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국의 병 – 가계부채

입력 2010-05-08 12:00 수정 2010-05-08 12:06
기어이 삼성생명 공모에 무려 20조원의 돈이 몰렸습니다. 이 중에서 실제 배정되는 규모는 1조원이고 나머지 19조원은 다시 환급이 되겠죠.

 

모르긴 몰라도 공모 자금이 들어와 환급되는 기간 동안 19조원에 대한 운용수익만 해도 주관 증권사들은 짭짤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하튼 이번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돈이 갈 곳을 찾지 못해 환장을 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최근 계속 되는 저금리로 강남 부자동네의 PB센터에서는 부자 고객들에게 돈을 굴릴만한 데를 제시해주지 못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연2%대의 금융수익으로는 이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듯 찜통 더위가 있는 바로 옆에는 엄동설한의 추위가 있습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계부채’ 문제입니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009년 말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854조 8,000억 원으로 5년 전보다 무려 57.3% 증가했다고 합니다.

 

여기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엄청 높아졌다는 겁니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가계부채 / 가처분소득 × 100

 

우리나라의 경우, 이 비율은 2009년 9월말 현재 기준으로만 보아도 무려 146%나 된다고 합니다.

 

◆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2009년 9월말 현재)




 

이 말은 가계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세금 떼고 뭣 떼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이 100만원인데, 갚아야 할 빚은 140만원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 벌어들인 돈에 비해 부채가 더 커져서 이젠 빚을 갚아나가기 버거운 마이너스 삶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같은 시기 미국 126%, 일본 110%로 우리나라가 훨씬 높은 것을 알 수 있죠.

 

이렇듯 한쪽에서는 남아 도는 돈을 어떻게 굴릴까가 걱정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늘어나는 빚을 어떻게 갚아나가야 할까가 걱정인,

 

자산 양극화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최근 그리스發 유럽 경제위기설 등으로 세계 경제의 힘이 아시아에 몰린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우리나라 경제는 큰 타격 없이 잘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외국 석학들의 칭찬도 들립니다. 삼성이나 현대자동차가 세계 시장에서 그 위상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는 기사도 자주 눈에 뜨입니다.

 

하지만 자산 양극화가 좁혀지지 않은 이상,

그리고 당신이 그 양극화의 선상에서 가계부채를 걱정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는 이상,

앞서 언급했던 이야기들에 결코 우쭐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평등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기회나 능력 그리고 성실함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소득과 부의 차이가 생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차이(Gap)가 너무나 극단적으로 벌어진다면 아무도 이를 자연스럽게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2008년 미국의 파탄이 파생상품’때문이었고,

2010년 그리스와 유럽의 몰락이 재정적자’였다면,

앞으로 우리나라의 운명은 가계부채’에 달려 있다 하겠습니다.

 

이제 병명을 알았으니 하루 빨리 치료에 임해야겠죠. 엄한데 눈 돌리지 말고 말입니다. – 우리 정부와 개개인이 함께 말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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