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예금금리는 내리고 대출금리는 올리고…

입력 2002-11-17 22:44 수정 2002-11-17 22:44
은행이 예금금리를 내린다고 합니다. 11월 18일부터 리딩뱅크 중의 하나인 국민은행이 예금금리를 0.1% 포인트 내린다는 발표가 있었죠.




얼마 전 한국은행이 콜금리 인상이냐 동결이냐로 계속적으로 재경부와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은 동결쪽으로 결정을 내리자 그 동안 참고 있던 은행들이 이제 예금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는 듯 합니다.




사실 그 동안 은행은 들어온 예금을 제대로 운용할 곳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었죠. 들어온 예금을 기업 등에 운용을 해서 예대마진을 먹고 살아가는 은행의 입장에선 적당한 운용처를 찾지 못한다면 자금 조달 코스트를 고스란히 물어야 하기 때문이죠.




은행이 예금을 받으면 이자를 줘야 하죠. 그런데 그 이자라는 게 기업 등에 대출을 해주고 받은 대출이자에서 일정 부분의 마진을 떼내고 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예금만 잔뜩 받아 놓고 마땅한 곳에 대출을 못하고 있으니 은행으로서는 어지간히 곤혹스런 일이 였을 겁니다.




그럼 왜 은행은 그 동안 적당한 운용처를 찾지 못했을까요? 경기 상황도 점점 불안해지고 기업들도 과거처럼 무조건적인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분위기가 되면서 예전처럼 은행으로부터 많은 돈을 빌려 신규사업에 투자하는 행태들이 줄어 들었습니다. IMF이전만 해도 부채 비율 200%인 회사는 엄청나게 좋은 회사였죠. 부채비율이란 자본에 비해서 부채가 얼마 정도 되는 가를 나타내는 비율인데,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은행 빚을 자본의 두배 정도만 사용하고 있다면 정말 좋은 회사였었죠. 그런데 지금은 상장기업 평균 부채비율이 130%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그만큼 기업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쓰지 않고 있다는 증거죠.




사실 은행도 IMF 이전에 무조건적인 기업 대출을 하다가 엄청나게 당했기 때문에 기업에 대해 돈을 빌려주는 것을 상당히 신중해 하는 것도 부채비율이 낮아 진데 한 몫을 하고 있지만요…




이러다 보니 그 동안 은행은 가계 대출쪽으로 엄청 많은 돈을 퍼 부었죠. 예금은 이 달 중순까지만 해도 4조원이 증가했는데 이에 대한 이자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그나마 수요가 있는 개인 대출에 돈을 푸는 방법 밖에는 없었죠.




하지만 늘어나는 가계 대출은 심각한 수준으로 올 연말이면 국내총생산(GDP)의 75%를 육박할 것이라고 하니 정부에서도 가만히 있기 않겠죠. 그래서 정부에서는 은행에게 가계 대출을 줄이도록 이래저래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출금리는 오히려 인상을 하는 것이 불가피 할 듯 보입니다.




그러니 은행은 더 이상 현행 이자로 예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급기야 예금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한 거죠.




예금금리는 낮아지고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서민 입장에서는 이중고를 부담해야 합니다. 여유 돈으로 예금을 해 봤자 물가나 세금 등을 고려하면 거의 남는 게 없게 되죠. 하지만 대출을 받은 입장이라면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해야 되니까 말이죠. 특히 계속 이대로 간다면, 그 동안 싼 금리 덕에 무리하게 대출을 해서 집장만을 한 사람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겠죠.




이래 저래 금리가 최근 이슈입니다. 따라서 지금 현재 대출을 받아 집장만을 하려고 하거나 무리하게 신용카드로 물건을 구매하려는 분들은 좀더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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