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분리형 BW, 분리가 가능하니깐...

입력 2005-10-31 22:25 수정 2005-10-31 22:50


최근 들어 외국계 펀드로부터 이자율 0%로 자금을 빌린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여럿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자율이 0%라… 그렇다면 공짜로 돈을 빌려 주고 있다는 이야긴데요. 돈 버는 데는 귀신(?) 같은 외국계 펀드가 무려 4~500만 달러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이자 한푼 받지 않고 공짜로 빌려 주고 있다니 언뜻 보면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군요.

 

하지만 세상에 공짜 점심이란 없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코스닥 상장기업들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를 발행해서 돈을 빌린 것입니다. BW에 대해서는 저의 칼럼에서도 몇 번이나 소개를 한 적이 있는데요. 일반 채권에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있어 일정한 시기가 되면 미리 정해둔 가격(전환가격)으로 정해진 수량만큼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가 있죠. 따라서 해당 기업의 주가가 BW를 발행할 당시 정해둔 가격보다 더 오르게 되면 외국계 펀드는 이 권리(신주인수권)를 행사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대상이 되는 코스닥 기업 역시 전망이 좋다 보니 이자가 전혀 없는 좋은 조건으로도 BW 발행이 가능했던 것이죠.

 

두 번째는 이러한 BW가 대부분 ‘분리형’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나중에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 보고 몇 백억 달러를 무이자로 빌려주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BW 중에는 한가지 재미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분리형 BW’입니다. 앞서 말한 신주인수권(warrant)을 BW의 채권(bond)에서 떼어내어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돈을 빌려주고 BW를 인수한 외국계 펀드는 여기서 신주인수권을 따로 떼어서 제3의 외국계 펀드에게 다시 팔 수가 있는 거죠.

 

따라서 비록 무이자로 빌려 주더라도 주식을 받을 때까지 굳이 기다릴 필요 없이 신주인수권을 얼마간의 프리미엄을 받고 팔면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 준 거나 마찬가지의 수익을 낼 수가 있는 거죠. 물론, 신주인수권을 매수해 간 제3자는 나중에 주식인수 행사를 해서 돈을 벌 속셈으로 이것을 사는 것이고요.

 


 

참고로 이러한 BW 발행은 해당기업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회사가 신규사업을 벌리는 데 필요한 자금을 거의 이자한푼 내지 않고 빌리게 되었으니 분명 호재로 작용할 겁니다. 따라서 이러한 자금조달 내용이 발표되면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겠죠. 하지만 나중에 일정 기간이 되었을 때 BW에 붙어 있던 신주인수권을 매수해 간 제3자가 주식인수를 행사한 후 이를 시장에 내다 판다면 그때는 물량 부담으로 주가가 빠지는 요인으로 작용을 하겠죠. 세상사 모든 일이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반드시 있게 마련이니까요.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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