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아빠가 돈맹이니 자식도 돈맹이지…

입력 2003-02-20 14:01 수정 2003-02-20 14:01
“돈에 대해서는 이 엄마, 아빠가 알아서 할 테니 너네들은 공부나 열심히 해라..”




자녀들이 돈에 대해 관심을 가지거나 따지게 되면 보통 부모님 들은 이런 식으로 말을 하곤 합니다. 여러분 들도 이러한 말을 자주 들으면서 자라셨겠죠?




그런데 말이죠. 돈에 대해서 알아서 하겠다는 엄마 아빠들도 큰 소리만 칠뿐, 정작 돈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게 문제인 거죠. 왜냐하면 지금의 부모님 세대들도 어렸을 때 돈에 대해 배운 게 거의 없었으니 말이죠.




지금은 전설과 같은 이야기지만, 반세기 전만해도 문맹이란 것이 계속 세습되어 왔었답니다. 글을 모르는 것이 문맹이라면 돈에 대해 모르면 돈맹입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이러한 돈맹이 세습되고 있는 것이랍니다.




그러다 보니 엄마, 아빠의 부모님 들도 그렇고 현재의 엄마 아빠인 본인들도 자신의 자산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자신의 신용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몰라 마냥 헤매고 있는 거죠.




그 결과가 묻지마 주식 투자로 깡통을 찬다든지, 신용카드 사용 남발로 신용불량자라는 낙인이 찍히는 결과를 낳지 않았겠습니까?




우리나라의 경우 유교적인 전통이 많이 남아 있어서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해서 가르치는 것을 경시하는 풍조가 없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과 같이 고도로 발달된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면서 시장경제에 대한 개념이나 금융에 대한 구조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상당한 넌센스가 아닐 수 없는데요.




하지만 최근 우리 주위에서도 이 돈맹 퇴치에 서서히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있는데요. 그게 바로 초등학생이나 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 경제/금융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키자는 움직임이랍니다.




무슨 교육이든 조기 교육이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사실 자본주의와 금융제도가 발달한 구미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이러한 교육이 발달되어 왔는데요.




자본주의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에는 ‘주니어 어치브먼트(JA ; Junior Achievement)’ 나 ‘점프 스타트(Jump Start)’ 라는 비영리 교육기관 등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해 왔죠.




이러한 기관들은 시장경제의 개념, 화폐경제, 금융지식, 기업구조 등에 대한 다소 딱딱한 내용을 각종 책자뿐만 아니라 게임, 하계 캠프 운영 등 그야말로 다양한 교재나 교육과정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죠.




특히, ‘주니어 어치브먼트(JA ; Junior Achievement)’의 경우, 전세계에 그 지사를 설립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중국이나 일본에도 JA China 나 JA Japan이 이미 설립되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죠. 더욱이 중국의 경우,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하면서부터 중국 정부차원에서 이러한 기관의 도입을 적극 지원했는데요.




애석하게도 우리나라만 그 동안 이러한 기관이나 움직임이 없었죠. 물론, 작년 10월경에 JA Korea가 설립을 했다고는 하던데요… 이웃나라에 비하면 좀 늦은 감이 있긴 합니다.




그래도 앞서서도 말했듯이, 최근 들어 각종 언론매체나 비영리단체 몇몇 금융기관에서 이러한 경제나 금융의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각종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다행스런 일인 거죠.




이러한 활동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말이죠.




우선 신문사에서 어린이 경제교육이나 청소년 금융교육에 대한 외국의 선진사례 들을 계속해서 기획기사로 보도하고 있거든요. 이를 통해 경제나 금융에 대한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정부기관이나 각급학교,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거죠.




지금이라도 한경이나 매경 등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가면 그 동안 보도되었던 기사들이 잘 정리되어 있으니 이를 읽어보시면 이쪽 분야의 중요성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각종 비영리단체에서는 앞에서 말씀 드린 해외 유명 경제교육 단체인 JA 나 점프스타트, 데카(Deca) 등과 제휴하여 한국 지사설립을 통해 청소년 경제교육 캠프 운영 등 여러 가지 체계적인 교육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죠.




물론, 금융기관도 예외는 아닌데요. 미래의 잠재 고객인 청소년 들이 올바른 경제지식과 금융습관을 가지게 된다면 건전한 금융거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테니 장기적으로 보면 금융기관에게도 큰 이익이겠죠.


그래서 몇몇 선도적인 금융기관에서는 자체적인 전담부서를 두어 비영리 사업으로 이러한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얼마 전 국민은행에서 키즈뱅크 사업의 일환으로 “스무살, 이제 돈과 친해질 나이”(미래의창刊) 라는 다소 재미있는 제목으로 청소년 금융교육 책자를 발간하였죠.




또한 조흥은행에서도 “신용카드 바르게 알고 제대로 쓰기” 등의 금융교육관련 만화책을 발간한 것을 들 수 있죠.




사실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금융 선진국에서는 청소년 들이 학교 경제과목 시간에 자신의 신용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에 대해 계획을 세워 보기도 하고 특별활동으로 얼마간의 돈을 모아 뮤추얼펀드 투자를 하는 등 상당히 다양한 방법으로 체험하는 교육이 발달되어 있는데요.




특히, 미국의 경우는 각 정부 부처가 협력하여 국가적인 사업으로 청소년 경제교육을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초보 수준이죠. 현재는 각종 민간 단체에서 이러한 일에 관심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지만요…




더욱이 중요한 것은 우리도 하루빨리 경제를 담당하는 재경부와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부가 서로 협력하여 국가적인 사업으로 이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와 금융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집안 일을 돕거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자신의 용돈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청소년과, 용돈은 부모님 지갑에서 ‘화수분’과 같이 쏟아져 나온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이 향후 성인이 되었을 때 누가 더 시장경제 체제에 올바르게 적응해 나갈지는 불을 본 듯 뻔한 일일 테니까요.




여러분의 자녀의 경제 금융 지식 수준은 어떨까요? 정부와 우리들의 작은 관심이 우리 자녀들을 돈맹으로부터 탈출 시키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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