통화로 사용되어 오던 달러는 2011년인 지금까지도 기축통화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실제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종이를 미국이 찍어냈다는 이유만으로 숭배해 오고 있는 것이죠.

 

특히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불안한 나라의 국민들은 자기나라 돈은 가치가 없으니 절대불변한다는 달러로 바꾸어 마루 밑, 천장 등에 숨겨 놓을 정도로 ‘달러맹신교’가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거랍니다.

 

하지만 숫자는 진실을 말해줍니다.

금본위제 폐지 이후 달러도 불안한 돈이란 걸 말입니다.

 

35달러만 있어도 1온스의 금과 바꿀 수 있었던 1944년의 달러가 이젠 무려 1,556.70달러를 줘야 겨우 1온스의 금과 바꿀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실로 엄청난 가치하락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제 더 이상 달러는 금으로 바꿔 줄 수 있는 보증서가 아니란 것. 다시 말해 달러를 가지고 가도 미국정부는 어떠한 보장도 해주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아울러 그러한 미국정부가 엄청난 빚쟁이 국가라는 사실 때문에,

 

그리고 미국정부는 더 많은 빚을 내기 위해 오늘도 성능 좋은 인쇄기로 마구마구 달러를 찍어내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러니 이제는 달러를 못 믿겠다며 사람들은 달러를 팔고 금을 사 모으는데 더욱 전력투구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달러가치는 금새 폭락을 하고 미국은 곧 몰락할까요?

이른바 급부상하는 중국의 통화 위안화가 세계의 기축통화가 될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상당한 시간 동안 여전히 미국이 우세할 것이라 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성능 좋은 인쇄기

합리적으로만 따지고 본다면 빚쟁이 국가 미국은 몰락을 해야 할 것 같지만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미국의 힘은 스텔스 전투기나 핵추진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 있는 게 아닙니다. 미국의 힘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독점적으로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미국이 달러를 계속 찍어내는 한 미국은 그리 쉽사리 망하지 않습니다. 그게 세계경제에 어떠한 악영향을 준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2] 낙장불입

또한 세계 각국도 마찬가지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세계의 호사가들은 미국 달러가 곧 휴지조각이 될 거라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나 유럽, 일본 등 경제대국들은 여전히 달러자산에 투자했습니다.

 

이들은 이미 엄청난 달러자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달러가 급락하거나 미국이 붕괴되면 자신들 역시 깡통을 차게 된다는 사실이 두려웠던 겁니다.

 

이미 낙장불입이고 얽힐 대로 얽혀 있기 때문에 달러를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란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의 지위는 예전만큼 초울트라캡숑으로 강해지지는 않겠죠. 하지만 여전히 미국은 수십년간 제국의 패권을 잃지는 않을 겁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게 세계경제에 어떠한 악영향을 준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223명 37%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387명 6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