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저축상품 세제개편 어떻게 바뀌나?

입력 2003-09-08 09:27 수정 2003-09-08 09:27
얼마 전 정부에서 세제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상속·증여세 및 부동산관련 세제개편 등 여러 부문에 대한 개편안이 나왔죠. 물론, 그 중에서 저축상품에 대한 세제도 일부 개편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최근 들어 지속되는 저금리로 금융기관에서 받는 이자가 워낙 낮다 보니까 사람들은 자연히 이자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저축상품에 관심이 가게 마련인데요. 이번 개편안으로 저축상품의 세제는 어떻게 개편되는지 한번 알아 보도록 하죠.




우선, 현행 이자소득세법에 대해 잠깐 살펴 보겠습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아래 금융상품에 가입해서 생기는 이자소득에도 세금을 물게 되어 있습니다. 현행 세법에서는 이자수익에 대해 소득세(15%)와 주민세(1.5%; 소득세의 10%)를 합하여 16.5%의 세금을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민들의 저축의욕 고취와 재산형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일부 예외를 인정하는데요. 우선 비과세 상품의 경우 이자소득에 대해 전혀 과세를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세금우대 상품의 경우에는 이자소득세(10%)와 농어촌특별세(0.5%)를 합하여 10.5%의 세금만 내도록 하고 있죠. 따라서 이 경우는 일반적인 금융상품에 비해 36%의 세금혜택이 있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예외를 인정하는 대신 그 대상이 되는 상품의 조건을 다소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죠.




그럼 이번 세제 개편에는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저축상품들의 가입조건들을 다소 완화하는 안이 나왔을 까요? 안 그래도 쥐꼬리 만한 이자에 조건이라도 완화되어야 서민들의 저축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 아닙니까?




하지만 현실은 아쉽게도 그 반대입니다. 이번 저축상품에 대한 세제개편 방안은 오히려 비과세 상품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죠. 다시 말해 세금혜택을 받던 저축상품들의 조건들이 더욱 까다로워진다는 것이죠.




우선 대표적인 비과세 상품인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를 들어 보면요. 기존에는 7년 이상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늘어났죠. 물론,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대신 가입시한을 올해 말에서 2006년 말로 연장하기는 했지만, 10년을 기다려야 완전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너무 까다로운 조건이죠.




따라서 그나마 기존의 만기 7년 이상으로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세제개편안이 시행되기 전인 올해 말까지 가입을 서둘러야 하겠죠.




또 다른 개편사항으로는 그 동안 비과세 상품이었던 농.수협이나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에 가입한 1인당 2천만원 이하의 예탁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올 연말로 폐지되게 된다는 것이죠. 이번 개편안을 보면 이 상품에 대해 내년에는 이자의 5%, 2005년 이후에는 이자의 10%가 이자소득세로 부과됩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실제로 고객들이 받아가는 이자금액은 줄어들게 되는 것이죠.




그 밖에 저축성 보험에 대한 세제 개편안도 눈에 뜨이는 데요. 현행제도에 의하면 저축성 보험에 가입하고 7년 뒤에 돈을 찾게 되면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10년이 지난 뒤에 찾아야 비로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이 또한 비과세 혜택 의무기간이 연장된 것이죠.




정부의 말에 따르면 이번 저축상품 세제개혁안의 의도가 향후 추진하게 될 금융소득 종합과세 실시에 대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현재 개인금융 저축액 총 650조원 가운데 62%인 399조가 각종 비과세나 세금우대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듯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 액수가 많다 보니 종합과세 제도를 적용해도 별 실효성이 없다는 거죠. 또한 세금 감면을 받는 대상금액이 너무 많다 보면 세수 확보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다소 작용을 했을 것입니다.




아무튼 일반 서민들에게는 별로 달갑지 않은 개편안인 것 같습니다. 서민들이 목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저축상품을 이용하는 것 외에는 별 특별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나마 있던 세금혜택 상품들의 조건이 이렇듯 까다로워졌으니 정말 저축할 마음이 생기겠습니까?




물론,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반을 만들어 금융소득을 많이 받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집중적으로 부과하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중산층이나 서민층을 배려하는 좀더 합리적인 안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개편안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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