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주가폭락: 스스로에게 서킷 브레이커를…

입력 2004-06-12 22:15 수정 2004-06-12 22:15
“종합주가지수 700선이 무너졌습니다. 종가기준으로 700선이 무너지기는 올들어 처음입니다. 선물시장에서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돼 일시 거래정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뉴스 내용은 최근의 뉴스 같지만 사실은 2002년 7월 26일자로 방송되었던 TV 뉴스입니다. 여러분은 여기서 뭘 느끼시나요? 저는 이 뉴스에서 경기나 주가는 돌고 돈다는 걸 느낍니다.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2004년 상반기에 우리는 900대를 넘어서는 주가를 경험했고 또 다시 700대 중반을 왔다갔다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지난 3일 종합주가지수는 34.33포인트(4.26%)나 빠져서 ‘중국이 우리를 두번 죽이고 있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죠. 물론,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야 말로 또 한번의 패닉(panic)상황이 연출된 겁니다.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s)란, 주가지수가 전일대비 10%이상 하락하여 1분간 지속하는 경우에 일시적으로 매매거래를 중단하는 제도로서 우리나라에서는 98년 12월 7일에 도입했습니다. 매매거래중단 후 20분이 지나면 다시 매매거래를 할 수 있으며 매매거래 재개시에는 10분간 호가를 접수하여 단일가 매매방법으로 가격을 결정하죠. 그 이후에는 접속매매방법으로 매매를 체결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하는 이유가 뭐냐를 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발동이유는 다름 아닌 투자자들에게 냉정한 투자판단 시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패닉상태에 빠진 주식시장의 전산회로(Circuit)를 일시 끊어 버려(Break) 주식거래를 못하게 함으로써 투자자들이 냉정을 찾도록 하는 거죠.



사실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악재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호재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냉정’을 잃어 버린 투자자는 합리적 투자의사결정을 할 수 없으니 시장은 더욱더 패닉상태로 빠지게 되는 걸 우려한 거죠.



다시 말해, 서킷 브레이커라는 제도는 주식시장이란 게 흥분된 감정으로 좌지우지되는 생각보다는 우매(?)하고 합리적이지 못한 공간이란 걸 반증하고 있는 거죠. 그 동안 수많은 학자들이 주장했던 ‘효율적 자본시장’이란 가정을 우습게 비웃기라도 하듯이 말이죠.



지난 3일의 폭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중국의 조기 금리 인상설과 IT 경기 하강설이 국내 증시를 강타한 거였죠. 그런데 여기서 직접적 계기가 된 중국의 금리인상설은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던, 그래서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뉴스였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항이 다시 한번 강조된 것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지난 4월말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을까요? 시장이 냉정을 잃은 거라고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의 합리적 투자는 더욱더 투자자를 외롭고 쓰라리게 만듭니다.



미쳐 날뛸 때는 일단 쉬어야 합니다. 쉬는 것도 투자란 말이 있죠. 그리고 기회를 보는 거죠. 시류에 편승하는 것 보다 흐름을 파악하고 냉정을 찾으며 ‘소수의 편’에 서서 기회를 봐야 하는 거죠. 그럴 때 바로 ‘난세에 기회가 있다’는 말이 작용하는 것이라 감히 생각합니다.



지금은 투매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할 시기라 생각합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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