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금융기관인 회사는 조심하셔야죠...

입력 2002-01-20 13:10 수정 2002-01-20 13:10
여러분은 `90년대 말 장안을 떠들썩하게 했던 `삼부파이낸스` 부도 사태를 기억하고 계실는지 모르겠군요. 부산에 본사를 둔 `삼부파이낸스`라는 회사가 시중의 금리보다 훨씬 높은 금리로 일반 서민들에게 예금을 받아 이를 기업체 어음할인 등의 대출영업을 했었죠. 사세가 확장됨에 따라 여러가지 자회사도 세우고 벤처 투자도 하는 등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죠.




하지만, 무리한 투자와 오너의 횡령협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대상이 되었고, 결국은 돈을 맡겼던 서민들의 예금인출사태가 일어나 회사는 문을 닫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미처 예금을 인출하지 못한 사람들의 피해는 엄청났죠.




IMF사태의 충격으로 제도권 금융기관이 제 역할을 못하던 때에 이러한 `파이낸스`, `팩토링` 같은 회사들이 보다 높은 금리를 찾아 다니는 일반 서민들의 심리를 잘 이용해 영업을 하다 무너진 충격적인 사건 이었죠.




사실 `파이낸스`라는 식으로 언뜻 들으면 무슨 금융기관 같은 회사들은 금융기관이 아닙니다. 그야 말로 무늬만 금융기관이죠. 원래 금융기관이 예금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조건을 갖추어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앞에서도 설명한 적이 있지만, 모든 금융영업은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되고 이렇게 인가를 받게 되면 반드시 어떠한 금융영업을 할 수 있도록 인가를 받았는지 그 회사이름에다 반드시 명시를 해야 하죠. `OO은행`, `OO증권`, `OO투자신탁운용`…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이 `파이낸스` 같은 회사는 금융업으로 인가를 받지 않은 회사죠. 그냥 상법상의 주식회사일 뿐입니다. 주식회사는 누구나 등록만 하면 세울 수 있는 회사죠.




하지만 이름이 `파이낸스`라 고객들은 마치 이 회사가 금융기관인 것 처럼 착각을 하게 되죠. 그 당시 대부분의 `파이낸스` 회사들은 기업체의 매출채권이나 어음 등을 담보로 해서 자금을 대출해 주는 방식으로 영업을 했죠.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떻게 대출을 해 줄 돈을 어디서 구해 오느냐 였습니다.




해서 일반인으로부터 예금을 받기 시작한 거죠. `연 30%의 확정금리 지급`, `원금 보장` 등 누가 들어도 귀가 솔깃하는 말들을 내 걸고 영업을 하기 시작했죠.




"예금을 하기위해서는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되는 거 아닌가요?" 라고 질문하시는 분이 계실 겁니다. 그렇죠. 정부의 인가를 받지 않은 일반 주식회사인 `파이낸스` 회사가 예금을 받을 수는 없죠. 해서 이 회사들은 나름대로의 논리를 만들었죠.




즉, 고객이 `예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회사에 `출자`를 하는 것이고 연 30%로 주는 돈은 `이자`가 아니라 `배당금`이라는 거죠. 참 그럴듯한 논리죠. `파이낸스` 회사의 영업의 가능성을 보고 요즘의 벤처회사 투자처럼 고객들이 투자를 한 것이고 `파이낸스` 회사는 고객이 투자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영업을 해서 그 수익을 배당해 준다는 거죠.




하지만 여기에는 상당한 위험이 숨어 있죠.




일반적인 금융기관은 수신금액의 일정부분이 예금보험공사에 보험으로 가입되어 있어, 예금자 보호대상이 되는 상품은 일정 금액만큼은 보장이 되죠. 그리고 감독기관이 엄격하게 감독을 하고 있어 필요이상의 무리한 자금 운용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죠.




그러나 `파이낸스` 회사는 여수신 업무를 허가 받은 정식 금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은행 등과 같이 이들을 감독하는 감독기관이 따로 없습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맡긴 돈은 투자자금으로 간주되므로 회사가 문을 닫으면 한푼도 못 건지게 되는 거죠.




특히, 아주 작은 `파이낸스` 회사들은 고액의 이자를 주겠다고 속여 서민들의 예금을 받아 잠적해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죠.




아무튼 `90년대 말 이러한 무늬만 금융기관인 `유사금융기관`의 피해는 그렇지 않아도 암울했던 우리나라 경제에 크다란 충격이었죠.




하지만 이러한 `파이낸스` 회사가 서민들을 속인 것만을 나무라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도 이와 비슷한 일들은 비일 비재 했기 때문이죠.




세상에는 공짜는 없습니다. 특히, 재테크에는 더욱 더 이러한 법칙이 적용되죠. 일반적인 조건보다 휠씬 좋은 조건으로 예금을 유치하는 것은 분명히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죠. 그 당시 언론에서도 이러한 유사 금융기관의 문제점을 많이 지적했었죠. 하지만 높은 이자만 보고 덤벼 들었던 고객들은 결국은 된통 당하게 된 겁니다.




그 후 비슷한 일은 코스닥에서도 벤처기업 엔젤투자에서도 벌여 졌습니다. 코스닥이 천정 부지로 오르자 많은 전문가의 경고나 코스닥 커뮤니티 사이트에 오른 우려의 목소리는 기회를 잡을 줄 모르는 나약한 사람으로 치부되어 마녀사냥을 당하기도 했었고 엔젤투자 자금 모은다고 하면 무슨 회사에 투자할 것인가에 대해선 묻지도 않고 돈을 내 맡겼죠.




우리의 이러한 한탕주의 대박을 꿈꾸는 사고방식이 존재하는 한 저는 제2의, 제3의 `파이낸스`인 무늬만 금융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무늬만 금융 그거 조심하세요…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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