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經濟)란 우리네의 살림살이다

입력 2009-11-01 20:40 수정 2009-11-01 20:40
본 칼럼은 '문학동네 계간지 <풋> 2009년 가을 14호'에 실린

제가 쓴 <김의경의 경제백과>의 내용입니다.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까?"

 

17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모후보가 한 말이 한때 적잖게 유행한 적이 있다. 여기서 살림살이를 한자어로 달리 표현한다면 뭐가 적당할까? 바로 ‘경제(經濟)’라고 하면 된다. 가정의 살림살이, 회사의 살림살이, 정부의 살림살이를 각각 가계경제, 기업경제, 정부경제라고 하며 여기서 말한 가계, 기업, 정부가 바로 ‘경제의 3주체’이다. 그리고 이것들이 모여서 국가경제가 되는 것이다.

 

요즘 들어 일반인뿐만 아니라 대학생이나 심지어 중·고등학생에게까지 경제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반드시 주식투자와 같은 재테크의 달인이 되자는 의미라기 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에 대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며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경제라는 말이 한자어이다 보니 개념도 모호하고 왠지 어려울 것 같다. 이렇듯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데에는 어려운 수학공식이나 복잡한 그래프로 설명된 경제관련 전문서적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경제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며 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이 연구하는 모호하고 괴팍한 학문도 아니다. 경제란 바로 현재 우리들의 살림살이가 어떤 상태이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냐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우리의 일상생활 바로 그 자체인 것이다. 자! 앞으로 본 코너를 통해 우리의 살림살이인 경제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해 보기로 하겠다.

 

◆ 인간의 모든 행동은 인센티브를 주는 쪽으로 움직인다

우선,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근원적인 원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인센티브(incentive)’다. 인센티브가 무엇인가? 바로 칭찬이요, 보상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상황이 이럴 진데 하물며 사람이야 오죽하겠는가? 착한 일을 했다고 상을 줬더니 화를 내는 학생은 아무도 없다. 목표치 이상의 영업실적을 달성했기에 보너스를 줬는데 그게 짜증나서 회사를 때려치우는 영업사원은 더더욱 없다. 이렇듯 모든 사람(머리가 어찌된 사람은 제외겠지만)은 인센티브를 주면 이를 기뻐하고 유지하며 더욱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그 일을 더 잘하려고 애쓴다. 이러한 인센티브에 대한 일관된 행동이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것이다.

 

재미있는 사례를 한번 들어보자. James Gwartney와 Richard Stroup가 쓴 <What Everyone Should Know About Economics and Prosperity>라는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구소련 체제에서는 한때, 생산된 유리의 무게를 기준으로 유리공장 경영자와 노동자의 경영성과를 평가했다고 한다. 그 결과 대다수 유리공장에서는 무게가 많이 나가도록 두꺼운 유리만을 생산하게 되었다. 어찌나 두꺼웠던지 그 유리를 통해서 밖을 내다볼 수도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자 계획당국은 평가기준을 유리의 무게에서 면적으로 바꾸었다. 즉, 유리 생산면적이 넓을수록 좋은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그러자 정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유리공장들은 유리를 최대한 넓게만 만들려고 했고 그 결과 유리가 너무 얇아져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깨지는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이렇듯 인센티브는 비단 자본주의 경제에서만 그러한 것은 아니라 공산주의 경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인간인 이상 인센티브를 추구하는 쪽으로 행동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이다.

 

◆ 그래서 ‘경제학’과 ‘경제정책’이 생겨난 것이다

자! 그럼 이쯤에서 모든 인간은 인센티브를 추구하는 쪽으로 행동한다는 말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보자. 이것을 달리 말하면 인센티브를 줄 경우,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일으킬 지에 대해 상당부분 예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예를 들어 청소를 잘 하는 아이에게 사탕을 준다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청소를 더욱 열심히 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듯이 말이다. 이렇게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들은 어떤 인센티브가 주어졌을 때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한 일정한 법칙을 찾아 낼 수 있으며 이러한 법칙들 몇 가지를 모은 것이 바로 ‘경제학’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법칙을 가지고 앞으로 더 좋은 살림살이를 누리기 위해 어떠한 인센티브를 주어야 할까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바로 ‘경제정책’인 것이다. 그렇다. 만약 인센티브가 주어졌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중구난방이라서 도저히 예상을 할 수 없었다면 경제학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법칙이 저 유명한 ‘수요·공급의 법칙’이다.

 

◆ 수요와 공급은 어떤 것일까?

경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가지가 바로 수요와 공급이다. 이건 또 뭐 하는 것들일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일요일 늦은 저녁 대형 할인마트의 풍경을 떠올려 보자. “생물 고등어 마지막 떨이가 다섯 마리에 5천원!!” 이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장을 보던 어머니들이 생선매장으로 우르르 몰린다. 왜 일까? 가격이 갑자기 싸졌지 때문이다. 불과 30분 전에 비해 별로 달라진 것도 없는데 떨이를 하기 위해 싸게 가격을 불렀으니 경제관념이 뛰어난 우리의 어머니들이 이 호기를 놓칠 리가 있겠는가! 이렇게 우르르 몰리는 어머니들을 경제학자들은 수요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수요(demand)’란 쌀 때 많이 사려는 사람들의 모임을 말한다. 그리고 ‘공급(supply)’이란 그 반대다. 비쌀 때 더 많이 팔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쌀 때 사둬야 이득이고 비쌀 때 팔아야 이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득이 바로 ‘인센티브’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다만, 수요와 공급은 서로 반대되는 행동을 함으로써 인센티브를 얻는다는 것만 차이점이다.

 

◆ 수요와 공급은 시장에서 만난다

그런데 말이다. 팔려는 사람이 있어야 살 수 있고 사려는 사람이 있어야 팔 수 있다. 그래서 수요와 공급은 한 장소에서 만난다. 그게 바로 ‘시장(market)’이다. 이 시장에서 처음에 둘은 서로의 인센티브만을 충족시키려고 애쓴다. 하지만 이내 깨닫는다. 모름지기 세상은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수요가 무조건 낮은 가격으로만 사려하는 데 공급은 무조건 높은 가격으로만 팔려고 한다면 이 둘은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서로가 만족한다고 생각하는 적정한 수준에서 가격이 정해진다. 이를 경제에서는 ‘균형가격’ 또는 시장에서 정해진 가격이라 해서 ‘시장가격(market price)’라고 한다.

 

자! 그럼 이번에는 수요와 공급이 만나서 시장가격을 정했다고 해보자. 그런데 저 뒤쪽을 보니 또 한 무리의 수요자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것 아닌가! 자신들도 앞다투어 사겠다며 말이다. 이때 공급자의 흑심(?)이 드러난다. 더 비싸게 팔아야 이득이라는 인센티브를 챙길 수 있다는 흑심 말이다. 그래서 이미 정해진 가격을 올려버린다. 이렇듯 사려는 수요자가 많아지면 팔려는 공급자는 가격을 올리려 할 것이고 이로 인해 보다 높은 수준에서 시장가격이 결정된다. 반대로 팔려는 공급자가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 이번에는 수요자의 흑심이 드러난다. 더 싸게 사야 인센티브를 볼 수 있다는 것 말이다. 그래서 시장가격은 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된다. 이렇듯 ‘수요가 늘어나면 시장가격이 오르고, 공급이 늘어나면 시장가격이 내려가는 아주 당연한 현상’을 경제에서는 <수요·공급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너무나 뻔한 말씀들이 바로 경제의 법칙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인센티브의 추구’와 ‘수요·공급의 법칙’은 거의 모든 상황에서 다 적용된다. 이 법칙으로 인해 이자율이 결정되고 환율이 움직이며 주가가 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법칙이야 말로 경제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수 있다.

 









<수요·공급의 법칙>

l  가격이 낮으면 수요는 늘어난다.

l  가격이 높으면 공급이 늘어난다.

l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곳에서 시장가격(균형가격)이 결정된다.

l  수요가 늘어나면 시장가격(균형가격)이 올라간다.

l  공급이 늘어나면 시장가격(균형가격)이 내려간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가상통화의 미래, 어떻게 생각하세요?

  • 현대판 튤립 투기이며 화폐로 인정받지 못할 것 782명 60%
  • 결제·지급 수단으로 인정받아 은행 대체할 것 531명 40%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