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동결,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입력 2006-03-12 08:21 수정 2006-03-12 08:21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동결했습니다. 환율이 인하되고 있어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이 없어졌다고 판단되어 금리를 인상시킬 요인이 없어졌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TV에서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4%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전하며 나왔던 멘트입니다. 그런데 이 멘트를 두고 옆에서 같이 뉴스를 보고 있던 저의 지인(知人)이 ‘한국말이니 히어링(hearing)이 안 되는 건 아닌데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그렇죠. 언뜻 들으면 그 연관성에 대해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멘트를 도식화 시켜보면,

환율인하 → 물가상승 부담 소멸 → 콜금리 인상동결

이렇게 됩니다. 그럼 그 내용을 찬찬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1. 환율인하 → 물가상승 부담 소멸

“환율인하는 물가상승을 막는다” 과연 그럴까요? 한번 살펴보죠.

 

요즘 원·달러 환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1달러에 1,000원선이 깨어지니 어쩌니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달러에 980원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과거 1,000원을 주어야 1달러를 바꿀 수 있었는데 이제는 980원 정도만 주면 1달러를 바꿀 수 있게 된 거죠. 이는 원화의 가치가 그 만큼 상승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환율인하 = 원화평가절상)

 

자~ 이렇듯 원화의 가치가 높아지게 되면 아무래도 수입 원자재 비용이 줄어들게 됩니다. 예전에는 1달러짜리 원자재를 1,000원 들여 사왔는데, 이제는 980원만 주면 되니까 말입니다. 그럼 이런 원자재로 만들어지는 물건의 가격 역시 좀더 싸게 팔 수가 있겠죠. 따라서 물건의 가격, 즉 물가상승의 부담이 줄어들게 되는 거죠.

 

2. 물가상승 부담 소멸 → 콜금리 인상동결

“물가상승 우려가 없어지면 굳이 금리를 인상시킬 필요 없다.” 과연 그럴까요? 한번 살펴보죠.

 

일단 콜금리 변동은 시중금리 변동의 기준이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은행에서 정하는 콜금리는 시중은행간의 초단기 자금대여시 사용하게 되는 금리입니다. 은행들은 이러한 콜금리를 근거로 해서 CD(양도성예금증서)나 각종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를 정합니다. 따라서 콜금리가 올라가면 시중금리도 대부분 올라가게 되는 거죠. 이런 점을 이용해서 한국은행이 금리정책을 펼 때 콜금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이죠.

 

그럼 한국은행은 어떤 이유로 콜금리를 올릴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물가상승이 우려될 때 콜금리를 올린답니다. 물가가 상승한다는 건 물건의 가격이 올라가는 거죠. 오늘 500원 하던 캔커피가 내일은 1,000원이 되는 걸 말하죠. 이거 무시무시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야말로 돈 값은 떨어지고 물건 값이 치솟는 사태이니까요. 그럼 사람들은 사재기를 하려 할 것이고 이를 위해 은행에서 돈을 찾고 심지어 대출을 해서라도 물건 사재기에 나설 것입니다. 사재기를 하면 물가는 더욱 더 올라가겠죠. 마치 불난집에 부채질 하듯이…

 

이 때 금리를 올려 주는 거죠. 금리란 돈 값을 말하는 거니까요. 그럼 사람들은 은행에서 돈 찾는 걸 다시 한번 고려해 보겠죠. 게다가 금리가 올라가는데 대출까지 해서라도 물건 사재기를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렇듯 은행으로 다시 돈이 몰리면 시중의 물가는 다소 안정을 찾게 됩니다.

 

그렇다면 말이죠. 물가상승의 우려가 없다면 굳이 금리를 올리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괜히 금리 올렸다가 기존의 가계대출 받은 사람 완전히 파산시키고 대출 받아 신규사업 자금을 쓰고 있는 기업들 허리 휘어지게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자~ 그럼 이제 앞서 언급한 도식을 결합해 보죠.

 

“환율이 떨어지니까 수입원자재 가격이 싸져서 이를 이용해 생산한 물건 가격이 떨어지게 될 터이고 이런 이유로 물가(물건 가격)는 더 이상 오르지 않을 터이니;

그렇다면 사람들이 물건 사재기를 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찾을 필요도 없는데 굳이 금리를 올려서 이를 막을 필요가 없을 테니까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을 동결했다.”

 

이젠 이해를 하셨죠? ^^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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