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하는 트렌드, 햅틱 열풍은 왜?

입력 2009-03-03 08:51 수정 2009-03-03 16:44
디지털, 이제 아날로그를 터치하다
아날로그 감성을 입는 디지털이 대세다. 애초부터 디지털의 종착지는 아날로그였고 아날로그를 보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디지털이다. 누가 더 우월하냐 아니냐는 결코 아닌 것이다. 우리에게 더 이상 디지털은 기술이 아니다. 디지털은 문화이고 생활이다. 우리의 문화와 일상에서 녹아있는 아날로그적 삶은 디지털의 기술적 진화가 대체할 수 있는게 아니다. 디지털은 다만 아날로그적 삶의 보조제일뿐. 결국 디지털의 목적은 점점더 아날로그 스러운 디지털이 되는 것이다. 아날로그를 흉내내려는, 인간의 오감을 충족시키려는 디지털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일상은 더 풍요롭고 즐거워질 것이다.
디지털이 흉내내기 가장 쉬운 오감은 시각과 청각이었다. 그 다음이 바로 촉각이고, 미각과 후각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디지털에서 촉각의 시대를 연 것이 바로 햅틱 기술이다. 햅틱기술이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손잡게 하고, 우리가 디지털로 보다 더 진한 터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내고 있다.

디지털 트렌드, 햅틱 열풍
올해 디지털기기의 주요 트렌드 중 으뜸은 햅틱이다. 애니콜의 햅틱폰은 올해 대표적 히트상품이다. 햅틱2까지 출시되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데, 햅틱기술이 대중적으로 각광받은 것은 삼성전자의 애니콜 덕분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제품명 자체도 햅틱인데다, 단순한 터치스크린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감성에 반응하는 유저 인터페이스를 탑재하고 있다. 햅틱폰에는 22가지 진동이 제공되었는데, 상황별로 각기 다른 진동이 우리의 촉각을 자극시키며 새로운 경험을 안겨준다. 주사위 놀이를 할때 직접 주사위를 던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해주기도 하며, 중력 센서와 가속도 센서가 적용돼 화면을 기울이는 대로 사진이 미끄럼 타듯 흘러내리는 기능도 가능하다. 이런 새로운 디지털 터치가 손으로 느끼는 새로운 경험을 이끌어내며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기술이 진보할 수록 사용자 친화적인 사용환경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제품 사용에서도 감성적인 면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판단이 햅틱폰을 탄생시킨 배경이라 할 수 있는데, 촉각을 통해 디지털기기와 인간 간의 보다 깊은 교감과 소통을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네비게이션이나 디지털카메라 등에서도 최근에 햅틱기술이 적용된 터치스크린 기술이 나오고 있고, 보다 더 많은 제품들에서 햅틱기술이 반영되고 있다. 디지털기기에서 햅틱기술은 대세인 셈이고, 햅틱의 뜨거운 인기는 한동안 식지 않을 것이다.

햅틱, 왜 우리는 터치를 원하나
인간이 최초로 경험하는 감각은 촉각이다. 태아가 뱃속에서 촉각을 먼저 느끼며, 아이들은 무엇이든 만져보려고 한다. 촉각은 인간의 가장 본원적인 감각이면서 외부와의 소통수단인 것이다. 우리가 촉각을 원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인 셈이다. 햅틱(Haptic)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만지다’라는 뜻의 ‘haptesthai’에서 유래한 영어 단어로 ‘촉각의, 만지는’이라는 뜻을 가진다. 그런 점에서 햅틱 기술은 촉각을 통해 디지털기술과의 소통을 하기에 시각과 청각에만 의존하던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진화를 가져온다. 햅틱 기술은 촉각과 관련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심리학, 인지과학 연구 등을 포괄한 기술로, 촉각을 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기술 분야가 통합된 새로운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압력이나 진동, 감촉 등을 통해 사용자가 신체적 감각을 느끼게 함으로써 컴퓨터를 통한 더욱 생생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디지털기술은 인간의 오감 모두를 충분히 구현해내고 싶어한다. 다만 기술적 한계로 인해 시각과 청각을 먼저 구현해냈고, 그 다음으로 촉각을 구현해내고 있는 중이다. 디지털기술이 촉각의 필요성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오감 총족 욕구가 디지털기술로 하여금 촉각을 구현해내도록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과의 지속적인 터치를 눈으로 귀로 했다면, 이젠 손으로 몸으로 할 차례가 된 것이다.

촉각을 만난 디지털, 새로운 날개를 달다
햅틱기술은 컴퓨터 게임분야에선 오래전부터 활용되어 왔다. 게임속 상황에서 느껴지는 진동을 시각과 청각과 함께 느끼며 보다 박진감 넘치는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총을 발사할 때의 반동이나, 총을 맞았을 때 따끔한 자극이 온다거나 하는 등의 촉각을 통해 보다 게임에 몰입할 수 있다. 디지털이 구현해내는 촉각기술은 가상현실에서의 게임을 비롯, 가상박물관에서도 활용되고, 온라인에서 사람을 만날 때 악수를 청할 수도 있다. 신체감응기술을 접목시켜 가상에서 실제와 같은 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고, 직접 김연아에게 스케이트를 배울 수도 있다. 스포츠스타의 실제 동작을 우리 몸으로 그대로 느끼고 배울 수도 있다. 햅틱기술은 자동차에서도 활용되는데, BMW의 다이얼 스위치 ‘아이드라이브(iDrive)’에서도 차량의 다양한 제어시 촉각 피드백이 제공된다. 의료분야에서는 의료용 시뮬레이터, 재활장비 등 가상공간에서의 실재감을 느끼게 해줌으로써 의료 기술을 한수준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로봇팔을 통해 원격으로 수술할 수 있는 환경에서 햅틱기술은 의사의 시술에서 중요한 작용을 한다. 촉각을 생생히 느끼지 못하면 시술에서의 정교함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각종 디지털기기, 디지털컨텐츠,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적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제 모든 디지털은 시각과 청각에 이어 촉각도 마음껏 구현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www.digitalcrea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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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기 칼럼은 <삼성SDS 사보>에 기고했던 칼럼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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