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잘못된 레버리지 효과

입력 2002-12-29 18:02 수정 2002-12-29 18:02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였던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 B. C 287  212)는 시라쿠사왕 히에론 앞에서 "긴 지렛대와 이를 받칠 수 있는 받침목만 있으면 지구라도 움직여 보이겠다"고 장담했다고 하죠. 사실 아르키메데스가 무슨 힘이 있어서 지구를 움직이겠습니까? 하지만 그는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도 이렇게 지레(Lever)를 이용하면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죠.




지레의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금융에서는 대출을 받는 것을 지렛대의 효과를 빗대어 표현하고 있죠. 그게 바로 레버리지(Leverage: 지레의 작용) 효과 라고 하는 거죠. 이것은 기업 스스로가 돈이 없을 경우 외부로부터 대출을 받아 이를 지레(Lever) 삼아 기술개발이나 제품생산에 투자하게 되면 이를 통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대출을 받게 되면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자 지급은 그 기업이 돈을 얼마나 버는 가에 상관없이 일정하므로 기술개발을 통해 기업의 영업 실적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수익은 늘어나는 반면 이자는 일정하니까 결과적으로 많은 이익을 낼 수가 있죠.




따라서 현명한 경영자라면 어느 정도까지의 이자를 물며 어느 정도까지 대출을 받아야 효과적인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지 잘 판단해야 하겠죠. 너무 대출을 받지 않으면 기업이 연구 개발할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미래에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 버릴 수 있고 또 너무 많은 대출에 의존하면 이자 비용을 이겨내지 못해 기업이 파산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죠.




그런데 이러한 레버리지 효과에 대해 한번 정도 들어 본 적이 있는 사람 중에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대출 받는 것에 대해서도 레버리지 효과를 운운하는 경우가 있더군요.




얼마 전 대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직장 동료에게 왜 그렇게 대출을 많이 받았냐고 물어 보았더니,




“자동차 큰 걸루 바꾸는 데 돈이 없잖아. 그렇다고 지금부터 돈 모으자니 세월이고… 금리도 높지 않는데, 레버리지 효과라는 게 있잖아. 그래서 대출을 받아서 샀지 뭐… 그런데 막상 갚으려고 하니까 여간 힘든 게 아니야.”




물론, 언뜻 들어 보면 맞는 말 같죠. 혼자 힘으로 도저히 살 수 없는 자동차를 대출을 지렛대 삼아 사게 되니 이 또한 레버리지 효과가 아니냐는 거죠.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중요한 것을 간과한 것 같습니다. 레버리지 효과는 대출 받은 돈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곳에 투자할 경우에만 성립할 수 있다는 거죠. 다시 말해 대출을 이용해서 수익을 내야 그게 지렛대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 그 돈으로 소비만 한다면 아무런 효과도 생기지 않는 거죠.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해 개인파산 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내년부터는 금융기관이 아예 500만원 이하의 소액 대출정보까지도 서로 공유한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여러 금융기관에서 소액으로 대출을 받아 오던 개인들까지도 대출 받기가 한층 더 어려워 질 것으로 보입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일에 대해 무작정 대출을 받는 행위는 결코 레버리지 효과가 아니며 오히려 자신의 미래의 부를 갉아 먹는 행위라는 걸 명심해야 하겠죠.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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