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소 위의 원숭이들

입력 2002-06-02 09:20 수정 2002-06-02 09:20
얼마 전 선배로부터 들은 재미있는 우화가 하나 있어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자연농원에 커다란 시소가 하나 있었는데 원숭이들이 시소 한쪽으로만 몰려 있었답니다. 자연히 시소는 원숭이들이 몰려 있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겠죠. 그런데 원숭이들 머리 위에는 사과나무가 있어서 사과가 주렁주렁 열려 있었죠. 하지만 원숭이들의 팔에 안 닿는 곳이라 그림의 떡일 뿐이었죠.




그 중 재빠른 원숭이 한 마리가 시소 반대편으로 냉큼 뛰어 올라가 사과를 쉽게 따 먹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본 다른 원숭이들이 동요되기 시작했죠.




"야 저기로 옮겨 가면 사과를 따먹을 수 있는 높이가 된대… 빨리 저리로 가자…"




처음엔 한두마리가 옮겨가기 시작했죠. 옮겨간 원숭이들이 사과를 따 먹는 걸 시소 반대편에서 바라보던 다른 원숭이들은 이젠 망설임 없이 우르르 그 쪽으로 몰려 들기 시작했습니다. 너도 나도 사과를 따먹기 위해서… 결과는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시소는 원숭이들이 몰려간 시소 반대편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져서 그 쪽이 기울어지게 되어 오히려 예전에 원숭이들이 몰려 있었던 시소쪽이 위로 올라가게 된 거죠. 결국은 움직이지 않고 마지막으로 그 자리에 남아 있었던 원숭이 1마리가 여유롭게 사과를 따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들이 재테크를 하는 데에도 마찬가지인 거 같습니다. 벤처가 뜬다고 벤처투자에 우르르, 부동산 경기가 달아 오른다고 부동산 시장으로 우르르…




이것 역시 원숭이들이 사과를 먹기 위해 우르르 몰려 가는 것과 같은 거죠.




재테크에는 일정한 룰이나 진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 적당한 시기를 잘 맞출 수 밖에요…




앞서 말한 원숭이 우화도 처음에 사과를 먹기 위해 시소 반대편으로 옮긴 원숭이는 분명 목적을 달성한 거죠. 하지만 `사과를 먹기 위해서는 시소 반대편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은 진리가 아니죠. 왜냐하면 그 이후 시소 반대편으로 우르르 몰린 원숭이들은 아무도 사과를 못 먹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시소에서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를 끝가지 지킨 원숭이는 사과를 먹었지 않습니까!




이 시소교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과를 먹기 위해선 언제쯤 시소가 기우는 지 알 수 있는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는 거겠죠.




자신이 옮길 수 있는 여력이 되었을 때, 상황을 판단해 보고 지금까지 옮겨간 원숭이의 무게로 보아 내가 옮겨도 시소는 기울지 않겠다 싶으면 냉큼 반대편으로 옮겨가 사과를 따먹는 거죠. 하지만 내가 옮길 수 있는 여력이 되었지만, 시소는 이미 반대편으로 기울고 있다면 그냥 가만히 있는 거죠. 남들이 더 옮겨가길 바라면서… 그럼 가만히 앉아서 사과를 따먹을 수 있는 거죠.




어떤 일이든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있고 끝가지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 있죠. 아마 이들 둘 모두가 다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위너(Winner)가 될 확률도 높지요.




문제는 시소가 기우는 지도 모르고 부화내동했던 다른 원숭이들처럼 시장 상황이나 환경 등을 따지지 않고 뭔가 돈만 된다면 우르르 몰리는 사람들이 항상 루저(Looser)가 된다는 것이죠.




이제 우리 일반 서민들도 시소가 언제쯤 기우는 지 정도는 파악해 가면서 사과를 따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남들이 우르르 몰릴 때 자신은 그 일을 안 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도 아닙니다. 그렇게 해서 잘못되는 사람을 독불장군이라 하죠.




제가 아는 사람은 IMF전에 주식을 많이 해서 5,000만원이나 빚을 졌다고 하더군요. 이를 안 와이프가 친정에 말을 해서 어렵사리 빚을 갚고 두번 다시 주식투자를 하면 이혼이라도 당하겠다는 각서를 썼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99년 미친 듯이 주가 오를 때도 그 사람은 "주식은 두번 다시 안 하기로 했어… 700선까지 가다 말 거야… 다들 나처럼 후회하지 말고 그만 손떼는 게 좋아…" 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설득 시켰죠.. 하지만 주가는 그 사람의 예언(?)과 달리 1,000 선을 돌파했고, 한 동안 주식투자를 멀리 했던 그 사람을 동요 시키기 시작했죠.




"아… 각서를 무시하고서라도 이때 했더라면, 그 동안 잃은 돈을 되찾을 수 있었는데…"




그래서 참다 못한 그 사람은 99년 말부터 다시 주식에 손대기 시작했다더군요… 결과를 잘 아시겠죠. 다시 찾아온 폭락장에서 버틸 장사가 누가 있겠습니까? 또 한번 처가신세를 져야 했다더군요..




99년도 남들이 우르르 주식시장에 몰릴 때 혼자만 뒷짐지고 있었던 사람의 말로죠…




그런 거 보면 이 재테크라는 게 정답도 없고 진리도 없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것 만큼 어려운가 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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