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왜?

입력 2011-05-15 23:10 수정 2011-05-15 23:10
지난 5월 13일, 많은 경제 전문가와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을 깨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연 3.0%)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최근 들어 홀수달마다 격월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왔고 또한 물가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발표가 있었기에 이번 금리동결은 정말 뜻밖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2010년 11월 이후 계속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온 물가상승률은 4%대를 넘어서 있습니다. 하지만 기준금리는 여전히 3%이고 국고채 3년물도 3.7% 수준입니다.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이른바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우리는 처해 있는 겁니다.

 

폭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필요한 게 금리인상이란 건 이제 일반 서민들도 아는 상식이니 고명하신 금통위 분들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왜 금리동결에 손을 들었을까요?

 

이번에 한은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이유로는 우선 우리경제가 물가상승 부담에서 벗어나 다소 안정을 찾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일시적인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세 또한 이번 금리동결의 이유라고 말합니다.

 

이 두 가지 이유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이 시점에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크게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세 번째 이유는 상당한 설득력을 가집니다.

 

바로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 빚 문제 말입니다.

 

금리를 올릴 경우 이 뜨거운 감자가 언제 핵폭탄으로 변할지 모른다는 건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이유니까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금리동결 발표를 접하고 이번에도

‘휴~ 다행이다’

하고 한숨을 쉰 이 땅의 많은 서민들이 있을 겁니다.

 

한술 더 떠서

‘이런 식으로 정부가 계속 금리를 동결시켜 주겠지…’

하며 어설픈 기대감을 가지는 분들도 더러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정부가 요즘 같은 인플레이션 위협 속에서도 금리동결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바꾸어 생각하면

 

가계 빚 문제가 도저히 치유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진행되었다는 방증(傍證)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 임시방편인 금리동결 외에는 가계 빚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이미 존재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는 것입니다.

 

제가 종종 언급하는 [모르핀 이론]이 있습니다. (물론, 제가 만들어낸 말입니다.^^;)

 

2차 대전에서 경미한 부상을 입은 병사에겐 쓰라리지만 치유가 되는 약을 발라주지만

전혀 가망이 없는 중상자의 경우 위생병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모르핀 한대를 놓아주고 기도나 해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는 경제에 있어서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의 금리동결이 정말 우리 경제에 쓰라리지만 치유가 되는 약인지 아니면 잠시 통증을 잊을 수 있는 환각제인 모르핀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저는 후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는 언젠가는 폭탄처럼 터져버리기에 더욱더 살 떨렸던 13일의 금요일이었습니다.

 

※ 방증(傍證) : 사실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되지는 않지만, 주변의 상황을 밝힘으로써 간접적으로 증명에 도움을 줌. 또는 그 증거. <네이버 국어사전>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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