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은행, 증권사는 항상 뒷북만 친다

입력 2005-10-19 22:41 수정 2005-10-19 22:41
요즘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에 가면 주가지수와 연계된 금융상품 소개 팜플렛이 부쩍 눈에 띕니다. 주가지수가 1,000을 이미 넘어서다 보니 이에 힘입어 이런 종류의 상품을 대대적으로 판매하고 있나 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팜플렛을 보면서 ‘은행과 증권사는 항상 뒷북만 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런 종류의 상품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왜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그제서야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주가와 연계된 상품을 대대적으로 광고하며 판매하느냐는 것입니다.

 

모름지기 현명한 투자자란 오르기 전에 투자를 해서 한창 상승할 때는 적당한 매도의 시기를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주가가 한창 달아 오른 상태에서 이제 투자를 하라고 종용하는 이런 상품을 팔고 있으니 저의 눈에는 은행이나 증권사가 뒷북을 친다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뒷북을 치는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정말 바보라서 그런 짓을 하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금융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그런 투자의 법칙도 모르고 이런 상품을 팔고 있을 리는 없겠죠. 바로 그것은 고객들이 원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여 집니다.

 

주가가 올라서 다른 사람들이 예전에 가입해 놓은 주식연계 상품으로 큰 돈을 벌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야 비로소 은행이나 증권사로 달려가 ‘나도 그런 상품 가입하게 해 달라’고 요청을 하는 것입니다. 이미 주식시장이 뜨고 나서야 주식관련 상품이 인기상품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입니다. 은행이나 증권사 역시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입니다. 당연히 소비자의 수요가 있는데 공급을 늘릴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이미 시장이 후끈 달아 올랐다는 걸 알면서도 주식연계 상품을 출시를 하는 것입니다.

 

저의 논리가 너무 노골적인 비약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종종 볼 수 있습니다. 2004년 초순에 전반적인 주가상승에 힘입어 당시 만기가 돌아온 1년 만기 주가지수연계예금(ELD) 상품들이 연 20% 넘는 높은 수익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너도나도 ELS나 ELD에 가입을 했습니다. 당연히 금융기관에서는 대대적으로 관련 상품을 출시했었죠. 하지만 2004년 초순의 주가상승으로 이득을 본 사람들은 1년 전에 ELS나 ELD에 가입을 했던 사람들이지 그 소식을 접하고 뒤늦게 가입을 한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이후 주가하락으로 적잖은 손해를 본 걸로 알고 있습니다.

 

2003년 말경 저의 친구가 괜찮은 적금상품을 소개해 달라고 해서 저는 당시 생소했던 적립식 펀드상품을 추천해 줬습니다. (당시 본 칼럼에서도 적립식 펀드를 소개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결국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다시 저를 찾아와서 적립식 펀드가 어떠냐고 묻더군요. 2003년 당시라면 모르겠는데 지금은 주가가 너무 올라 좀 그렇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 친구는 당시 제가 추천해 줬던 기억조차 못하고 있더군요.

 

항상 사람들은 일이 터져야 그제서야 관심을 가집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뒷북일 가능성이 큽니다. 은행이나 증권사는 몰라서 뒷북을 치는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니까 뒷북을 치는 것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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