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유세, 전세 값으로 불똥 튀다

입력 2006-03-16 16:57 수정 2006-03-16 16:57
전세 값이 또 오른다고 난리입니다. 서울 지역 전세 값은 2005년 2월 이후 1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전세가 오르는 것은 부동산 보유세가 늘어나면서 집주인들이 세금부담을 세입자에게 고스란히 떠넘긴 탓이라고 합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가진 자에게 부과했던 세금을 오히려 무주택자가 대신 내어주는 꼴이 되는 거죠.

 

그랬더니 이번에는 정부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합니다. 정부가 전세자금 대출을 지원한다는 것은 무주택자에게 빚을 더 많이 내라는 이야기가 되는 건데, 그럼 정부가 무주택자의 채무 증가를 장려(?)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 됩니다. 정부가 올린 세금을 무주택자가 대신 지게 되고, 전세대출 지원으로 빚은 더 늘어나고 이래 저래 무주택자만 양박으로 얻어 맞는 꼴이 되는 거 같습니다. 정책 실패의 대표적 현상이 아닐까요

 

참여정부 초기에 부동산 가격은 반드시 잡겠다고 해서 순진무구한 우리 서민들은 그 말을 믿고 집 사는 것을 잠시 보류했습니다. “참여정부가 집 값을 조금이라도 내려 놓으면 그때 가서 사야지”하는 순진무구한 생각을 한 거죠. 그런데 집 값은 잡히질 않고 게다가 이젠 전세 값 마저 올랐으니 정말 속아도 단단히 속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을 겁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고전학파 경제학자인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1776년에 그의 저서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이 ‘보이지 않는 손’이 경제활동을 조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 바로 ‘가격’이라고 말합니다. 공산주의 계획경제의 경우 정부가 마치 전지전능하다고 착각하여 ‘가격’을 인위적으로 규제하고 조정하였으므로 시장이 왜곡되고 결과적으로 몰락의 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자본주의에서도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게 바로 ‘세금’입니다. 정부가 부과하는 세금 역시 가격을 왜곡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정부는 자신들이 전지전능한 해결사인 것처럼 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개입을 합니다. 각종 규제와 세금을 부과시키는 방법으로 말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당장에는 그럴 듯 하지만 결국은 시장참여자들의 수요·공급의 변화와 이에 따른 가격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왜곡시킵니다. 다시 말해 ‘보이지 않는 손’을 묶어 두는 역할을 하는 거죠.

 

모름지기 재산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은 제 기능을 할 수가 없습니다. 농사를 지어봤자 모조리 빼앗길 거라 예상되면 농부는 더 이상 농사를 짓지 않습니다. 그럼 농산물은 더욱 희귀해져 가격이 올라가게 됩니다. 이처럼 정부가 세금만 자꾸 부과시켜 뭔가를 해결해 보려고 하면 할수록 시장은 마비되고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런 왜곡이 전세 대란으로 불똥인 튄 것입니다.

 

그 동안 보여줬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낙제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서울의 강남 집값이나 분당, 용인 등의 집값이 다시 들썩거리고 있다고 합니다. 저금리에 갈 곳 없는 부동자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주택에 대한 소유욕이 어느 나라 어느 민족보다 강한 상황에서, 정부규제도 버티면 장땡이라는 생각이 팽배한 상황에서 무작정 세금만 때려 얹는다고 부동산 가격이 안정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부만 믿고 내 집 마련을 미루었던 착하디 착한 우리 서민들은 이제 때아닌 전세 값 상승으로 가슴 아파하고 있는 것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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