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황우석 쇼크’에서 배울 점

입력 2005-12-26 10:46 수정 2005-12-26 10:46
‘9.11테러’, ‘대통령 탄핵소추안’, ‘황우석 쇼크’ 의 상관관계

 

2001년 9월, 미국의 9.11테러를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태평양 건너 이 소식을 접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대폭락을 했습니다. 물론 얼마 후 시장은 다시금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이 때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은 9.11테러 후 폭락 장에서 냉정을 잃고 투매를 했던 사람들이었죠.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주식시장 역시 대폭락을 했습니다. 물론 탄핵안은 그로부터 2달 후에 헌법재판소에서 기각이 되었고 노대통령은 직무 복귀를 했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그 보다 훨씬 이전에 안정세를 회복하였습니다. 이때도 역시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은 탄핵안으로 냉정을 잃고 투매를 했던 사람들이었죠.

 

2005년 12월, ‘황우석 쇼크’가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줄기세포는 없다’라고 언론을 통해 진술했던 15일 밤, 온 나라는 충격에 휩싸였고 이 소식을 접한 주식시장은 다음날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황우석 박사의 연구분야는 줄기세포 분야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별로 상관 없는 분야의 바이오 회사의 주가도 타격이 컸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16일에는 코스닥시장을 비롯해 유가증권시장(과거 거래소시장)까지도 그 충격에 몸살을 앓았습니다.

 

‘9.11테러’나 ‘노대통령 탄핵안’ 역시 그렇듯이 이번 ‘황우석 쇼크’를 보면서 주식시장의 생리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식시장은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치를 먹고 삽니다. 앞으로 상황이 좋아 질 거라는 희망이 있으면 시장은 상승을 하게 되고 미래가 불확실하고 절망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시장은 하락하게 되는 겁니다. 노성일 이사장이 중대 발표를 한 다음날인 16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을 한 것에 비해 정작 서울대 조사위가 황교수 논문은 가짜라고 밝힌 지난 23일은 의외로 주식시장이 안정적이었던 것도 바로 그러한 주식시장의 생리 때문입니다. 불확실성이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라는 거죠.

 

이렇듯 사람들의 기대치에 의해 움직이는 주식시장의 생리는 때로는 상당히 비합리적이고 터무니 없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해서 투자자들로 하여금 어이가 없게 만들곤 합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있었던 ‘튤립투기(Tulip Mania)’ 사례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 줍니다. (저의 칼럼 ‘223. 뭐라고? ‘튤립’에 목숨 걸었다고?’ 참조바랍니다^^) 아무것도 아닌 튤립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한 뿌리에 근로자 몇 년치 급여와 맞먹던 튤립이 하루아침에 대 폭락을 해서 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입혔으니 말입니다.

 

‘황우석 신드롬’으로 줄기세포와 아무 상관없는 바이오 주식들이 폭등을 하다가 이번에는 ‘황우석 쇼크’로 폭락을 했으니 정말 ‘튤립투기’와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듯 벌써 몇 백년전에 있었던, 그래서 모두가 알고 있는 그러한 일이 또 일어 났는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그럼 비합리적이고 터무니없는 상황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주식시장에서 자신의 자산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부화뇌동’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황우석 박사만 믿고 바이오에 모든 것을 걸 필요도 없을뿐더러 또 황우석 박사 때문에 바이오에 대해 모든 것을 버릴 필요 역시 없으니까요. 그리고 남들이 투매를 할 때 냉정을 잃지 않고 상황을 판단해 보는 지혜 역시 필요합니다. 다들 예전의 9.11테러나 대통령 탄핵안을 경험해 보셨을 테니까요.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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