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강세로, 좋은 분∙ 나쁜 분∙ 알 수 없는 분

입력 2009-11-29 13:47 수정 2009-11-30 15:05
최근 엔화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한국경제신문 2009년 11월 27일자 기사를 보면 일본 주요 은행들의 2009년 말 엔화 가치 전망은 1달러에 80~90엔대가 주류이지만, 일부 은행에서는 1달러 75엔까지 엔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 어라? 80엔에서 75엔까지 엔화가 상승한다? 오타 아닐까?

 

‘80 → 75’ 이면 하락인데… 하지만 오타 아닙니다.^^ ‘환율’이란 ‘달러 가격’을 의미합니다. 물론, 원·달러 환율일 때는 원화로 표시한 달러의 가격이고, 엔·달러 환율일 때는 엔화로 표시한 달러 가격인 것이죠.

 

즉 환율이 1200원에서 1000원이 되었다는 것은 (달러가격이 1200원에서 1000원으로 떨어진 것이니) 원화가 상승한 것이고, 80엔에서 75엔이 될 것이라는 것은 (달러가격이 80엔에서 75엔으로 떨어질 것이니) 엔화가 상승할 것이란 의미죠. 참 쉽죠 잉~

 

그래서 이런 관계가 성립하는 거죠.

 

환율↓ = 달러가치↓ = 자국의 통화가치↑

 

◆ 엔화가 상승(엔고)하면 우리나라엔 좋을까? 나쁠까?

 

이 질문에는 크게 3가지 답변을 할 수 있겠네요. 엔화가 상승하는 게 좋은 분이 있고 나쁜 분이 있고, 알 수 없는 분이 있답니다.

 

(1) 좋은 분

 

수출업자가 좋을 수 있겠네요. 이제는 우리도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품목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엔화가 상승하면 일본 수출이 힘들 테니 (일본환율하락 → 일본수출악화)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잘되겠죠. 수출이 잘되면 상품간의 국제거래인 경상수지가 개선되는 것도 당연지사입니다.

 

관광지 상인들도 좋아질 겁니다. 엔화 강세라면 원화가 상대적으로 싸진다는 것인데 그럼 일본 관광객이 우리나라 와서 펑펑 돈을 써도 부담이 없을 것이고 따라서 일본 관광객이 늘어날 테니 말이죠. 작년 말에서 올해 초 명동에 넘쳐나던 일본인 관광객을 생각하면 됩니다.

 

(2) 나쁜 분

 

엔화 상승으로 우리나라 수출은 잘되지만 반면, 국내 물가상승의 압력요인이 됩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기계, 부품, 기술 부문에서 상당부분 일본에 의지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엔고로 인해 이들의 수입가격이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 우리나라의 생산원가가 올라갈 것이고 이는 상품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져 물가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거죠. 따라서 물가부담을 많이 받는 분들은 엔화상승이 나쁠 것입니다.

 

(3) 알 수 없는 분

 

자산이나 부채를 가진 분들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알 수 없는 분’이라 이름 붙여 봤습니다.

 

일단, 일본펀드나 일본 자산에 투자하신 분이라면 엔화로 투자가 되어 있을 것인데 그 가치가 올라가니 투자수익 이외에도 환차익을 볼 수 있겠죠. 반면 엔화로 돈을 빌려 우리나라 자산에 투자한 사람은 머리가 아플 겁니다. 당장 갚아야 할 엔화 부채 원리금의 가치가 올라버릴 테니 말입니다. 작년 말 엔화자금을 빌려다 개인병원 설립에 투자했던 의사들이 큰 타격을 받은 걸 생각하면 됩니다.

 

이처럼 환율의 변화는 무조건 나쁘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환율의 급작스런 변화는 좋지 않습니다. 미리 대비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일본은 공식적으로 디플레이션 경제라고 선언했습니다. 이렇듯 날로 갈피를 못 잡는 일본 경제를 보니 걱정입니다.

 

국제 경제에서는 이웃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합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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